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5G 가입자 확대로 연속 합산 영업익 1조 돌파
지난해 이어 올해도 합산 영업익 4조 넘어설 전망
5G 중간요금제로 ARPU 감소 우려···정부의 잇단 전기료 인상도 악재

통신3사 영업이익 추이 / 그래픽 = 김은실 디자이너
통신3사 영업이익 추이 / 그래픽 = 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김용수 기자]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3사가 5G 가입자 증가에 따른 무선(MNO) 사업 호조로 2분기 전년 대비 매출 증가를 기록했다. 합산 영업이익은 2분기 연속 1조원을 돌파했다. 다만 당장 3분기 실적부턴 전망이 어둡다. 5G 중간요금제 출시에 따른 무선 사업 매출 감소 우려, 망 투자 압박, 전기요금 추가 인상 등 악재가 예고돼 있기 때문이다.

10일 통신3사는 KT를 끝으로 올 2분기 실적발표를 마쳤다. 통신사별로 SK텔레콤 매출은 지난해 동기대비 3.99% 늘어난 4조2899억원, KT는 4.7% 증가한 6조3122억원, LG유플러스는 1.2% 늘어난 3조3843억원을 기록했다.

SK텔레콤의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6.15% 증가한 4596억원이다. 반면 KT와 LG유플러스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5%와 7.5% 감소한 4592억원과 2484억원을 기록했는데, 인건비 등 일회성 비용이 반영된 탓이다.

이로써 통신3사의 2분기 합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1조1413억원보다 259억원 늘어난 1조1672억원을 기록했다. 올 1분기 합산 영업이익 1조3202억원에 비해 줄었지만, 2분기 연속 1조원대를 기록한 셈이다. 이같은 추세면 올해 통신3사는 합산 영업이익 4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통신3사는 지난해 10년 만에 합산 영업이익 4조원을 넘긴 바 있다.

통신3사 5G 가입자수 / 그래픽 = 김은실 디자이너
통신3사 5G 가입자수 / 그래픽 = 김은실 디자이너

통신3사의 호실적엔 상대적으로 고가의 요금제를 사용하는 5G 가입자가 늘어난 것이 주효했다. SK텔레콤의 2분기 5G 가입자는 전년 대비 51.8% 증가한 1168만2000명을 기록했다. 이에 힘입어 무선 사업 매출은 3조1180억원으로, 전년 대비 3.2% 늘었다.

KT 무선 사업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 늘어난 1조5503억원이며, 5G 가입자는 전년 대비 49.2% 늘어난 747만9000명으로 집계됐다. LG유플러스 무선 사업 매출도 전년 대비 2.2% 증가한 1조5410억원을 기록했다. 이 기간 LG유플러스의 5G 가입자는 지난해보다 44.2% 증가한 537만3000명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미디어·콘텐츠, 기업간거래(B2B) 등 신사업이 성장세를 이어가고, 마케팅 비용을 전년 대비 줄이는 등 비용 통제가 이뤄진 점도 호실적에 영향을 줬다.

그러나 하반기 통신3사의 실적 전망은 어둡다. 5G 중간요금제 출시로 무선 가입자당평균매출(ARPU) 감소 우려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은 지난 5일 월 5만9000원에 데이터 24GB를 제공하는 신규 5G 요금제를 출시했다. KT와 LG유플러스도 6만원대에 데이터 30GB를 제공하는 요금제를 이달 중 출시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그간 고가 요금제를 사용해 온 가입자들이 중간 요금제로 이탈할 경우, 통신3사의 ARPU 감소 및 무선 사업 수익 악화가 불가피하다.

여기에 기지국 투자 압박에 따른 설비투자비(CAPEX) 확대도 통신3사 수익 전망에 부정적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 4월말 기준 통신3사의 28㎓ 기지국 의무 구축 이행률은 11.2%에 불과하다. 앞서 5G 주파수 할당 당시 통신3사는 각 1만5000국, 총 4만5000국을 구축 의무를 부과받았지만, 주파수 할당 취소 기준인 10%를 겨우 넘긴 셈이다.

이 가운데 지난달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이 통신3사 CEO와의 간담회에서 28㎓ 기지국 투자 필요성을 강조한 만큼, 하반기 통신3사에 대한 투자 압박은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왼쪽부터 유영상 SK텔레콤 대표, 구현모 KT 대표,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 / 그래픽 = 김은실 디자이너
왼쪽부터 유영상 SK텔레콤 대표, 구현모 KT 대표,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 / 사진 = 각사

전기요금 추가 인상도 악재다. 정부는 원재료 급등으로 인해 지난달 ㎾h당 5원 인상한 데 이어, 오는 10월 ㎾h당 4.9원을 추가로 인상할 예정이다. 하반기에만 ㎾h당 10원가량 인상되는 셈이다. 정부는 지난 4월에도 전기요금을 ㎾h당 6.9원 올렸다.

매년 수천억원의 전기료를 내는 통신사에게 전기요금 인상은 재무부담 가중으로 이어진다. 지난해 통신3사는 수도광열비·전력수도비·전력료 등 명목으로 총 9700억원가량을 썼다. 통신업계에 따르면 지출 명목은 다르지만 대부분 전력비용에 해당한다. SK텔레콤(수도광열비) 3507억원, KT(전력수도비) 3643억원, LG유플러스(전력료) 2546억원 등이다.

통신3사 대표들은 이 장관과의 간담회에서 전기요금 절감을 위한 정책 지원을 요청하기도 했다.

당시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통신망 전력소비를 줄일 수 있는 기술 개발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고,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는 “기지국과 인터넷데이터센터(IDC) 구축으로 전기사용량과 탄소 배출에 대한 부담이 늘어나는데, 통신에 대해선 공공성을 인정해서 탄소 배출 부담을 줄여달라”며 “탄소배출권 규제가 통신업에 유연하게 적용 가능할지 환경부와 협조해 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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