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콘텐츠이자 사업모델 중단에 이용자 이탈

사진=네오게임즈
재배 시스템을 구현한 농장게임 레알팜/사진=네오게임즈

[시사저널e=이하은 기자] P2E(Play to Earn)게임 규제 불똥이 P2E가 아닌 게임에도 튀었다. 게임위원회 P2E 규제가 실물 경제와 연동된 게임에까지 영향을 미치면서 관련 게임업계는 고사 위기다. 

네오게임즈는 모바일 농사게임 ‘레알팜: 일석이조 진짜 농사게임’의 핵심 서비스인 실물상품 지급 보상을 오는 29일부터 중단한다고 26일 밝혔다.

네이버 공식카페에 올린 공지글에서 “레알팜은 공정거래위원회의 경품고시 기준에 따라 국내 농축산물에 대한 홍보와 판촉을 목적으로 경품을 제공해 오고 있었다”며 “다만 최근 P2E 게임물이 많아지면서 경품 제공 방법과 형태에 대한 이슈가 부각됐고, 직접적인 제재를 받는 업체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정위 경품고시가 아닌 관련 게임산업진흥법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 제기됐다”며 “게임법이 수정되기 전까지 레알 쿠폰으로 실물 상품을 신청하는 형태는 중단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게임위는 최근 국내 서비스 중인 P2E게임 등 45종을 무더기로 취소하며 강력 제재에 나섰다. 게임법 28조에 따르면 ‘(게임사가)경품 등을 제공해 사행성을 조장하지 아니할 것’이라는 점을 근거로 들어 P2E 규제한다. 게임법28조는 코인이나 대체불가토큰(NFT)뿐만 아니라 실물경제와 연동된 경품도 해당될 소지가 있다. 

네오게임즈는 이에 게임위 등 관련 기관 및 법무법인을 통해 쿠폰 지급에 대한 법리검토를 요청했으며 기관으로부터 레알 쿠폰과 같은 형태의 경품 지급을 즉각적으로 수정해야 한단 답변을 받았다.

쿠폰 취득은 레알팜의 핵심 콘텐츠이자 비즈니스 모델이다. 이용자가 쿠폰을 얻으려면 농작물을 수확하거나 돌림판을 돌려야 하는데 확률을 올리기 위해 유료 아이템을 구매해야 한다.

네오게임즈는 모든 이용자에게 출석판을 제공해 실물상품을 체험할 수 있도록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또 문구류 등 다른 실물상품을 대체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다만, 이럴 경우 농사 게임이라는 정체성이 흔들릴 수 있다. 

사진=레알캄 공식카페 갈무리
레알팜 내 레알 쿠폰을 통해 실물상품을 받을 수 있다. /사진=레알캄 공식카페 갈무리

레알팜은 올해 10년차를 맞이한 장수게임으로 꾸준히 인기를 얻어 500만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진짜 농사 게임이란 컨셉으로 게임을 하면서 얻은 쿠폰으로 실제 감자, 복숭아, 정육세트 등 실제 농작물을 교환할 수 있다. 

핵심 콘텐츠이자 수익원이 사라지면서 해당 게임이 존폐 기로에 섰다는 지적이 나온다. 모바일 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최초 공지를 올리기 전인 6월 둘째주 사용자 순위는 75위였지만, 7월 둘째주에는 96위로 하락했다. 플레이스토어와 앱스토어, 원스토어를 합산한 매출순위는 146위에서 153위로 하락했다. 

이용자들은 “실물 교환 때문에 게임했던 건데 이제 그만둘 것” “신규 이용자가 많이 빠진 게 보인다” “서비스가 곧 종료될 것 같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해당 게임뿐만 아니라 실물경제를 연동한 게임까지 영향권 아래 놓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김정태 동양대 교수는 “실물 경제와 접목하는 게임들이 굉장히 곤혹스러운 상황에 처할 것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사업 모델을 다 바꿔야 할 것”이라며 “이같은 피해를 막기 위해서라 P2E게임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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