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94% 킹스레이드, 대규모 업데이트로 반등 노려
인력 감축에 자금난까지···회생 가능성 미지수

사진=전자공시시스템
베스파가 법원에 기업회생을 신청했다./사진=전자공시시스템

[시사저널e=이하은 기자] 경영난을 겪고 있는 베스파가 법원에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베스파는 회사의 대표 게임인 ‘킹스레이드’를 계속 운영하겠단 입장이지만 예고했던 주요 업데이트조차 1년 넘게 연기되면서 이용자들의 불신은 깊어졌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베스파는 최근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베스파는 대표작품 ‘킹스레이드’의 매출이 감소하는 가운데, 자회사 출자 및 인수에 자금을 쏟아부으면서 적자가 지속됐다. 지난 2월 상장폐지 사유로 주식 거래정지 처분까지 받게 됐다. 베스파는 이의를 신청했고 내년 4월까지 상장폐지 사유를 해소하면 구제받을 수 있다. 

베스파는 대규모 구조조정과 대표 게임 킹스레이드를 통해 어려움을 극복할 계획이다. 지난해 11월 신규 프로젝트를 중단하면서 조직 내 체질개선에 들어갔다. 지난 3월부터 베트남 킹스레이드 서비스를 종료했으며, 게임 내 베트남어 지원을 중단했다. 이에 따라 구글플레이 및 앱스토어에서 앱 배포가 중단됐다. 

지난달 30일 베스파는 전직원에게 권고사직을 통보했다. 베스파 직원수는 지난 1분기 148명이었다.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따르면 베스파를 나온 한 직원은 “예고 없이 당일에 권고사직을 통보받았다. 지난 6월 급여도 받지 못했다”고 하소연했다. 

베스파는 감축 인력으로 전체 매출의 94%를 차지하는 킹스레이드 서비스에 힘을 쏟을 예정이다. 다만 베스파 직원 상당수가 퇴사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기존 게임의 서비스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김진수 베스파 대표는 지난 5일 킹스레이드 공식 카페에 올린 입장문에서 “다수의 가족과 안타까운 이별을 진행한 것은 사실”이라며 “업데이트나 CS 문의 처리 등 게임을 유지함에 있어 기존과 같은 만족도를 보여드리기는 어렵지만 서비스를 계속 잘 지속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킹스레이드 이용자들은 더 이상 신뢰하기 힘들다는 반응이다. 공식 카페에는 구체적인 계획이 언급되지 않은 점과 서비스 품질 하락을 피할 수 없다는 우려섞인 댓글도 달렸다. 

실제 킹스레이드는 지난해 7월 공개한 크로니클2 업데이트조차 1년째 연기된 상황이다. 베스파는 지난해 신규 영웅 4명 추가를 비롯한 업데이트를 예고했지만, 1년이 지난 현재까지 업데이트가 이뤄지지 않았다. 지난 6월 개발자노트를 공지했으나 구체적 일정은 나오지 않았다. 

베스파는 킹스레이드의 성공에 힘입어 코스닥에 입성했다. 2017년 출시된 킹스레이드는 국내에서 흥행하며 대한민국 게임대상 우수상을 받았다. 2018년 일본 시장에 진출해 구글플레이 매출 4위, 홍콩에서 1위를 올리는 등 글로벌에서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이를 바탕으로 베스파는 2018년 코스닥에 상장했다. 

그러나 베스파는 매출의 핵심원인 킹스레이드의 매출이 감소하면서 수익성이 악화됐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등록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87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이후 2020년 339억원, 2021년 441억원의 손실을 냈다. 지난해 유동부채도 124억으로 유동자산(95억원)을 29억원 초과했다.

자회사 출자도 독이됐다. 2018년 넥사이팅, 하이브(일본), 봄버스(베트남) 등을 설립한데 이어 2019년 슈퍼콜로니(미국), 하이노드 인수를 진행하며 몸집을 불렸지만, 흥행작 배출에 실패했다. 이들 기업이 지난해 낸 당기순손실은 156억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베스파는 지난해부터 준비한 크로니클2 업데이트로 킹스레이드 반등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베스파 관계자는 “인원 감축보다는 자금 부족이 더 큰 문제”라며 “지난해부터 업데이트 준비에 매진했으며, 게임 전반이 바뀌는 대규모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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