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인건비 증가로 내년 리쇼어링···전기차 흑자전환 목표는 내후년
웨어러블·보안 제품 센서로 영역 확대···“내년 매출 1조원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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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태 캠시스 대표 / 사진 = 시사저널e

[시사저널e=이호길 기자] “내년 하반기에 0.5톤과 0.8톤 전기자동차를 출시해 국내와 아시아 시장에서 1톤 이하 세그먼트를 공략하려고 한다. 원가 절감과 브랜드 이미지 강화를 위해 내년 9월에는 전기차 생산 라인을 리쇼어링(국내 복귀)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2024년에는 전기차 부문 흑자 전환이 가능하다고 전망한다”

부품·모듈 전문기업인 캠시스가 신사업으로 육성하고 있는 전기차 생산기지를 중국 창저우에서 국내로 옮긴다. 국내 고용창출과 전기차 생태계 육성 효과가 전망된다. 생산지역은 전라남도 영광군이 될 전망이다.

중국은 최근 인건비가 가파르게 상승하며 원가 절감 장점이 사라졌다. 캠시스는 여기에 국내 전기차 생태계에 합류하는 것이 경쟁력 측면에서 유리하고 판단했다. 캠시스는 2019년에 초소형 전기차 ‘쎄보C’ 출시를 통해 전기차 사업에 뛰어들었고, 지난해 4월에는 경쟁력 강화를 위해 자회사 ‘쎄보모빌리티’를 설립하며 전기차 사업을 육성중이다.

캠시스는 올해 전기차 판매목표를 지난해 800대 대비 1800대로 늘려잡았다. 주력 사업 분야인 카메라 모듈은 시장 성장세가 둔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전기차 사업을 빠르게 키울 계획이다.

박영태 캠시스 대표는 “사업별 고른 성장세로 올해 흑자전환에 성공하고, 내년에는 매출 1조원 클럽 진입도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주력사업인 카메라모듈은 광학식 손떨림 보정(OIS) 기능 부품을 내재화해 가격 경쟁력을 갖춰 중저가 시장까지 폭넓게 공략할 계획이다.  또 생체·바이오 센서와 보안 카메라에 탑재되는 모듈로도 범위를 넓힌단 방침이다.

박 대표는 2012년부터 캠시스 대표이사를 맡아 카메라 모듈 사업 강화와 함께 초소형 전기차 중심의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 그는 1988년 쌍용그룹에 입사한 이후 쌍용자동차 법정관리인과 대표이사 등을 역임했다. 

다음은 박 대표와의 일문일답.

박영태 캠시스 대표가 지난 7일 인천 연수구 캠시스 본사에서 시사저널e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캠시스

-초소형 전기차 사업에 진출한지 햇수로 3년이 됐다. 시장 현황은

소형 전기차인 쎄보모빌리티 차량은 주로 소상공인들이 구매하는데, 코로나19 수요로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 배달 업체들은 그동안 주로 오토바이를 주로 이용했지만 안전 문제 등으로 소형 전기차로 눈을 돌렸다. 오토바이는 배달 속도가 빠르단 장점 외에는 관리비, 유류비, 보험료가 모두 비싸다는 게 단점이다. 쎄보모빌리티 전기차는 안전하고 비용이 훨씬 적게 들고, 악천후에도 배달이 가능하다. 완충하면 80~100km 주행이 가능한데, 비용은 970원이다. 배달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에 빠르게 확산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쎄보C는 2인승 초소형 전기차 모델이고, 내년 하반기부터는 0.5톤과 0.8톤 픽업트럭을 출시할 예정이다. 신규 차종 출시를 통해 노리는 효과는

쎄보모빌리티는 틈새시장인 1톤 이하 소형급 시장을 확실하게 공략하려고 한다. 국내 자동차 회사에서 나오고 있는 전기차 모델은 대부분 1톤 이상급이다. 장거리 물류에는 1톤 이상을 이용해야겠지만, 0.5톤은 도심형 물류, 0.8톤은 중거리 물류에 이용할 수 있다. 국내와 아시아 시장은 소상공인들의 중단거리 물류차량 수요가 상당히 많다. 택배 차량이나 냉동 탑차, 승합차 등으로 다양하게 변형할 수 있다는 것이 소형 전기트럭의 강점이다.

-전기차 시장 경쟁력 강화 전략은

내년부터는 전기차 라인을 리쇼어링해서 전라남도 영광에서 생산할 예정이다. 지금은 중국 창저우 지역의 공장을 임대해 생산하고 있다. 임대료도 그렇고 인건비도 많이 올라서 비용 부담이 만만치 않다. 올해 리쇼어링하려고 했는데, 지원금 충족 조건 등이 굉장히 까다롭다. 지원금 조건이 내년 6월부터 해당돼 창저우 공장 계약을 1년 더 연장하고 내년 9월에 리쇼어링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현지 공장에서 금형을 가져오면 작업할 수 있다.

-리쇼어링하는 이유는

비용과 제조 경쟁력 문제다. 중국은 최근 들어서 인건비가 굉장히 많이 상승했고, 환경 기준 등 규제도 늘어나고 있다. 현지 공장을 임대해서 활용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외국 법인이 사업하기가 어렵다. 경쟁력 측면에서도 국내 노동자들과는 말이 잘 통하는 장점이 있다. 향후 베트남에서 확실한 리딩 코리아 업체가 되려면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제조 공정을 한국에 두는 게 낫겠다고 판단했다. 국내 인건비가 높은 편이기는 하지만, 금형을 활용해서 자동화해 생산하면 큰 문제는 없다.

또 리쇼어링을 하게 되면 스마트 팩토리 관련 자금이나 고용 창출에 대한 지방 보조금 등 지원금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사실 전기차 사업 초창기에는 한국에서 전기차 부품을 공급받을 수 있는 인프라가 미비했다. 그래서 중국으로 간 이유도 있는데, 이제 산업 육성이 많이 됐다. 배터리 같은 부품도 중국산을 사용하다가 지난해 국산인 삼성SDI 제품으로 바꿨는데, 품질 문제가 없었고 소비자 만족도도 올라갔다. 이런 부분도 리쇼어링 결정 배경이다.

-전기차 부문 흑자 전환은 언제로 예상하는가

내년은 조금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내후년은 확실하다. 미래차를 준비하고 있다 보니 연구개발(R&D) 인력이 상당히 많다. 인건비가 많이 들어서 딱 그만큼 적자가 나고 있는 상황이다. 0.5톤과 0.8톤 차량이 내년 하반기에 나올 때까지는 비용이 계속 들어가기 때문에 내년은 어려울 수 있으나 2024년에는 턴어라운드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내년 말에도 판촉이 이뤄지겠지만, 그때쯤이면 전기차 보조금이 얼마 남지 않아 판매 본격화에는 한계가 있다.

박영태 캠시스 대표 /사진=캠시스

-캠시스 주력 사업은 스마트폰 카메라 모듈이다. 카메라 모듈업계 시장 상황은 어떤가

스마트폰 시장 자체가 대체 수요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 5G 환경으로 가다가 지금 주춤하고 있고, 전 세계적으로 스마트폰 신흥 시장도 일부 지역으로 한정됐다. 대체 수요는 경기 여건과 연동되는데,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나 글로벌 인플레이션, 중국 제로 코로나 등의 영향으로 제품 교체 주기가 길어졌다. 이렇게 되면 소비가 감소할 수밖에 없다. 과거와 달리 고도 성장을 하기 어려운 부분은 분명히 있다.

다만 물량이 감소할 것 같지는 않고, 시장은 유지 내지 소폭 성장 정도로 예상한다. 지금 상황이 최악이라고 본다면 거시 경제 지표가 회복되고 인플레이션이 잡히면 소비가 다시 늘어날 여지는 있다. 또 대규모 인프라 투자가 진행돼서 5G 환경이 되면 대체 수요가 일시에 일어나고, 발목을 잡고 있는 원자재 가격 상승이나 물류비 증가 등도 안정세를 되찾으면 다시 교체 주기는 만들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카메라 모듈 분야 성장 전략은

결론적으로는 경쟁력을 어떻게 갖추느냐의 문제다. 캠시스가 추진하고 있는 내부 혁신 활동은 자동화와 OIS 내재화 등이다. 이를 통해 원가 절감을 하게 되면 내부 경쟁력이 생긴다. 대외적으로는 거래처 다변화다. 이 2가지가 실질적인 해법이라고 생각한다.

스마트폰만 놓고 보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지만, 카메라 측면은 성장 가능성이 높다. 자율주행차 발전을 위해서는 카메라가 더 많이 들어가야 하고, 증강현실(AR)이나 가상현실(VR)도 마찬가지다. 보안이 강화되면서 카메라 수요도 증가하고 있고, 향후에는 가전제품에도 카메라가 장착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장기적으로는 화상회의 용도로 TV에도 들어갈 수 있고, 현재 완제품 업체들도 검토를 하는 단계로 알고 있다. 그렇게 되면 여러 제품이 추가적으로 생길 수 있다.

-거래처 다변화를 위해 공략하고 있는 시장이 있나

일본 시장을 노크하고 있다. 일본 업체와 거래하려면 레퍼런스가 확실해야 하고, 회사 구조도 많이 따지는 편이어서 진입장벽이 높다. 일본에서도 자국 기업을 활용해서 부품 공급을 많이 했고, 자국 산업이나 브랜드 보호 영향도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글로벌 경쟁하는 상황이 되다 보니 해외 쪽으로도 눈을 돌리는 것 같다.

제품 다각화 준비도 하고 있다. 스마트워치에 들어가는 온도 센서나 보안과 관련된 지문 센서 등 웨어러블과 보안 쪽 제품은 사실 카메라 모듈 공정과 크게 다를 게 없다. 생체·바이오 부문(FM) 선행개발팀을 통해 제품을 다양화하고 있고, 내년부터는 성과가 나올 것이라고 기대한다.

-웨어러블과 보안 부문 신제품 계획은

웨어러블 기계에 들어가는 온도 센서 모듈은 개발이 다 끝났고 지금 프로모션 중이다. 무선 이어폰(TWS)에 들어가는 센서도 준비가 됐고, 국내 금고 시장의 지문 센서는 캠시스가 장악을 했는데 계속 확대해가고 있다. 또 베트남에도 진출할 예정이다. 아파트 도어록이나 현지 신용카드에 들어가는 지문 모듈을 개발할 계획이다. 

-실적 목표는 어떻게 되나. 카메라 모듈과 전기차 사업의 매출 포지션을 어떻게 예상하는지도 궁금하다

매출 1조원이 목표인데, 쉽지는 않다. 올해는 어려울 것 같다. 다만 하반기에 신제품 카메라 모듈 물량이 꽤 돼서 어느 정도는 해낼 것 같다. 지난해는 반도체 수급난 때문에 어려웠지만, 올해는 흑자 전환을 이루고 내년에는 매출 1조원을 노리겠다.

캠시스 본사 전경. /사진=캠시스
캠시스 본사 전경. /사진=캠시스

대담=송주영 IT전자부장, 정리=이호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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