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우크라이나 분쟁서 무기화된 드론···대응 체계 필요성 대두
넥스원, 2018년부터 드론 방호시스템 구축, ‘L.A.D.S’로 결실
20대 국회서 전파법 개정···공항 등에서도 안티드론 시스템 가능

LIG넥스원의 'L.A.D.S.'  재밍 시스템을 활용한 적대 드론 무력화 개념도. /사진=LIG넥스원
LIG넥스원의 ‘L.A.D.S.’ 재밍 시스템을 활용한 적대 드론 무력화 개념도. / 사진=LIG넥스원

[시사저널e=유호승 기자] LIG넥스원이 2조원대 안티드론 시장에 진출한다.

드론(소형무인기)은 항공과 ICT(정보통신기술), 소프트웨어 등 첨단기술의 융합을 통해 4차 산업혁명시대의 핵심기술로 급성장하고 있다. 그러나 활용 편리성의 이면에는 드론을 활용한 각종 범죄 및 테러가 만연하며 현대 사회를 위태롭게 만들고 있다. 국가중요시설 및 다중이용공간에서 드론을 이용한 테러 발생 위협성이 커지며 관련 범죄에 대응할 구체적인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분쟁에서 드론이 현대무기 역할을 맡음에 따라 우리나라에도 안티드론 시스템을 구축해야 할 시점이 도래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올해 중순 방산업계에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할 것을 알리고 제안서를 받았고, 40여년간 전자전 장비 체계종합업무를 수행해온 LIG넥스원이 사업자로 선정됐다.

LIG넥스원의 드론 대응 체계 개발은 2018년부터 본격화됐다. 당시 인천공항 고정형 전파탐지 시스템 사업을 진행하며, 국내 업계 중 처음으로 대드론 방호시스템 구축에 나섰다. 이를 시작으로 4년간 추가 연구개발(R&D)에 집중해 마침내 정부의 대드론 프로젝트를 따낸 것이다.

우크라이나 방위군이 러시아군에 대항하기 위해 개발한 화염병 투척용 드론. /사진=연합뉴스
우크라이나 방위군이 러시아군에 대항하기 위해 개발한 화염병 투척용 드론. / 사진=연합뉴스

18일 넥스원은 “안티드론 시스템 사업 및 프로젝트명은 ‘L.A.D.S.’(레이저에어방어시스템)로 정했다”며 “이 시스템은 드론을 물리적으로 파괴하는 ‘하드킬’과 전파 등으로 비행을 중지시키는 ‘소프트킬’이 모두 가능하다”고 밝혔다.

소프트킬의 대표적 방식은 라디오 통신이나 GPS를 교란해 드론을 무력화하는 ‘재밍’이다. 단, 재밍의 경우 그동안 신호 방사에 대한 전파 사용규제로 연구개발에 제약이 있었다. 안티드론 시스템 중 가장 저렴한 방식은 전파교란을 이용하는 재밍이다. 하지만 국내 법상 허가된 일부 지역이 아닌 경우에는 불법으로 치부돼 활용이 어려웠다.

LIG넥스원의 안티드론 시스템 'L.A.D.S.' 브랜드. /사진=LIG넥스원
LIG넥스원의 안티드론 시스템 'L.A.D.S.' 브랜드. / 사진=LIG넥스원

전파법은 재밍 등 드론 무력화 시스템 등이 다른 일반 통신에 방해를 주지 않을 때에만 허가하도록 규정한다. 이 경우 드론 테러공격의 주된 표적이 되는 공항에서는 법의 제약으로 안티드론 기술을 활용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방산업계 및 전문가들은 안티드론 시스템의 활성화를 위해 전파법을 개정해야만 한다고 주장해왔다.

이 주장은 2020년 5월 제20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통과됐다. 전파법이 개정되면서 불법 드론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공공안전을 위해선 전파차단장치를 운용할 수 있다는 법적근거가 마련됐다.

LIG넥스원 관계자는 “L.A.D.S.를 고도화해 이르면 내년부터 정부 등 국가기관 수요처에 공급할 계획”이라며 “이후에는 민간 분야로도 진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국제결제은행(BIS)은 안티드론 관련 시장이 2023년까지 15억7000만달러(약 2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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