젬백스·아리바이오, 치매 치료제 임상 3상 기대↑
‘아두헬름’ 후발주자 반사 이익 누릴까···업계 주목

[시사저널e=최다은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 열기가 뜨거워지는 모양새다. 젬백스앤카엘(이하 젬백스)와 아리바이오는 각각 치매치료제 후보물질에 대한 임상 3상에 착수하면서 상용화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젬백스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중증 알츠하이머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펩타이드의약품 ‘GV1001’ 임상 3상을 승인받아 임상 개시를 앞두고 있다. 아리바이오는 ‘AR1001’ 글로벌 임상 3상에 착수했다. 이들은 치매치료제 임상 3상에 진입에 성공하면서 국내 업체들 중 개발에 가장 앞서나가고 있다는 평가다.

글로벌 알츠하이머 치료제 시장 규모는 지난 2020년 기준 63억4000만달러(약 7조9000억원)로 조사됐다. 오는 2026년까지는 연평균 6.5%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전 세계 알츠하이머 환자는 약 5000만명으로 추산된다.

알츠하이머병은 치매를 일으키는 퇴행성 뇌질환으로 정확한 발병 기전과 원인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아직까지 제대로 된 치료 약물이 없어, 미충족 의료수요를 해결해줄 혁신적인 치료제 등장 여부에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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젬백스·아리바이오의 치매치료제 개발 현황./표=정승아 디자이너

젬백스는 GV1001의 국내 3상과 미국 2상의 임상시험계획승인(IND)을 마치고 조만간 임상에 돌입할 예정이다. GV1001은 아밀로이드 베타나 타우 단백질을 증상으로 보고 뇌 속 신경세포의 항산화, 항노화를 유도해 근본 원인인 신경염증을 제거하는 기전을 목표로 한다.

젬백스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임상 3상을 개시에 앞서 임상연구심의위원회(IRB) 승인 절차를 밟고 있다. 미국 임상 2상은 임상시험수탁기관(CRO)를 통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젬백스는 국내 임상 3상의 경우 중등도에서 중증 알츠하이머 환자 936명을 대상으로 GV1001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할 계획이다. 또 미국 2상은 180명 대상으로 진행할 방침이다. 앞서 젬백스는 지난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진행한 임상2상에서 GV1001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인한 바 있다.

젬백스 관계자는 “젬백스는 GV1001의 국내 임상 3상과 해외 임상을 진행하는데에 앞서 기술수출, 공동개발 등을 포함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다”며 “IND 신청을 마무리하고 임상 돌입을 위한 IRB 승인 등의 절차를 밟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리바이오는 단일 기전 약물에 집중해 온 다국적 제약사와 달리, 약물 하나로 여러 작용을 하는 ‘다중기작’ 약물을 개발하고 있다. 치매 진행 억제와 더불어 인지기능 향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앞서 아리바이오는 지난해 알츠하이머를 적응증으로 한 ‘AR1001’의 미국 임상 2상을 성공적으로 마친 가운데 이를 토대로 다국가 임상 3상을 진행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아리바이오가 신약 개발 플랫폼(ARIDD)을 통해 발굴한 치매 치료제 후보물질 ‘AR1001’은 글로벌 임상 3상 개시에 앞서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임상시험계획(IND) 제출을 위한 자료 준비가 이어지고 있다. 

아리바이오는 해당 치매치료제의 임상 3상을 위한 약 제조를 오는 8월까지 완료할 계획이다.

아리바이오 관계자는 “치매 진행 억제는 물론 인지기능을 향상하는 다중기전으로 혁신적 치매 신약으로서 기대가 높다”며 “알츠하이머는 발병 요인이 정확하지 않기 때문에 단일 타깃 치료제의 실패가 많았던 것으로 판단, AR1001은 다중기작 치매치료제로 개발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FDA와 임상 3상을 진행하는 것에 대해서는 앞서 진행된 미팅을 통해 답변을 받은 상황”이라며 “IND 신청을 위한 자료 준비와 함께 현지 임상 계획 및 전략 수립이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개발 성공률이 매우 낮고, 임상 3상에서의 실패 가능성도 높다는 우려가 나온다. 알츠하이머는 정확한 발병 기전과 원인이 알려지지 않아, 다른 신약에 비해 치료제 개발이 더욱 까다로운 분야로 손꼽힌다.

지난해 미국 FDA 승인을 받으며 알츠하이머 신약으로 주목 받았던 바이오젠의 항체치료제 ‘아두헬름(성분명 아두카누맙)’도 부작용·효능 논란에 휩싸이며 상용화에 실패한 바 있다.

한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알츠하이머는 근원적 치료법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임상 과정에서 효능을 과학적으로 검증하기도 어려운 분야”라며 “알츠하이머 치료제 신약개발은 성공 확률이 낮은 만큼 개발사들의 장기적인 개발 역량으로 효능을 임상에서 입증한다면 FDA 승인을 통해 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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