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y, 메쉬코리아 인수 조건으로 대표교체 요구
메쉬코리아, 19일 이사회 열고 3가지 방안 논의할 듯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hy(옛 한국야쿠르트)가 부릉을 운영하는 메쉬코리아 인수 유력 기업으로 올라섰다. hy는 메쉬코리아 인수 조건으로 대표이사 교체를 요구해 메쉬코리아가 회사 정상화를 위한 자구안 마련에 한창이다. hy는 배송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를 지속하는 상황에서 메쉬코리아까지 품게되면 김병진 대표의 목표인 hy의 유통전문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1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hy가 메쉬코리아 인수 유력 기업으로 떠올랐다. hy는 메쉬코리아 투자 단서로 대표이사 교체를 요구해 메쉬코리아는 오는 19일 이사회를 열 것으로 예상된다. 이사회에서 메쉬코리아는 공동창업자인 김형설 부사장을 대표이사 자리에 앉힐 계획이다.

hy 최근 실적 및 김정범 대표. / 자료=hy, 표=김은실 디자이너
hy 최근 실적 추이./ 자료=hy

hy는 메쉬코리아가 추진하는 800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hy는 메쉬코리아의 지분 약 65%를 확보할 방침이다. 메쉬코리아의 채권단은 OK캐피탈이다. 주요 주주는 네이버(18.48%), GS리테일(18.46%), 현대차(8.8%), 솔본인베스트먼트(7.51%) 등이다.

현재 메쉬코리아는 OK캐피탈로부터 받은 주식담보대출 약 360억원을 갚지 못해 회생절차에 돌입했다. 메쉬코리아 사내 이사진은 법원에 ARS(자율적 구조조정 프로그램)를 제출했다. 법원은 검토를 거쳐 조만간 메쉬코리아 창업자인 유정범 의장이 신청한 ARS와 hy 인수 관련 ARS, OK캐피탈이 내놓은 P플랜(사전회생계획) 중 한 가지를 선택할 예정이다.

앞서 OK캐피탈은 법원에 메쉬코리아를 유진소닉에 매각해 채무를 상환 받는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P플랜을 접수했다. 유진소닉은 약 600억원을 투입해 경영권을 확보한 뒤 회사 정상화 방안을 밝힌 바 있다.

hy가 메쉬코리아 인수전에 적극적인 배경에는 물류 서비스 사업 확장이 있다. 김병진 hy 대표는 취임 후 실적 정체를 맞자 hy를 ‘유통전문기업’으로 도약을 목표로 삼았다. 김 대표는 취임 첫해인 2018년 1조2338억원의 매출과 299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김 대표는 1991년 hy에 평사원으로 입사해 27년 만에 대표이사에 올랐고, hy의 핵심 사업을 도맡고 내부사정을 잘 아는 인물로 꼽힌다.

다만 hy의 매출은 1조원대를 유지하고 있지만 영업이익이 지속 하락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적자로 전환했다. hy의 핵심 사업이었던 발효유 시장이 성장 한계에 마주했기 때문이다. hy는 결국 신사업인 물류로 배송경쟁력을 확대하는데 집중해 메쉬코리아 인수에 나선 것이다.

현재 hy는 프레시 매니저를 주축으로 600여개의 물류거점, 냉장 카트 등 전국에 구축된 콜드체인 배송 인프라를 다른 회사에 제공하는 물류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만약 hy가 메쉬코리아를 인수하면 hy는 기존 대비 취급상품을 다양하게 하는 동시에 기존 물류망, 정보기술(IT)을 더해 시너지를 낼 수 있다. hy는 기존 프레시 매니저를 통한 판매를 유지하면서도 오프라인 프레디샵과 온라인몰 프레딧 등으로 유통채널을 다양화하며 꾸준히 성과를 내고 있다.

hy의 프레딧샵. / 사진=한다원 기자
hy의 프레딧샵. / 사진=한다원 기자

특히 hy는 지난해 5월 프레시 매니저들을 통해 물류 신사업 ‘프레딧 배송 서비스’도 펴고 있다. 해당 서비스는 hy의 유제품 배달용 전동카트를 활용한 물류 신사업이다. 프레시 매니저가 유제품을 비롯해 신선식품, 생필품 등을 배달하는 것을 핵심으로 한다. 프레딧 배송서비스는 hy의 자체 온라인몰 프레딧과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메쉬코리아는 김포물류센터와 도심형 물류 거점 마이크로풀필먼트센터(MFC) 2개를 운영하고 있다. 메쉬코리아는 도심형 물류센터로 24시간 자동 입출고가 가능한 풀필먼트 서비스와 라스트마일 물류망을 구축한 상태다. 또 김포물류센터의 경우 제품의 포장과 보관, 배송, 반품 등 종합 물류 서비스를 수행하는 동시에 수십대에 달하는 화물트럭을 동시 진입 가능하게 해 24시간 제품 입출고가 가능하다.

일단 hy는 메쉬코리아 인수까지 법원의 승인 절차가 남겨졌다. 법원이 만약 OK캐피탈의 P플랜을 선택할 경우 hy는 유진소닉을 우선협상자로 두고 조건부 투자 계약을 체결한 뒤 경쟁입찰을 진행하는 방식으로 입찰에 참여해야 한다. 아울러 창업자 유 의장도 그동안 경영권 매각보다는 투자 유치로 메쉬코리아를 지키는데 총력을 다해온 만큼, 유 의장이 hy에 매각하는 방안을 택할 가능성이 낮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hy 관계자는 “메쉬코리아를 인수하려고 시도하는 중”이라며 “(메쉬코리아 인수로) 물류 확대, 기존에 하고 있던 라스트마일을 강화하는데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현재까지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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