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라그나로크 아레나’ 출시···다운로드 수 1만건 미만
국내 흥행게임 부재한 그라비티···매출순위 100위권 밖

라그나로크 아레나 이미지/ 사진=그라비티
라그나로크 아레나 이미지/ 사진=그라비티

[시사저널e=이하은 기자] 그라비티가 대표 지식재산권(IP)인 ‘라그나로크’에 기반한 신작을 연달아 국내에 출시했지만, 부진한 성적을 기록중이다. 장르 다변화 전략으로 중화권 및 동남아시아에서 흥행하며 국내 흥행몰이에 나섰지만 성공 가능성에 의구심이 제기된다.
 
27일 그라비티는 모바일 신작 ‘라그나로크 아레나’를 국내 출시했다. 라그나로크 아레나는 그라비티가 라그나로크 20주년을 기념해 국내에 선보이는 두번째 게임이다. 지난달 ‘라그나로크 더 로스트 메모리즈’를 출시했으며, 오는 4분기 ‘라그나로크 X: 넥스트 제너레이션’을 선보일 예정이다.

◇ 신작 3종 연달아 출시···초반 성적은 부진

라그나로크 아레나의 초반 성적은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출시된 라그나로크 아레나는 구글플레이 및 앱스토어에서 인기(다운로드) 순위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통상 흥행 게임은 사전등록을 시작할 때부터 인기 순위에 오르지만, 해당 신작은 구글 다운로드 횟수 5000회 이상에 그쳤다. 

지난달 출시했던 라그나로크 더 로스트 메모리즈도 매출 상위권에 없다. 데이터 분석 솔루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해당 게임은 양대 앱마켓에서 매출 100위권 내에도 들지 못했다. 

이에 그라비티의 ‘같은IP·다른 장르’ 전략이 국내에서 통하지 않는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라비티는 라그나로크란 대표 IP를 활용한 신작 출시에 집중해 왔다. 이에 단일 IP 의존도가 너무 높다는 지적이 나오자 장르 다양화로 돌파구를 마련했다. 같은 IP지만, 새로운 장르의 신작을 다수 선보이면서 시장을 공략한 것이다. 

해당 전략은 중화권 국가 및 동남아 국가에서 성공을 거뒀다. 그라비티의 지난 2분기 매출은 965억원, 영업이익은 22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모두 15.4% 증가했다. 지난 5월 대만, 홍콩, 마카오 지역에 먼저 출시된 라그나로크 아레나는 구글플레이, 앱스토어에서 인기 순위 1위를 달성했다. 지난 1일 태국에 출시된 이후 앱스토어 매출 순위 1위를 기록했다. 

◇ 장르 다양화 전략, 국내 흥행 가능성은 미지수

그러나 국내에선 흥행 돌풍을 이어갈지 미지수다. 중화권 및 동남아시아와 달리 라그나로크 IP는 국내에서 성적을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번 신작 이외에도 그라비티가 서비스하는 게임 중 구글플레이 매출 100위권에 이름을 올린 게임은 없다. 국내에서 가장 높은 성적을 기록한 게임은 지난해 출시한 ‘라그나로크 오리진’으로 앱스토어 86위를 기록했다. 

일각에선 장르 다양화란 이름으로 IP를 확장하다보니 게임간 차별성이 부족하단 점을 문제로 지적한다. 여러 장르의 신작을 동시다발적으로 출시하기보다 완성도 높은 게임으로 승부해야 한단 것이다. 한 이용자는 구글플레이 리뷰에 “라그나로크 IP를 밀거면 차라리 제대로 만드는게 나을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MMORPG가 아닌 새로운 장르에 도전한 점도 오히려 마이너스란 시각도 있다. 국내에서 MMORPG가 주류 장르이기 때문이다. 그라비티는 그간 MMORPG에 집중한 기존작과 달리 이번 신작을 방치형 시뮬레이션 롤플레잉게임(SRPG)으로 출시했다. 기본적인 RPG 요소와 몬스터를 수집하는 수집형 카드 시스템, 방치형 콘텐츠 등을 결합한 게 특징이다.

그라비티는 이번 신작을 장르적 도전이라고 설명했다. 라그나로크 아레나의 경우 차별화를 위해 실시간 공성전, 미로찾기, 퍼즐 시나리오 등 콘텐츠를 도입해 차별화를 꾀했단 것이다. 또 게임 내 주크박스를 구현해 이용자들이 배경음악(BGM)을 콘텐츠에서 수집하고 원하는 음악으로 언제든 설정할 수 있게 했다. 

이희수 총괄팀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요새 매출 순위 경쟁도 치열하기 때문에, (매출)숫자를 정해놓고 달려들면 게임성에 안 좋은 영향이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소위 ‘혜자’스러운 비즈니스 모델을 내놓으면서, 성과를 내보려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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