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비루셈, 세미파워렉스 지분 25% 취득···전력반도체 사업 확장
매출 비중 70% 이상인 DDI 비중↓···CIS·AP 등 라인업 다변화

엘비세미콘·엘비루셈 CI. /이미지=엘비세미콘

[시사저널e=이호길 기자] 범LG 계열 반도체 전문기업 엘비세미콘이 주력 사업 분야인 디스플레이 구동칩(DDI) 의존도 낮추기에 나섰다. 자회사인 엘비루셈이 전력반도체 기업 지분 25%를 사들여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엘비세미콘도 이미지 센서(CIS)와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등으로 수익구조 다변화에 나설 예정이다.

28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엘비루셈은 지난해 11월 전력반도체 기업인 세미파워렉스와 25억원 상당의 주식 투자계약을 체결하고 지분 25%를 취득했다. 전력반도체 사업 확장 목적이다. 엘비루셈은 엘비세미콘이 지분 48.78%를 보유한 반도체 패키징 업체로 지난 2021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엘비세미콘은 조립·테스트 아웃소싱(OSAT) 전문업체로 거래선은 LX세미콘과 삼성전자 등이다.

엘비루셈이 지분 25%를 취득한 세미파워렉스는 400~1600볼트(V)의 산업용 절연 게이트 양극성 트랜지스터(IGBT)와 다이오드 모듈 등을 생산하는 전력반도체용 파워모듈 전문기업이다. 지난해 매출은 18억원으로 규모는 작지만 화합물 기반 차세대 전력반도체인 실리콘카바이드(SiC)와 질화갈륨(GaN) 모듈을 개발하는 등 제품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

엘비루셈 관계자는 “현재 회사 매출 대부분이 DDI에서 나오는데, 자동차용 제품 등을 중심으로 전력반도체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만큼 이 분야로 사업 기회를 마련하고자 지분 투자를 했다”며 “엘비루셈 자체적으로 2년 전부터 전력반도체 후공정 개발을 하고 있지만, 시장 규모가 크지 않다 보니 점진적인 사업 확장을 위해 지분을 취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세미파워렉스 추가 투자 가능성에 대해 “시장 상황에 따라 결정해야 할 부분”이라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려는 목적”이라고 덧붙였다.

엘비세미콘 평택공장 전경. /사진=엘비세미콘

모회사인 엘비세미콘도 DDI 일변도에서 벗어나기 위해 사업 영역을 고부가가치 품목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엘비세미콘 매출에서 DDI가 차지하는 비중은 70% 이상인데, 후공정 제품 범위를 CIS와 AP 등으로 넓히는 중이다.

회사는 지난해 CIS와 AP 테스트 장비를 입고했고, 올해 가동을 시작한다. 설비 증설을 위해 지난 2021년 안성 공장에 955억원의 시설투자를 단행한 바 있다.

엘비세미콘은 국내 주요 고객사의 CIS와 AP 물량을 수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디스플레이 업황 부진으로 DDI 수요가 감소하는 추세지만, CIS와 AP는 플래그십 제품 비중이 늘어나고 있어 DDI 대비 수익성이 높단 분석이다.

아울러 시스템온칩(SoC)이나 무선주파수(RF) 등으로도 라인업을 다변화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안성공장뿐만 아니라 평택에 위치한 제조 라인의 생산력 확대도 검토 중이다.

엘비세미콘 관계자는 “DDI 매출 비중이 높아 디스플레이 전방산업인 TV, 모니터, 노트북, 스마트폰 등의 업황에 따라 실적 변동이 있을 수 있다”며 “DDI 이외 다양한 시스템반도체 매출을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으며 국내 및 해외 전공정업체 등과 신규 제품 개발 활동을 펼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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