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 부문 실적 악화 이슈 있지만 삼성만의 문제 아냐···정기인사 전 퇴사도 이례적

이재승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장(사장). / 사진-삼성전자
이재승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장(사장). / 사진-삼성전자

[시사저널e=엄민우 기자] 이재승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장(사장)이 갑자기 퇴사하게 된 것을 두고 재계에서 여러 가지 해석이 나오고 있다. 정황상 현 시점에서 그의 퇴사는 통상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20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재승 사장은 지난 18일 일신상의 사유로 사의를 표명했다. 이에 따라 후임 생활가전사업부장은 현 대표이사이자 DX부문장인 한종희 부회장이 겸직하게 됐다.

임원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퇴진하는 일은 있을 수 있지만 이 사장의 경우는 상당히 이례적이란 평가다. 이 때문에 삼성 내부는 물론, 업계에서도 그 배경에 대해 궁금해하고 있다. 가전 실적 저하를 이유 중 하나로 보는 목소리도 있지만, 연말 정기인사 전에 퇴사를 한 것도 눈길을 끈다.

재계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삼성 임원들은 봄까지 퇴사 처리가 되지 않으면 사실상 자동으로 계약 연장이라고 보면 된다. 이렇게 10월 중 갑자기 부문장 퇴사가 이뤄지는 경우는 찾아보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또 현재의 가전 실적 부진은 유독 삼성전자만의 문제가 아니다.

일각에선 세탁기 유리문 파손 사태와 관련해 물러난 것이라는 추정도 내놓지만 이 역시 납득하기 어렵다. 한 삼성 내부 인사는 “제품 관련 문제가 이번이 처음도 아니고 세탁기 문제 때문에 갑자기 퇴사했다는 것은 잘 이해가 가진 않는다”며 “일반적이기보다 갑작스런 퇴사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고 전했다.

또 그가 그야말로 ‘일신상의 이유’로 회사를 나가게 된 것 아니겠냐는 해석도 나온다. 또 다른 한 삼성 인사는 ”밖에서 볼 땐 갑작스러워 보일 수 있지만 건강이나 개인 사정으로 본인이 꼭 퇴사해야 해서 했을 수도 있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이 사장은 삼성전자의 대표적인 ‘가전맨’으로 지금의 삼성전자 가전을 일궈낸 인물로 꼽힌다. 그는 2021년 삼성전자 사장단 인사를 통해 승진했는데 창립이래 생활가전 출신이 사장 승진한 것은 그가 처음이다.

이 사장의 승진 인사 당시 삼성전자는 “냉장고개발그룹장, 생활가전 개발팀장 등을 역임하면서 무풍에어컨, 비스포크 시리즈 등 신개념 프리미엄 가전제품 개발을 주도하고 2020년 1월 생활가전사업부장으로 부임해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어 이번 사장 승진을 통해 가전사업의 글로벌 1등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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