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일레븐 미니스톱 점포 전환해 ‘푸드드림ECO’ 오픈
친환경, 식품 구색에 집중···미니스톱과 시너지 본격화

세븐일레븐 푸드드림 점포 내부. / 사진=한다원 기자
세븐일레븐 푸드드림 점포 내부. / 사진=한다원 기자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국내 편의점이 CU·GS25·세븐일레븐·이마트24 등 빅4로 굳혀진 가운데 3위인 세븐일레븐이 미니스톱을 흡수하며 외연 확장에 시동을 걸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차세대 플랫폼 푸드드림과 미니스톱 점포를 자사로 전환해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복안이다. 세븐일레븐의 예상대로 미니스톱 점포를 대부분 확보하고 실적 개선까지 이룰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1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한국기업평판연구소가 최근 분석한 조사에 따르면 CU가 편의점 1위를 기록했다. 해당 조사는 브랜드에 대한 긍부정 평가, 미디어 관심도, 커뮤니티 점유율 등을 측정해 종합한 결과다. CU 다음으로는 GS25, 세븐일레븐, 이마트24, 미니스톱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세븐일레븐은 미니스톱을 인수한지 1년이 된 만큼, 연내 미니스톱 점포를 전환해 편의점 선두권을 넘보겠다는 전략이다.

코리아세븐에 따르면 미니스톱에서 세븐일레븐으로 간판을 바꾼 점포는 올해 1월 말 기준 1170여개로 집계됐다. 앞서 롯데지주는 편의점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해 지난해 3월 3143억원을 들여 한국미니스톱 지분 100%를 인수했다. 세븐일레븐은 지난해 5월부터 미니스톱 간판 바꾸기 작업을 본격화해 10월 말까지 월 평균 120개 점포를 전환했다.

세븐일레븐 예상대로 통합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는 가운데 내부에서는 ‘편의점 업계 선두권’을 목표로 본격 내실 다지기에 나서는 모양새다. 이동우 롯데지주 대표이사 부회장도 지난해 3월 주주총회에서 “미니스톱 인수로 세븐일레븐의 가맹점포는 1만4000개가 되는데 이쯤되면 1, 2위 경쟁을 해볼 만 하지 않겠느냐”고 언급한 바 있다.

푸드드림2.0 입구에 마련된 좌석. / 사진=한다원 기자
푸드드림2.0 입구에 마련된 좌석. / 사진=한다원 기자
매대에서 판매하는 즉석조리식품. / 사진=한다원 기자
매대에서 판매하는 즉석조리식품. / 사진=한다원 기자

이러한 상황에서 세븐일레븐은 푸드드림을 내세운 ‘푸드드림 2,0’ 1호점을 오픈했다. 푸드드림은 차별화된 먹거리와 넓고 쾌적한 쇼핑 공간을 특징으로 한다. 세븐일레븐의 독자 플랫폼으로 일반 점포 대비 규모가 크고, 도시락과 HMR을 비롯해 국수, 치킨 등 이색 즉석식품을 다양하게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세븐일레븐의 푸드드림은 담배 중심의 기존 편의점 매출구조를 탈피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푸드드림 하루 평균 매출은 일반점포 대비 1.5배가량 높다. 또 푸드드림 점포의 경우 전체 매출의 40%를 차지했던 담배 매출은 21.7%로 줄고 신선식품 매출 비중은 20.5%로 일반점포(10.1%)보다 2배가량 늘었다. 이로써 세븐일레븐은 푸드드림을 통해 실적 개선까지 이룰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세븐일레븐은 지난해 3분기 매출 1조5258억원, 영업이익 7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4.4%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8.3% 감소했다.

이날 기자는 서울 사당역 인근에 오픈한 세븐일레븐 푸드드림2.0 1호점인 푸드드림ECO(사당본점) 매장에 방문했다. 점포 입구부터 먹거리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었고, 매대에는 미니스톱을 연상하게 하는 소프트아이스크림과 고구마, 치킨류 등 즉석조리식품 코너가 마련돼 있었다. 미니스톱은 식품에 강점을 지니는 만큼, 세븐일레븐의 푸드드림과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다. 푸드드림ECO 매장은 기존 미니스톱을 전환한 점포이기도 하다.

푸드드림2.0 내부에 있는 제로웨이스트, 택배, 이륜차 배터리 서비스. / 사진=한다원 기자
푸드드림2.0 내부에 있는 제로웨이스트, 택배, 이륜차 배터리 서비스. / 사진=한다원 기자
푸드드림 와인 코너. / 사진=한다원 기자
푸드드림 와인 코너. / 사진=한다원 기자

푸드드림ECO 매장에서 가장 주목받은 곳은 ‘서비스 존’이었다. 서비스 존에는 제로웨이스트(Zero Waste) 생활용품 전용 코너를 마련했고, 자판기 형태의 친환경 리빙케어 제품 리필 스테이션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세탁세제, 섬유유연제, 주방세제를 대상으로 한다. 또 이륜차 공유 플랫폼 에임스와 함께 전지 이륜차 공유 배터리 충전시스템을 설치해 배터리 교환 서비스도 실시했다.

세븐일레븐 푸드드림ECO 직원은 “미니스톱과 통합하면서 푸드드림을 강화했다”면서 “제로웨이스트 코너는 이 매장에만 있다”고 말했다.

매장 내부 인테리어와 시설에도 친환경을 입혔다. 매장 벽면과 천장에는 환경부 인증의 친환경 마감재를 사용했다. 냉난방 제어 및 전기 에너지 사용 절감을 위한 통합 에너지절감 시스템을 설치해 점포의 에너지 효율을 높였다.

푸드드림 식품존. / 사진=한다원 기자
푸드드림 식품존. / 사진=한다원 기자
미니스톱에서 판매하던 소프트아이스크림이 푸드드림2.0에 들어왔다. / 사진=한다원 기자
미니스톱에서 판매하던 소프트아이스크림이 푸드드림2.0에 들어왔다. / 사진=한다원 기자
푸드드림2.0 매장에 설치된 셀프계산대에 애플페이 단말기가 도입됐다. / 사진=한다원 기자
푸드드림2.0 매장에 설치된 셀프계산대에 애플페이 단말기가 도입됐다. / 사진=한다원 기자

아울러 직장인들을 위한 건강먹거리 상품 구색도 늘렸다. 대체육, 식물성 등 비건 상품과 단백질 음료, 식품을 대거 늘렸다. 롯데 유통군 통합 시너지로 롯데마트PB 브랜드 요리하다 상품 10여종을 차별화 상품으로 운영했다.

또 FF(프레시푸드)가 진열되는 오픈 쇼케이스도 크게 늘렸다. 통상 편의점 점포에서 운영하는 오픈 쇼케이스는 5개조정도에 불과하지만 이 곳은 7개조로 늘리고 하나는 주류 매대로 채웠다. 주류를 냉장이 아닌 오픈 쇼케이스에 진열하는 것도 거의 드문 사례다.

이윤호 세븐일레븐 DT혁신팀장은 “기존 편의점의 역할은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 먹거리의 제공에 한정돼 있었지만 지금은 고객의 미래가치까지 담아내야 한다”면서 “푸드드림2.0 모델은 건강, 환경 등 MZ고객들이 만족할 수 있는 미래가치를 충분히 담아 기존 푸드드림보다 가맹점의 매출과 수익을 한 단계 더 끌어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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