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이익 9조8198억원···1조3000억원 품질비용 감안시 실 영업이익 11조원 넘겨
매출 142조원으로 전년대비 21.2% 성장···판매대수 394만대로 1.3% 늘어
달러 강세로 3705억원 환율 효과 누려···제네시스·SUV·친환경차 등 고수익차 판매 확대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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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현대자동차가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반도체 수급난이 완화되면서 판매량이 늘었고, 달러 강세 및 고수익차종 판매 확대 등을 통해 큰 폭의 실적 개선에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현대차는 경영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지난해 실적을 발표했다.

지난해 현대차 판매 대수는 394만2925대로 전년대비 1.3%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반도체 수급난이 점진적으로 회복되면서 생산량이 늘었기 때문이다. 지난 2년간 현대차는 전세계 차량용 반도체 부족 사태로 인해 수요 대비 공급이 따라가지 못해 판매량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판매량 대비 매출 증가폭은 더 컸다. 지난해 현대차 매출은 142조4275억원으로 전년대비 21.2% 증가했다. 현대차는 지난 2021년 117조원을 넘기며 창사 이래 최대 매출을 달성했으며, 지난해 연이어 기록을 경신한 것이다.

지난해 현대차 영업이익은 대폭 증가했다. 작년 현대차 영업이익은 9조8198억원으로 전년대비 47% 늘었다. 이는 현대차가 처음으로 영업이익 9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2010년 새 회계기준 도입 이후 역대 최대 실적이다.

게다가 지난해 3분기 현대차가 세타2 GDI 엔진 리콜 관련 1조3000억원에 달하는 품질비용을 반영한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작년 영업이익은 11조원을 넘는 셈이다.

이는 현대차가 고부가가치 차량 판매를 늘린 결과다. 지난해 현대차 글로벌 판매 기준 SUV 비중은 51.5%로 전년대비 4.2%p 상승했다.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 비중은 5.3%로 전년대비 소폭 상승했다.

특히 친환경차의 경우 지난해 50만5000대를 판매하며 전년대비 19.6% 늘었으며, 전체 판매내 비중은 12.8%로 전년대비 2%p 올랐다. 전기차의 경우 지난해 20만9000대를 판매하며 전년대비 48.2% 늘었고, 친환경차 내 판매 비중도 2021년 33.4%에서 41.3%로 7.9%p 올랐다.

또한 최근 현대차가 품질, 성능, 디자인 등에서 전세계적으로 고평가를 받으면서 브랜드 인지도가 상승했고, 이에 따라 미국, 유럽 등에서 가격을 높여 ‘제 값 받기’에 성공한 것도 실적 개선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현대차는 국내에서도 인기 사양을 기본 적용하며, 가격대를 높이는 전략을 펼치기도 했다.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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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지난해 달러강세로 인해 수출 위주의 현대차가 수혜를 봤다. 현대차는 지난해 영업이익 부문에서 3705억원 상당의 환율 효과를 누렸다. 현대차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원달러 평균 환율은 전년대비 14.9% 상승한 1359원을 기록했다.

◇ 올해 432만대 목표···전기차 33만대

현대차는 올해 반도체 수급난 완화에 따른 생산 증대로 판매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현대차는 전년대비 9.6% 성장한 432만1000대를 목표로 세웠다.

구자용 현대차 IR 담당 전무는 “최근 2년간 지속된 반도체 수급 이슈가 점진적으로 회복되면서 올해는 대부분 지역에서 판매 확대가 예상된다”며 “글로벌 자동차 수요는 공급 증대와 누적 대기 수요로 작년대비 3.8% 증가한 7881만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긴축정책 확대, 금리 부담 가중, 에너지 비용 상승 및 소비 위축 등 불확실성도 존재해 목표치보다 수요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어 시장 상황을 꾸준히 모니터링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역별로는 북미 시장에서 전년대비 9.6% 성장한 104만대를, 유럽에선 4% 증가한 59만3000대, 내수에선 13.4% 늘어난 78만1000대 등을 계획했다. 특히 올해 중국에선 30만6000대를 판매하며 전년대비 20.5% 확대하고, 인도는 32만9000대로 전년대비 7.2% 성장을 목표로 했다. 아시아태평양과 아중동 지역도 각각 전년대비 12%, 11.1% 증가한 26만1000대, 31만9000대를 목표로 세웠다.

윤태식 현대차 IR담당 팀장은 “내수 시장에선 작년 말 기준 60만대 미출고 차량이 있어 올해 판매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코나와 싼타페 신형 출시로 인해 SUV 판매량이 전년대비 19% 늘어나고, 아이오닉6 및 하이브리드 판매 확대로 친환경차 비중을 지난해 20%에서 올해는 33%까지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현대차는 올해 전기차 판매 확대에 속도를 올리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차 2023년 가이던스. / 자료=현대차
현대차 2023년 가이던스. / 자료=현대차

현대차는 올해 전기차 판매를 33만대로 설정하며, 전년대비 약 50%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신형 코나EV 출시와 함께 아이오닉5N과 아이오닉6의 글로벌 판매 본격화 등을 통해 판매를 늘릴 방침이다.

구자용 전무는 “유럽에선 1분기부터 아이오닉6 고객 인도를 시작하고, 향후 코나EV와 아이오닉5N 출시를 통해 점유율 확대에 나설 것”이라며 “미국에서도 아이오닉6와 코나EV를 출시해 작년대비 2배 성장한 7만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에선 코나와 아이오닉5, 아이오닉6 등 주력 라인업을 바탕으로 전년대비 40% 성장한 10만대를 판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과 관련해선 조지아 신공장 건설 및 현지 부품, 배터리 국산화 등을 통해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서강현 현대차 기획재경본부장은 “올해 미국 전체 판매 목표는 86만대로 이 중 전기차 비중은 약 9% 수준인 7만3000대가 될 것”이라며 “아이오닉5와 아이오닉6가 5만대로 절반 이상을 기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전기차 리스 비중이 5% 미만인데 올해 30% 이상까지 끌어올리고 구독서비스 등 판매 채널을 다변화를 통해 전기차 판매를 확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현대차는 올해 매출 성장률은 10.5~11.5%, 영업이익률은 6.5~7.5%로 설정했다. 투자 계획의 경우 연구개발(R&D) 분야에 4조2000억원, 설비투자 5조6000억원, 전략투자 7000억원 등 총 10조5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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