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판분리' 효과 극대화 전략
한화그룹, 외형 확장 '올인'

서울 여의도 한화생명 본사 전경 / 사진=한화생명

[시사저널e=유길연 기자] 한화생명이 대형 법인보험대리점(GA) 업체인 피플라이프 인수를 다시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두 기업은 최종 계약을 위한 막판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제판분리(제조·판매 분리)’를 단행한 이후 영업 조직의 경쟁력을 더 끌어올리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최근 피플라이프 인수 계약과 관련한 세부 작업을 조율 중이다. 피플라이프는 현재 국내 GA 업계에서 매출액 기준 6위 기업이다. 현재 오프라인 지점 수는 180여곳으로 설계사 수는 3760여명이다. 

한화생명은 올해 초부터 피플라이프를 인수를 검토했다. 협상이 구체적으로 진행됐지만 결국 인수가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해 중단됐다. 당시 피플라이프는 3000억원 이상의 가격을 희망한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에선 피플라이프가 높은 가격을 불렀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였다. 주식시장에 상장된 대형 GA인 에이플러스에셋의 시가총액은 약 1500억원, 인카금융서비스는 약 900억원이었기 때문이다. 가격으로 인해 진통을 겪다 최근 협상이 급진전 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화생명이 피플라이프 인수를 추진하는 이유는 보험 영업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한화생명은 지난해 영업 부분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GA인 한화생명금융서비스를 설립했다. 총자본 6500억원, 대리점 500여곳, 임직원 1300여명, 설계사 1만9000여명으로 이뤄진 국내 최대 규모의 GA가 탄생했다. 

하지만 1년이 지난 현재 제판분리의 성적은 아직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다. 한화생명금융서비스는 작년 1681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또 설계사의 이탈도 경험했다. 기존 한화생명 전속 설계사들이 GA로 소속이 바뀌자 이탈이 심화된 것이다. 작년 6월 1만8565명이였던 한화생명금융서비스 모집종사자는 그해 12월 말 1만7743명으로 줄었다. 

한화생명이 피플라이프를 최종 인수하면 영업 부문은 다시 크게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생명금융서비스는 올해 전속 빗장을 풀고 대규모 자금력을 동원해 설계사 늘리기에 나섰다. 여기에 피플라이프의 영업 조직까지 합쳐지면 GA 업계의 생태계를 흔들 수 있다는 관측마저 나온다. 더구나 피플라이프는 개인고객은 물론 기업고객을 대상으로 한 보험·세무 컨설팅 등 여러 영역에서 강점을 가졌다는 평가를 받는 점도 인수 효과를 키울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생명은 올해 한화그룹의 확장 정책에 맞춰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한화그룹은 최근 2조원을 투입해 조선업체인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한화생명도 올해 초 해외 대체투자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미국에 세운 부동산 투자 자회사에 2000억원을 추가로 투입했다. 또 다른 자회사인 한화손해보험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도 1900억원을 출자했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피플라이프 인수를 위해 재검토 중인 것은 맞지만 아직 최종 결정된 사안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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