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급등에 달러·환율노출형 ETF 원화기준 수익률 상승
은행 달러 예금보다 증권사 RP·발행어음 투자가 비교우위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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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e=이승용 기자] 원·달러 환율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역대 최고치를 연일 경신하면서 달러에 투자하거나 환율변동이 주가에 반영되는 해외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한 투자자들이 이득을 보고 있다. 미국 연준의 긴축 의지가 강경한 것으로 분석되면서 향후 달러 추가 상승에 베팅하려는 투자자들도 늘어나고 있다.

다양한 달러 투자 방법이 있지만 최근에는 은행보다는 증권사를 통한 달러 투자가 주목받고 있다. 증권사에서 달러 환매조건부채권(RP)나 달러 발행어음에 투자한다면 비교적 안정적으로 이자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증권가 화두는 ‘킹달러’···달러 투자자 웃는다

23일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5.7원 오른 1345.5원에 마감했다. 전날에 이어 이날도 2009년 4월 금융위기 당시(고가 기준 1357.5원) 이후 약 13년 4개월 만에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상승 기조가 유지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날 “하반기 달러는 미 연준의 정책 기조와 미국과 유럽의 체력 차이를 반영해 강보합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며 “환율의 추가 상승 가능성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달러 관련 ETF를 통해 환율 상승에 베팅한 투자자들은 웃고 있다. 국내 증시에는 총 10종의 달러 선물 관련 ETF가 상장되어 있다. 10종의 ETF는 키움투자자산운용과 삼성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에서 출시한 것으로 달러 선물지수에 2배로 연동되는 레버리지 ETF와 반대로 움직이는 인버스 ETF, 2배 인버스 ETF 등이 8종이나 된다.

달러 선물지수를 1배로 추종하는 KOSEF 미국달러선물이나 KODEX 미국달러선물 ETF의 경우 최근 3개월 기준 수익률이 6%, 6개월 기준 수익률이 12.6% 수준이다. 레버리지 ETF에 투자한 사람들의 경우 3개월 기준 11.7%, 6개월 기준 25.5%에 달하는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해외주식 투자자들도 직간접적으로 수혜를 입고 있다. 미국 증시에 직접 투자하는 서학개미의 경우 환차익 덕분에 원화기준 수익률이 달러기준 수익률보다 높은 상태다.

국내 증시에 상장된 해외 ETF에 투자자들 가운데 환율변동에 노출된 ETF에 투자한 투자자들 역시 비슷한 원리로 이득을 얻고 있다.

S&P500지수를 추종하지만 환헤지가 적용된 한화자산운용의 ARIRANG 미국S&P500(H)는 최근 6개월 기준 수익률이 0.36%에 그친다. 반면 같은 S&P500지수를 추종하지만 환율변동에 노출된 TIGER 미국S&P500, KINDEX 미국S&P500, KBSTAR 미국S&P500의 경우 최근 6개월 동안 수익률이 10.1%에 달한다. 환차익이 ETF 수익률에도 반영된 것이다.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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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행보다는 증권사···한투·NH·KB證 발행어음 ‘주목’

최근에는 증권사가 달러 투자 창구로 각광받고 있다.

은행을 이용할 경우 투자자가 달러 통장을 만들어야 한다. 환율 상승으로 인한 차익에 대해서는 비과세이고 5000만원까지 예금자보호도 된다. 하지만 수시입출금 달러예금의 경우 이자율이 0%대에 그치고 환전수수료가 비교적 높은 편이다.

반면, 증권사의 경우 환전수수료 95% 면제를 제공하는 경우가 많아 수수료 면에서 유리하다. 또한 달러 환매조건부채권(RP)과 달러 발행어음 투자도 가능하기에 이자수익을 추가로 거둘 수 있다.

달러 환매조건부채권은 증권사가 보유하고 있는 외화채권을 고객에게 일정기간이 지난 후 약정한 가격으로 다시 사겠다는 조건으로 판매하는 것이다. 달러 예금처럼 입출금이 자유로운 수시형과 일정기간 유지해야 하는 약정형으로 구분된다.

달러 환매조건부채권은 수시형이라도 연 2% 전후의 이자를 받을 수 있다. 달러 환매조건부채권 이자에 대해서는 15.4%에 달하는 세금을 내야 하지만 환차익에 대해서는 비과세를 적용받는다.

최근에는 대형 증권사에서 판매하는 달러 발행어음도 주목받고 있다. 발행어음은 증권사가 고객이 맡긴 돈으로 기업금융 등에 투자하고 투자를 통해 발생한 손익을 토대로 고객에게 원금과 약속한 이자를 제공하는 상품이다.

발행어음은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증권사 가운데 금융당국으로부터 허가를 받은 증권사만 판매가 가능한데 현재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등 4개사만 판매 허가를 받은 상태다.

달러 발행어음의 경우 미래에셋증권을 제외한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등 3개사에서 판매하고 있다. 발행어음 역시 달러 예금이나 달러 환매조건부채권처럼 수시형과 약정형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제공하는 이자율이 가장 높다. 수시입출금 발행어음 상품의 경우 2.4~2.5%에 달하는 이자율을 내걸고 있다.

다만, 약정형 발행어음의 경우 증권사마다 중도해지시 이자율이 달라 유의가 필요하다. KB증권과 NH투자증권의 경우 중도해지시 약정수익률의 50%를 지급하고 있다. 반면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기간에 따라 20~70%의 수익률이 차등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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