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ENM, 머스트잇에 200억 투자···누적 투자금액만 480억원 달해
머스트잇과 명품으로 경쟁력 강화 집중···시너지 낼지는 두고봐야

CJ ENM이 CJ온스타일을 통해 머스트잇에 200억원을 투자했다.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CJ ENM이 CJ온스타일을 통해 머스트잇에 200억원을 투자했다.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온라인 명품 커머스 머스트잇이 CJ ENM으로부터 200억원 투자를 유치받았다. CJ ENM은 CJ온스타일을 통해 머스트잇에 투자해 ‘명품 부문’을 강화할 예정이다. 이번 투자로 CJ ENM은 명품 판매를 통한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지만, 명품의 반짝 인기와 플랫폼을 향한 우려 섞인 시선이 존재해 양사가 이를 어떻게 극복하고 시너지를 낼지 관심이 모인다.

1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CJ ENM은 머스트잇에 200억원 투자를 유치했다. CJ ENM은 재무적 투자자가 아닌 전략적 투자자로서 머스트잇에 투자한다. 이달 중 투자가 마무리되면 CJ ENM은 약 4.7%의 지분을 확보하게 된다.

이번 투자 유치로 머스트잇의 누적 투자금액은 480억원에 달한다. 앞서 머스트잇은 2020년 IMM인베스트먼트와 소프트뱅크벤처스, 케이투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 메디치인베스트먼트로부터 15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받았다. 지난해에는 카카오인베스트먼트와 케이투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로부터 130억원 규모의 브릿지 라운드 투자를 유치했다.

양사는 상호 상품 연동을 통해 서로의 채널 경쟁력 강화에 집중할 방침이다. 현재 양사는 ▲유럽 현지 유통 채널 공동 발굴 ▲상품 소싱력 강화 ▲CJ ENM과 머스트잇 간 기술, 인프라 협업 통해 ‘명품 전문 고정 모바일 라이브커머스 프로그램’(MLC) 론칭 등을 계획하고 있다.

이번 투자를 주도한 김지현 CJ온스타일 전략기획담당은 “명품 경쟁력 강화로 신규 고객층 유입을 통한 저변 확대 및 객단가 상승 등 명확한 시너지로 미래 성장 발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해 머스트잇 투자를 결정하게 됐다”며 “최근 다양한 가격대의 패션을 소비하는 고객 트렌드 속에서 기존 가성비 상품에 더해 명품 경쟁력까지 갖추며 범 패션 카테고리에서의 오너십을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CJ온스타일과 머스트잇 실적 추이. / 자료=각 사, 표=정승아 디자이너
CJ온스타일과 머스트잇 실적 추이. / 자료=각 사, 표=정승아 디자이너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온라인 명품 시장은 1조5957억원으로 전년 대비 10.9% 성장했다. 이 중 MZ세대인 2030세대가 55%를 차지했다. 이같은 명품 특수에 홈쇼핑에서도 명품 판매율이 높아졌다. 지난해 롯데홈쇼핑의 명품 주문금액은 코로나19 발생 이전과 비교해 2배 이상 신장했고, 신세계라이브쇼핑의 명품 전문 프로그램 ‘S-STYLE’은 지난해 연간 판매액 200억원을 돌파했다.

다만 홈쇼핑과 명품 커머스 플랫폼의 만남이 극적인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지난해의 경우 홈쇼핑 명품 분야에서 반짝 실적 반등이 있었지만 코로나19 특수로 인한 보복소비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에 무게가 실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롯데·신세계·현대홈쇼핑의 경우 홈쇼핑 상품 구색력을 뒷받침할 MD, 백화점(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이 존재한다. CJ온스타일의 경우 명품을 뒷받침할 경쟁력이 없어 머스트잇에 투자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명품 플랫폼의 가품, 반품 비용, 개인정보 유출을 비롯한 각종 구설수가 오르내리고 있어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 즉 명품 판매 이후 논란이 빚어지면 CJ온스타일 이미지에도 타격이 가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명품의 이같은 인기행렬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홈쇼핑 업계 관계자는 “명품 브랜드와 연계해 홈쇼핑 방송을 하는 경우 이월상품이라는 이미지가 강하고 명품 회사와 직접 컨텍하면 상품을 대량 확보하기 어렵다”며 “명품 커머스 플랫폼과 연계하면 직접 상품을 구하는 번거로움은 덜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CJ온스타일은 머스트잇에 투자한 배경에 홈쇼핑 주 고객 연령층이 4050세대라는 점에서, 명품 플랫폼을 이용하는 2030세대 소비자들을 CJ온스타일 고객으로 유입하겠다는 의도가 깔려있다. TV홈쇼핑을 집중해왔던 CJ온스타일의 고객 연령대가 머스트잇보다 현저히 높아서다.

다만 2030세대의 홈쇼핑을 통한 명품 구매 수요가 얼마나 높을지도 관건이다. 홈쇼핑에서 판매하는 명품은 상대적으로 다른 유통 채널 대비 저렴하게 판매되고, 최신 상품이 아니라는 이미지가 팽배하다.

직장인 이아무개씨(29)는 “최근 명품 플랫폼을 비롯해 각종 이커머스에서 명품 상품을 판매하고 있는데 비대면으로 구매하기 꺼려지는 것이 사실”이라며 “직접 보고 사야 리스크도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2030세대들은 홈쇼핑에서 정기적으로 구매하는 상품이 아니면 자주 이용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명품을 판매하는 채널이 기존 백화점, 면세점에서 다양화되는 트렌드이지만 홈쇼핑 채널이 갖고 있는 AS진품 증명 등 취약점이 있다”며 “TV홈쇼핑도 모바일로 연결되며 이커머스 역할까지 하는 상황이고, 이같은 흐름을 감안해본다면 머스트잇과 협업 정도에 따라 크게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CJ온스타일과 머스트잇은 고객 연령층, 소비자 신뢰를 얼마나 확보하는지가 관건”이라며 “양사가 기대하는 수준의 협업이 이어지기 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