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하며 로봇영역서 기술 우위 확보···테슬라봇은 여전히 개발 중
양사 모두 온전한 자율주행 4단계 기술 구현 못해···글로벌 시장서 테슬라 전기차 판매량 압도적, 현대차 추격 가속 양상

[시사저널e=유주엽 기자] 현대자동차가 전기차를 비롯해 자율주행 및 로봇 개발 영역에서도 테슬라와 경쟁구도를 이어가며 미래 모빌리티 시장에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전기차 부문에선 아직까지 테슬라가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로봇과 자율주행 영역에선 현대차가 부분 상용화를 이루며 관심을 모으는 중이다.

◇로봇 영역에선 현대차 우위···실제 산업현장에 투입 중

18일 현대차에 따르면 모바일 로봇 개발을 위해 전날 국내 라이다(LiDAR) 센서 개발 업체 ‘에스오에스랩(Smart Optical Sensors Lab)’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 2020년 미국의 로봇 개발업체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인수하며 지속적으로 로봇산업에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현대차는 현재 산업용 로봇 개발을 우선적으로 개발하고 실제 산업현장에 투입하고 있는 상황이다.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개발한 4족 보행 로봇개 ‘스팟’은 SK하이닉스 반도체 공장 및  GS건설 공장현장 등에 도입돼 안전 상태를 점검하는 용도로 활용되고 있다. 심야시간대나 좁은 공간 등 근무하기 어려운 조건에서 인간을 대체한다.

공장 안전서비스 로봇 '스팟' / 사진=현대자동차
안전서비스 로봇 '스팟'. / 사진=현대차

테슬라는 휴머노이드 로봇 ‘테슬라봇’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휴머노이드 로봇은 인간의 형태를 갖춘 로봇을 의미한다. 앞서 테슬라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는 “테슬라봇이 인간을 대신해 위험한 일이나 반복적이고 지루한 일을 대리 수행할 것이다”고 밝힌 바 있다.

테슬라의 휴머노이드 로봇은 인간의 형상을 띈 만큼, 특정 용도에 맞춰진 로봇보다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테슬라는 아직까지 개발 중인 테슬라봇을 공개하지 않은 상황이다. 통상적으로 휴머노이드 로봇은 일반 산업용 로봇보다 제작에 높은 기술력이 요구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대차와 테슬라의 로봇개발과 관련해 김명주 서울여대 정보보호학과 교수는 “현대차가 로봇산업 분야에서 선도적인 위치를 차지하는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인수한 만큼, 로봇 분야에선 테슬라보다 앞서나가고 있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또 “휴머노이드 로봇은 사람 형상에 맞춰 기술이 구현돼야 하기 때문에 작동방식에서 물리적 제한이 있고 개발도 어렵다”며 “테슬라가 사람 형상의 로봇을 개발하더라도 실제적인 기능을 온전히 수행할지는 미지수다”고 전했다. 

◇현대차 자율주행 4단계는 “아직은 시기상조”

현대차는 최근 자율주행 영역에서도 투자를 이어가며 테슬라와 경쟁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현대차와 자율주행 기술 업체 ‘앱티브(Aptiv)’가 합작으로 설립한 ‘모셔널(Motional)’은 지난 17일부터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아이오닉5를 이용한 우버이츠 자율주행 서비스에 나섰다. 현대차에 따르면 이번 무인 배송업에 이용되는 아이오닉5엔 자율주행 4단계 기술이 적용됐다.

자율주행기술을 탑재한 아이오닉5 / 사진=모셔널
자율주행기술을 탑재한 아이오닉5. / 사진=모셔널

자율주행 기술은 0단계부터 5단계까지 총 6단계로 구분된다. 0단계는 자율주행이 불가능한 상태이며 5단계는 완전자율주행이 가능한 상태다. 현재 상용화된 자율주행 기술은 2단계와 3단계의 중간 정도인 2.5단계 수준으로 평가된다. 자율주행차의 대명사와 같은 테슬라 역시 ‘완전자율주행’을 표방하고 있지만 실제론 3단계 이하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을 구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현대차의 자율주행 4단계 기술에 대해선 특정 운행설계영역(ODD·Operational Design Domain)에서 4단계 기술 구현은 가능할지 몰라도 완전한 4단계 기술 구현은 아직까지 어렵다는 입장이 지배적이다. 현대차가 무인 자율주행차를 개발하긴 했지만 특정 지역에서만 제한된 조건으로 운영하기 때문에 4단계 기술의 완성을 논하기엔 이르다는 있다는 것이다.  

자율주행 4단계는 3단계와 달리 운전자의 개입이 요구되지 않는 상태다. 3단계는 위급 상황 시 운전석에 있는 운전자가 자동차 조작에 개입해야 하지만, 4단계부터는 자율주행차가 갑작스러운 상황도 스스로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

일각에선 무인 배송 영역에서의 자율주행 기술과 일상생활에서의 자율주행 기술은 구분돼야 한다는 입장도 나온다. 김시호 연세대 글로벌융합공학부 교수는 “물건을 배달하는 자율주행차와 사람을 운송하는 자율주행차는 안전기준이 다르다”며 “배달용 자율주행차는 안에 사람이 없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제약 조건에서 자유롭다”고 말했다. 덧붙여 그는 “배달용 자율주행은 앞서 ‘뉴로’와 같은 기업에서도 이뤄진 바 있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봤을 때 자율주행 부문에선 아직까지 테슬라가 앞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 역시 완전한 자율주행 기술을 구현하고 있진 못하지만 일상생활에서 자율주행 기술이 보다 보편적으로 이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기차는 테슬라 아성 견고···배터리 성능 크게 앞서

현대차와 테슬라의 대결구도는 전기차 영역에서도 이어진다. 테슬라가 전기차 보급의 주역을 맡았지만 현대차의 추격이 가속화하고 있는 양상이다. 현대차는 세단형 ‘아이오닉6’ 및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형 ‘아이오닉7’ 출시 계획을 밝히며 라인업 확대에 힘쓰고 있다. 테슬라는 2019년 처음 ‘사이버트럭’을 공개했으나 현재까지 출시가 미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의 입지가 두터운 상황이라 단기간 내 현대차가 따라잡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전기차 판매량은 ▲테슬라(104만5072대) ▲폭스바겐그룹(70만9030대) ▲BYD(59만5089대) ▲GM(51만5584대) ▲현대차그룹(34만8783대) 순이었다. 테슬라는 현대차그룹의 3배 이상의 전기차를 판매했다. 

2021년 글로벌 시장 내 전기차 판매량 순위 / 캡쳐=한국자동차산업협회
2021년 글로벌 시장 내 전기차 판매량 순위. / 표=한국자동차산업협회

특히 테슬라는 배터리 성능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국내 기준으로 테슬라 모델3 롱레인지 모델의 1회 충전 최대주행거리는 528km다. 아이오닉5 롱레인지는 최대 주행거리 429km보다 약 100km 긴 주행이 가능하다. 

또한 테슬라는 최근 저가형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적용 확대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LFP 배터리는 기존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에 비해 가격이 절반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파악된다. 현재까진 LFP 배터리의 이용과 관련해 짧은 최대주행거리가 단점으로 지적되지만 테슬라가 기술적 문제 해결에 성공할 경우 전기차 단가를 낮추며 전기차 시장 내 지배력을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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