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젠 이어 3년만에 중화권기업 상장···미래에셋證 상장주관
차이나포비아 극복 관건···국내 상장 中기업 ‘상장폐지’ or ‘동전주’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시사저널e=이승용 기자] 엘리베이터에 설치되는 TV광고를 운영하는 포커스미디어코리아가 한국거래소로부터 상장예비심사 승인을 받고 상장 절차를 본격화한다.

포커스미디어코리아 최대주주는 중국기업 포커스미디어다. 포커스미디어코리아는 지난 2020년 미투젠에 이어 국내 증시에 3년만에 상장하는 중국계 기업으로 볼 수 있다.

포커스미디어코리아는 알짜회사로 안정적인 실적성장을 거두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국내 증시에서 중국계 기업들은 대부분 상장폐지되거나 상장 후 주가가 급락했다. 투자자들이 중국계 기업을 신뢰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 IPO흥행의 최대 악재인 셈이다.

◇ 포커스미디어코리아, 3년만에 中기업 상장 도전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9월 7일 상장예비심사를 청구서를 제출했던 포커스미디어코리아는 7개월만인 지난 6일 한국거래소로부터 상장예비심사 승인을 받았다.

포커스미디어코리아는 아파트 등 건물 엘리베이터 안에 설치되는 엘리베이터TV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 엘리베이터 TV는 수도권 아파트의 절반에 달하는 5000여개 단지 내에 7만여대가 설치되어 있다.

포커스미디어코리아는 윤제현 대표가 지난 2017년 중국 포커스미디어그룹과 합작해 설립한 회사다. 최대주주는 중국 포커스미디어그룹으로 지분 50.4%를 보유하고 있으며 윤제현 대표가 21.6%, 우리신영그로쓰캡제1호PEF 19.0%, LG유플러스 9.0% 등이다.

포커스미디어그룹은 중국을 비롯해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등에서 엘리베이터 광고사업을 펼치고 있다. 연간 매출이 3조원을 넘어섰으며 중국 선전거래소 상장사다.

윤 대표는 포커스미디어코리아 설립 직후인 2017년 8월 LG유플러스의 미디어보드 사업 부문을 인수했고 엘리베이터TV를 출시했다. 이후 2019년 5월 우리프라이빗에쿼티(PE)와 신영증권PE가 결성한 ‘우리신영그로쓰캡제1호PEF’로부터 130억원을 투자받고 사세 확장을 본격화했다.

포커스미디어코리아 실적은 꾸준히 성장세다. 2018년 매출 115억원이었던 회사는 지난해 매출 734억원, 영업이익은 151억원을 내는 알짜회사로 성장했다.

포커스미디어코리아 상장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이다. 포커스미디어코리아는 지난해 초 미래에셋증권을 상장주관사로 선정하고 상장을 준비해왔다. 이번 상장에서 우리신영그로쓰캡제1호PEF는 구주매출을 통해 투자금을 일부 회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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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이나포비아 극복할까···신뢰도가 관건

포커스미디어코리아는 알짜기업에 성장성이 돋보이지만 최대 변수는 중국계 기업이라는 점이다. 국내 증시에는 중국계 기업에 대한 불신이 널리 확산되어 있다. 이른바 차이나포비아다.

그동안 국내 증시에 상장된 중국계 기업들은 회계 부정과 상장폐지로 투자자들에게 손실을 입혀왔다.

2007년 8월 3노드디지탈이 중국기업 최초로 국내 증시에 상장한 이후 27개의 중국기업이 상장에 성공했지만 현재 정상적으로 거래되고 있는 종목은 13개에 불과하다. 상장 유지중인 13개 종목도 대부분 이미지 세탁을 위해 상호를 변경했고 주가는 이른바 ‘동전주’ 수준까지 급락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국내 증시에서 중국기업에 대한 신뢰도를 하락하게 만들었던 최대 사건은 이른바 ‘중국 고섬’ 사태다. 대우증권과 한화투자증권이 상장주관사를 맡았던 중국 고섬은 2011년 1월 25일 상장했는데 상장 2개월 만에 1000억원대 분식 회계가 적발되면서 곧바로 상장폐지됐다. 당시 공모금액 2100억원은 순식간에 휴지조각이 됐다.

대부분의 중국계 기업들이 회계부정 및 감사의견 거절로 상장폐지 됐지만 멀쩡한 흑자기업이 고의로 상장폐지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완리의 경우 2017년 상반기까지 한국회계법인으로 재무제표 검증을 받았는데 2018년 고의로 상장폐지시키기 위해 회계법인에 백지를 제출하는 일도 있었다.

SNK의 경우 일본회사지만 중국계 자본이 인수해 국내 증시에 상장한 경우다. 2019년 공모가 4만400원으로 상장한 SNK는 1697억원의 공모자금을 국내 증시에서 조달했는데 상장 후 주가는 단 한 번도 공모가를 회복하지 못했다. 이후 2020년 6월 주당 3332원이라는 폭탄배당을 공시하고 이후 2020년 11월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에게 매각됐다. 이후 공개매수 절차를 거쳐 자진상장폐지됐다.

상장을 유지하고 있는 다른 중국계 종목들도 공모가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20년 8월 18일 상장한 미투젠의 경우 공모가는 2만7000원이었는데 주가는 계속 우하향했고 이날 기준 1만2690원까지 떨어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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