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보존, 비마약성 진통제 '오피란제린' 국내외 임상 선두
올리패스, 비마약성 진통제 호주 임상 2a상 2단계 진입

[시사저널e=최다은 기자] 비마약성 진통제 시장이 2030년 10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국산 1호 비마약성 진통제 개발은 바이오 기업 ‘비보존’이 선두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올리패스의 약진이 눈에 띈다. 

국내 비마약성 진통제 주요 개발 현황./ 표=정승아 디자이너
국내 비마약성 진통제 주요 개발 현황./ 표=정승아 디자이너

15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제약사들이 마약성 진통제의 부작용과 오·남용에 의한 중독을 막을 수 있는 비마약성 진통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내에서 비마약성 진통제를 개발하는 기업들 중, 임상 2상 이상에 진입한 곳은 비보존과 올리패스다. 비보존은 국내와 글로벌 상용화를 목표로 국내와 미국에서 임상 2상과 3상을 진행하고 있고, 올리패스는 호주에서 임상 2a상을 진행 중이다.

만성 통증의 경우 일반 진통제인 NSAID계 약물이나 마약류 등이 제한적으로 사용돼 왔다. 다만 내성 및 의존성 등의 부작용으로 비마약성 강력 진통제 개발이 요구되고 있다.  

비마약성 진통제 시장은 항암제 다음으로 큰 시장으로 평가된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전 세계 진통제 시장 규모는 2024년 916억달러(약 104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중 글로벌 비마약성 진통제 시장은 올해 약 29조원 수준까지 성장하고, 2030년에는 1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에서 비마약성 진통제 개발에 선두를 달리고 있는 기업은 비보존이다. 비보존이 개발한 비마약성 진통제 ‘오피란제린’은 중추 및 말초신경계에 작용해 진통 효능을 보이는 신약이다. 

비보존은 오피란제린의 주사제 및 외용제에 대한 국내 독점 실시권을 획득해 주사제는 임상 3상, 외용제는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다. 비보존 헬스케어가 오피란제린 주사제와 외용제에 대해 각각 국내 임상 3상과 2상을, 비보존이 미국 임상 3상을 주도하고 있다. 

올리패스는 비마약성 진통제 신약 ‘OLP-1002’에 대한 호주 임상 2a상을 진행하고 있다. OLP-1002의 주요 전임상 결과 및 호주 임상 2a상 1단계 오픈라벨 임상 결과는 이달 발표할 예정이다. 또 지난달엔 호주 윤리위원회(HREC)로부터 임상 2a상 2단계 IND(임상시험계획) 승인을 받으면서 환자 모집을 시작했다. 

오리패스 관계자는 “OLP-1002 호주 임상은 관절염 통증을 적응증으로 한다”며 “적응증 확대를 위해 미국에서도 임상을 진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 임상은 신경손상성 통증을 타깃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비마약성 진통제 원리는 통증을 증폭시키는 세포 표면에 있는 단백질 Nav1.7을 억제하는 것이다. 기존 비마약성 진통제 개발사들은 Nav1.7만을 억제하지 못하고 Nav1.5, Nav1.4, Nav1.2 등까지 억제하면서 심장바비와 근육강직, 간질성 경련 등 심각한 부작용을 발생시켰다. 

올리패스는 Nav1.7을 직접 타깃 해 억제하는 것이 아닌, RNA 물질(유전정보를 지닌 염기서열)을 타깃으로 한다. 단백질 손상을 줄여 부작용 발생 위험을 낮추기 위해서다. 

아울러 올리패스는 OLP-1002 호주 임상 2a상 1단계 결과를 바탕으로 기술수출을 추진할 예정이다. 기술수출 이후 자금력이 풍부해지면 관절염, 신경손상성 통증 이외에 당뇨성 신경통, 섬유 근육통, 수술 후 만성 통증 등으로 적응증 확장 임상을 계획 중이다.

올리패스 관계자는 “당초 OLP-1002 초기 임상때부터 글로벌 제약사들과 기술수출 논의를 이어왔다”며 “호주 임상 2a상 1단계 결과를 기반으로 기술수출 계약에 따른 선급금 및 마일스톤을 지급받으면 적응증 확장을 위한 추가 임상을 시작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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