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벤처투자 4조원 돌파···역대 최대 실적
2분기엔 하락세 전환···금리 인상, 러-우 사태 영향

[시사저널e=염현아 기자] 올해 상반기 벤처투자액과 펀드결성이 모두 상반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최근 고금리, 고물가 등으로 글로벌 벤처투자 시장이 위축되는 상황에서 나온 성과다. 다만 가장 최근인 2분기 실적은 하락세를 보인 만큼, 대비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중소벤처기업부가 발표한 ‘2022년 상반기 벤처투자 및 펀드결성 동향 발표’에 따르면, 올 상반기 벤처투자액과 펀드결성 실적이 각각 4조원을 넘어섰다. 벤처투자는 전년 동기보다 24.3% 늘어 4조61억원으로, 최초로 4조원 돌파했다. 투자 건수, 건당 투자금액, 피투자기업수, 기업당 투자 역시 각각 상반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상반기에 100억원 이상 투자를 유치한 기업은 상반기 역대 최다인 91개사로 집계됐다.

출처=중소벤처기업부

업종별로는 정보통신기술(ICT) 서비스에 투자액이 가장 많이 몰렸다. 전년 동기보다 70% 늘어, 1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상승세였던 바이오·의료 업종 투자는 감소했다. 중기부는 바이오 기업들의 상장 부진으로 벤처캐피탈(VC)이 바이오·의료 분야에 대한 투자는 관망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문제는 벤처투자의 상승세가 2년 만에 꺾였다는 것이다.

올 1분기 벤처투자액은 처음으로 2조원을 웃돌며 역대 1분기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2분기 투자액은 4.2%P 감소했다. 분기별 투자액이 전년 대비 감소한 것은 코로나19 사태 직격탄을 맞았던 2020년 2분기 이후 8분기 만이다.

미국 금리 인상 및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의 여파로 국내 벤처투자 시장도 감소세 전환이 시작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실제로 토스, 무신사, 야놀자 등 상장을 추진하던 국내 대표 유니콘 기업들도 기업공개(IPO) 일정을 잇달아 연기하고 있다.

앞으로의 벤처투자 규모를 예상할 수 있는 펀드는 상반기에 4조4344억원이 결성됐다. 전년 동기 대비 55.9% 늘어난 것으로, 벤처투자와 함께 4조원을 돌파했다.

올해 상반기 새로 결성된 벤처펀드는 모태펀드 등 정책금융 출자가 전체 출자의 18.1%를, 민간부문 출자가 81.9%를 차지했다. 민간부문 출자에서는 시중은행 출자가 급증해 작년 상반기보다 77.2% 급증한 3조6339억원으로 파악됐다.

권영학 중기부 투자회수관리과장은 “현재 세계적으로 투자 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상반기 벤처투자와 펀드결성이 역대 최대 실적을 낸 것은 고무적”이라면서도 “2분기 실적 감소로 추세적으로 우려가 따라 투자 시장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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