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개발자 품귀현상 심각···IT업계 “경력 개발자 영입 경쟁 탓”
우아한형제들·딥브레인AI, 채용연계 인턴십 및 아카데미 실시
당근마켓, 하이퍼로컬 실무 경험 제공해 차세대 개발 인재 발굴

[시사저널e=염현아 기자] 최근 개발자 구인난이 심각해지면서 IT(정보기술)업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인력 부족으로 기업마다 경력직 개발자 영입 경쟁도 점점 치열해지는 모양새다. 이에 스타트업들이 직접 신입 개발자 발굴에 나섰다. 디지털 전환의 핵심 인력을 키워 IT 생태계 발전에 기여한다는 목표에서다.

18일 경력직 인재 스카웃 서비스를 제공 중인 리멤버에 따르면 지난 2019년 12월부터 지난달까지 조사한 결과, 이직 제의가 가장 활발하게 일어나는 직군은 소프트웨어 개발(19.7%)로 나타났다. 지난해 8월까지 개발 직군에 대한 누적 제안 건수 대비 2배 이상 급증했다. 개발자 채용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최근 상황이 수치에 반영된 것이란 분석이다. 

인기 많은 이직 제의 직무 순위. / 자료=리멤버

이처럼 개발자 영입 경쟁으로 IT업계의 개발자 채용이 어려워지자, 선배 스타트업들이 앞장서 직접 신입 개발자들 발굴 및 양성에 주력하고 있다. 개발 전문 커리큘럼을 담은 교육 프로그램과 더불어 채용 연계형 인턴십까지 다양한 방법으로 개발자 발굴에 나선 것이다. 

우아한형제들의 개발 인재 발굴 프로그램.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은 지난 2019년 5월부터 예비 개발자 대상의 인재 양성 프로그램인 '우아한테크코스'를 진행하고 있다. 프론트엔드·백엔드 등의 프로그래밍 기본, 웹 프로그래밍, 팀 프로젝트, 웹 프로그래밍 심화 등 4개의 커리큘럼으로 구성된 교육 프로그램으로 10개월 동안 진행된다.

사용자 인터페이스 등 표면적인 서비스를 구축하는 작업을 의미하는 프론트엔드는 개발 직군 중 가장 인기가 높은 분야로 꼽힌다. 백엔드는 서버나 데이터베이스 등 보이지 않는 영역을 담당하는 개발 분야를 의미한다. 

현재까지 총 3기 수료생을 배출했고, 올 2월 4기 프로그램이 시작됐다. 우아한형제들에 따르면 웹 백엔드 과정은 총 1287명이 지원해 81명이 선발됐고, 웹 프론트엔드 과정은 지원자 593명 중 40명이 선발됐다. 

채용 연계 인턴십 프로그램인 '우아한테크캠프'는 프론트엔드·백엔드를 함께 배우는 풀스택 과정과 모바일 안드로이드 앱 과정으로 구성됐다. 8주간의 프로그램을 수료한 인재들은 우아한형제들의 개발자 채용 기회가 주어진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무한한 잠재 역량을 가진 예비 개발자들이 실제 산업 현장에서 우수한 개발 인력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관련 교육 프로그램을 더욱 고도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당근마켓의 개발 인재 발굴 프로그램.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지역생활 커뮤니티 플랫폼 당근마켓도 개발 인재 발굴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3개월간 진행된 MVP 인턴십은 개발 전 직군과 디자인 인재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지난해부터 계절 인턴 프로그램을 시작한 당근마켓은 지난해 1월 프론트엔드·백엔드·사이트 신뢰성 엔지니어(SRE) 직군을 대상으로 한 윈터테크 인턴십 프로그램을 열었다. 당근마켓은 올 여름에도 썸머테크 인턴십 오픈을 앞두고 있다. 현재 프론트엔드와 백엔드 2개 직군을 모집 중이다. 

당근마켓 관계자는 “차세대 개발 인재들에게 당근마켓의 하이퍼로컬 실무 경험을 제공하고, 함께 성장해 나가는 게 목표”라며 “특히 재학, 휴학, 졸업 여부와 관계없이, 차세대 개발 인재라면 누구나 지원이 가능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딥브레인AI의 개발 인재 발굴 프로그램.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휴먼 인공지능(AI) 솔루션 전문 스타트업 딥브레인AI도 AI 전문 개발 인력 양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1기를 시작으로, 지난달 3기 프로그램까지 연달아 오픈했다. 30명의 교육생 중 최종 수료한 인재들에 한해 딥브레인AI 채용 기회도 주어진다. 

현재 딥브레인AI는 한국콘텐츠진흥원과 별도의 개발자 심화 교육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딥브레인AI는 하반기에 교육 인프라를 구축해 AI 개발 인력 전문 아카데미를 구축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딥브레인AI 관계자는 “앞으로 교육 담당 인력을 더 늘려 개발 인재 교육 프로그램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개발자 풀을 더 다양하게 만들어 국내 IT 생태계 발전은 물론, 딥브레인AI와 함께 일할 개발 인력 확보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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