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에 법인 설립도···수주 비중 2차전지가 디스플레이 제쳐

SFA 아산 사업장 전경. /사진=SFA

[시사저널e=이호길 기자] SFA가 스웨덴 2차전지 고객사를 확보하고 현지 법인도 설립했다.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3사를 거래선으로 확보한 데 이어 북유럽 자동차 강국인 스웨덴 등 해외 매출 비중을 늘릴 계획이다. 거래선 다변화에 힘입어 SFA의 지난 3분기 누적 기준 2차전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0% 가까이 증가하는 등 배터리 장비 실적이 급성장하는 추세다.

21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SFA는 지난 9월 스웨덴에 법인을 설립했다. 스웨덴 법인은 현지 고객사 사후지원(AS) 서비스 역할을 담당한다. 법인은 아직 초기 단계다. 스웨덴 법인 자본금 규모는 2만5000 스웨덴 크로나(약 317만원)로 직원 없이 서류상 법인 설립만 마무리된 단계다. SFA는 투자 규모를 점진적으로 늘릴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스웨덴 법인은 아직 실질적으로 활동 중인 상황이라고 볼 수는 없다”면서도 “고객사 입장에서는 AS서비스가 미리 확보돼 있느냐를 중요하게 평가한다. 해당 지역 고객사들에게 사업에 대한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직까지 확실한 계획이 수립된 건 없지만, 앞으로 필요에 따라 자본금 규모를 확대하고 직원 숫자도 늘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스웨덴은 자동차 산업 경쟁력이 높아 2차전지 사업 성장 잠재력이 풍부하단 평가를 받는 지역이다. 배터리 제조업체인 노스볼트, 완성차업체인 볼보와 폴스타, 폭스바겐그룹 계열사인 스카니아 등 본사가 스웨덴에 있다. 볼보는 오는 2025년 전기차 생산 비중을 50%로 늘리고, 2030년 100% 전기차로 전환하겠단 계획을 발표한 만큼 2차전지 수요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3분기 누적 기준 SFA 사업부별 매출 추이. /자료=SFA,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SFA는 지난 상반기 장비 공급 계약을 체결한 프랑스 배터리 업체, 지난 3분기 중 법인을 설립한 스웨덴에 2차전지 사업을 유럽 주요국과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SFA는 이미 미국에도 법인 설립을 마쳤지만, 아직 자본 출자는 이뤄지지 않았다. 현재 SFA의 연결 재무제표상 해외 법인이 들어선 지역은 중국, 베트남, 헝가리, 스웨덴 등 4곳이다.

SFA의 주력 사업은 디스플레이 장비 부문이었지만, 지난 상반기를 기점으로 2차전지 수주 비중이 더 높아졌다. 상반기 기준 수주잔고는 디스플레이 부문이 3455억원으로 디스플레이(1997억원)보다 높다. 지난해 디스플레이 수주잔고는 2184억원으로 2차전지(2148억원)보다 근소하게 많았지만 역전됐다.

2차전지 장비 매출도 증가 추세다. 3분기까지 2차전지 누적 매출은 1774억원으로 전년 동기(1001억원) 대비 77.2% 늘었다. 같은 기간 SFA 별도 기준 매출은 5520억원에서 5976억원으로 8.3% 증가했지만, 2차전지 매출 증가세는 이보다 높다.

김영민 SFA 대표는 지난 6월 아산 사업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는 산업 중에서 2차전지 성장세가 독보적이다. SFA도 2차전지 부문 성장률이 제일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시장에서 SFA는 디스플레이 회사란 인식이 바뀌지 않고 있는데, 올해 수주 비중으로 보면 2차전지가 35% 정도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