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 10% 인상·괴롭힘 방지기구 설치 요구

사진=이하은 기자
사진=이하은 기자

[시사저널e=이하은 기자] 네이버 노조가 5개 계열사의 단체행동을 본격화하고 강도를 점차 높일 계획이다. 네이버 본사가 나서지 않는다면 파업까지 단행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네이버지회 ‘공동성명’은 26일 서울 상연재 시청점에서 ‘5개 계열사 단체행동 방향성 설명 기자 간담회’를 열고 네이버의 5개 계열사 쟁의행위를 본격화한다고 밝혔다.

지난 14, 15일 쟁의찬반투표에서 엔테크서비스(NTS)·엔아이티서비스(NIT)·컴파트너스·그린웹서비스·인컴즈 등 5개 계열사가 찬성함에 따라 쟁의행위를 본격화한 것이다.

쟁의행위는 수위에 따라 착한맛, 순한맛, 보통맛, 매운맛, 아주매운맛 등 5단계로 구분했다. ‘아주매운맛’에 해당하는 단체행동은 파업이다. 현재 네이버노조는 카페 쟁의행위 게시물에 댓글달기, 조합 공식 SNS 계정 팔로우하기와 같은 ‘착한맛’ 단체행동에 들어갔다. 

이후 단계인 ‘순한맛’은 SNS팔로우 및 글 공유에 해당하며 ‘보통맛’은 온라인 집회, 피케팅에 해당한다. 이후 ‘매운맛’에 돌입하면 오프라인 집회 등 본격 행동에 나서게 된다. 각각의 ‘맛’에 해당하는 쟁의행위에 일정 수 이상의 조합원이 참여하면 다음 쟁의행위로 수위를 높일 예정이다.

네이버노조에 따르면 5개 계열사가 최고수위인 파업에 돌입할 시 네이버 서비스 운영 전반에 차질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5개 계열사는 네이버 쇼핑, 광고, 콘텐츠 등부터 고객센터 운영, 서비스 이전검수(QA), 주요 서비스의 사용자환경(UI), 보안 등 필수적인 업무를 담당한다. 

예를 들어 파업에 돌입하면 제품 출시 이전에 테스트하는 QA 업무에 차질이 생기게 될 것으로 관측된다. 서비스 출시부터 업데이트까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또 네이버페이의 경우 구매 과정에서 확인절차에 문제가 생길 경우 이용자뿐만 아니라 판매자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오세윤 네이버 지회장은 “5개 계열사는 고객과 제일 맞닿아 있는 곳의 일을 운영하고 있다”며 “운영은 하루라도 멈추면 안 되기 때문에 파업 시 운영에도 굉장히 차질을 빚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네이버지회 공동성명
네이버 노조 단체행동 단계/사진=네이버지회 공동성명

네이버노조는 모기업인 네이버가 전면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오 지회장은 “5개 계열사는  네이버의 자회사인 네이버아이앤에스가 100% 지분을 소유한 네이버의 손자회사들”이라며 “지분 소유구조 및 영업관계에서 종속성을 고려했을 때 임단협 체결의 관건인 5개 계열사의 임금 및 복지 개선을 위해서는 최상위 지배기업인 네이버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네이버노조에 따르면 5개 계열사의 임금의 경우 신입 초임을 기준으로 5개 계열사 중 가장 낮은 곳이 연봉 2400만~2500만원 수준으로 네이버와 비교해 약 2000만원 이상 차이가 난다. 이에 노조 측은 본사와 동일한 비율의 임금인상(10%)을 요구하고 있다.  

오 지회장은 “5개 계열사 구성원 모두 네이버란 이름을 위해서 일을 하고 있지만 제대로 된 노동의 가치를 인정 받지 못해 왔다. 임금, 복지, 심지어 휴가까지 전체적인 노동환경에서 차이는 점점 심해지고 있다”며 “드러나지 않는 노동이라고 해서 차별 받아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