홈플러스 지난해 회계연도 가마감 결과, 이익 부진 예상
6월부터 마이 홈플러스 멤버십으로 집객 효과 낼지 관심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12년 만에 홈플러스 매출이 오르며 역성장 고리를 끊어낸 가운데 올해 홈플러스는 이익 증대를 목표로 세웠다. 홈플러스 수익 부진이 이어지자 ‘반쪽 성과’에 그친다는 지적이 나온다. 홈플러스는 올라인(온·오프라인)에 집중하면서도 올 6월 새로운 멤버십으로 다시 집객에 집중한다는 계획을 내놓아 시선이 모이고 있다.

3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제훈 홈플러스 사장은 올해 경영 키워드로 ‘고객 경험’과 ‘지속 성장’을 꼽았다. 지난해는 고객 기반 확대로 재도약 발판을 마련했다면 올해는 매출뿐 아니라 이익 측면에서도 성과를 거두겠다는 의미다.

홈플러스가 이처럼 ‘이익’을 직접적으로 언급한 것은 지난해 실적과 관련 깊다. 지난해 홈플러스는 실적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새전략을 짰다. 홈플러스 경쟁력이 약해지며 오프라인을 찾는 고객이 줄며 적자 전환했고, 신용등급도 강등했기 때문이다. 이후 홈플러스는 젊은 세대 분포가 많은 지역부터 순차적으로 메가푸드마켓으로 리뉴얼하며 성장 발판을 마련했다.

홈플러스 온라인 맞춤배송. / 자료=홈플러스
홈플러스 온라인 맞춤배송. / 자료=홈플러스

그 결과 홈플러스가 지난해 11월15일부터 6개월간 마이홈플러스 멤버십 회원 소비패턴을 분석한 결과 2030세대 고객 재구매율이 약 77%에 달한다. 재구매율은 해당 기간 2회 이상 구매한 고객 비율로, 2030세대 고객 4명 중 3명 이상은 다시 홈플러스를 찾아 상품을 샀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사장은 최근 열린 2023년 경영전략 보고에서 “12년간 이어진 역성장 고리를 마침내 끊어냈다”며 “우리가 나아갈 방향성을 확고히 하기 위해 변화와 혁신을 단행했고 그 중심에는 홈플러스 메가푸드마켓과 온라인 인프라 확장이 있었다”고 말했다.

홈플러스는 2월 결산 법인으로 통상 5월말에서 6월 중순 감사보고서를 제출한다. 따라서 아직 홈플러스 실적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홈플러스가 지난해 회계연도 실적을 가마감한 결과 전년 대비 매출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손실 규모는 전년 대비 더 커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홈플러스는 2019년 회계연도 당시 영업이익이 1602억원에서 2020년 933억원으로 줄었고, 2021년에는 1335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했다.

홈플러스 최근 실적 추이. / 자료=홈플러스, 표=김은실 디자이너
홈플러스 최근 실적 추이. / 자료=홈플러스, 표=김은실 디자이너

이를 의식한 듯 이 사장은 “올해 고객 관점의 온·오프라인 쇼핑 환경을 구현하고 이익 측면에서 가시적 성과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즉 지난해 홈플러스 실적 가마감 결과, 영업이익이 개선되지 않아 이익 측면에서도 성과를 내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간 이 사장 취임 후 홈플러스는 오프라인에 힘썼지만 오히려 오프라인 경쟁력이 미흡하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홈플러스는 집객 효과를 누리기 위해 지난해 연중 물가안정 프로젝트, AI 최저가격제로 경쟁사 대비 저렴하게 제품을 판매했다. 또 홈플러스는 당당치킨으로 반값 경쟁 촉발시킨 바 있다.

또 홈플러스는 비수익 점포를 폐점하거나 리뉴얼해 매출 성장을 이끌었다. 다만 홈플러스 성수점이나 목동점의 경우 임대 계약 종료로 반사이익을 기대하지 못하게 됐다. 대표적으로 지난 4월25일 이마트 성수점이 문을 닫으며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성수점이 집객 효과를 누릴 것으로 예상됐지만 홈플러스가 폐점해 의문을 샀다. 홈플러스 목동점도 내년 11월 임대 계약 종료로 폐점 예정이다. 홈플러스의 경우 경쟁사 대비 재무 상태가 안정적이지 않아 공격적으로 투자하기 어렵다. 이에 홈플러스는 점포 매각하는 자산 유동화 전략으로 재무구조 개선에 힘쓰고 있고, 2012년부터 최근까지 약 30개 점포를 매각했다.

다만 홈플러스는 점포 매각으로 확보한 현금을 부채 관리에 활용하고 있음에도 재무 상태는 좋지 않다. 지난해 11월말 기준 홈플러스 부채비율은 696.8%에 달한다. 홈플러스 신용등급도 기존 A3+에서 A3으로 내려지기도 했다.

여기에 홈플러스가 내놓은 통합 멤버십도 의문부호가 붙는다. 홈플러스는 오는 6월부터 기존 마이 홈플러스 멤버십을 통합등급제로 개편한다. 이번에 선보이는 마이홈플러스 통합 멤버십은 온·오프라인 구분 없이 마트·익스프레스·몰 등 실적이 통합 관리된다. 마이 홈플러스 통합 멤버십은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과도 맞불이 예상되는 가운데 홈플러스는 무료로 승부수를 던져 충성 고객 확보를 위해선 막대한 비용이 투입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홈플러스가 코스트코처럼 소비자에게 영국 테스코 정체성이나 압도적인 매장 경험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브랜드 정체성이 취약하다”면서 “신선식품 위주로 방향을 정한 듯 하지만 대형마트는 원래 신선식품이 주고, 컬리 대비 경쟁력을 갖추고 있지도 않다”고 지적했다.

서 교수는 “홈플러스가 차별화된 포인트를 만들 필요가 있다”면서 “멤버십도 이미 쿠팡 와우멤버십과 신세계 유니버스로 굳혀진 상황에서 홈플러스는 자사만으로는 멤버십을 확대하기 어렵다. 홈플러스가 제휴 파트너십으로 멤버십을 구축해 특장점을 내세울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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