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분기 대비 감소했으나 4분기 대비 대부분 반등
메리츠·BNK투자증권은 부동산PF 덕분에 YoY, QoQ 모두 성장
NH·키움증권은 YoY, QoQ 둘다 두자릿수대 감소하며 부진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시사저널e=이승용 기자] 국내 증권사들의 1분기 실적 공시가 완료된 가운데 증권사별로 희비가 다소 엇갈린 것으로 파악된다.

증권사들은 대부분 올해 1분기에 지난해 1분기 대비 부진했다. NH투자증권과 키움증권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는 물론 직전 분기 대비로도 당기순이익이 급격히 악화했다.

반면 메리츠증권과 BNK투자증권, 다올투자증권(옛 KTB투자증권)은 올해 1분기에도 실적 성장세가 이어졌다.

◇ 증권사 1분기 “YoY 부진, QoQ 성장”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은 대부분 올해 1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부진한 성적표를 내놓았다.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올해 1분기에 연결기준 197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분기 대비 33.6% 줄어든 것이다.

한국투자증권 역시 지난해 1분기 대비 21.7%가 감소한 274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삼성증권 역시 47.5% 감소한 151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키움증권(-47.1%), KB증권(-47.9%), 신한금융투자(-37.8%), NH투자증권(-60.3%), 하나금융투자(-13.1%) 등도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이 지난해 1분기보다 크게 감소했다.

자기자본 5000억원 이상 증권사 가운데 지난해 1분기보다 당기순이익이 늘어난 증권사는 메리츠증권과 BNK투자증권, 다올투자증권 등 3개 증권사뿐이었다. 메리츠증권은 지난해 1분기 대비 33.4% 증가한 282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BNK투자증권은 9.8% 늘어난 346억원을, 다올투자증권은 14.4% 증가한 523억원을 냈다.

반면 지난해 4분기 대비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대부분 늘어났다. KB증권(+127.3%), 교보증권(+108.2%), 현대차증권(+98.7%) 등 2배가량 늘어난 증권사도 있었다.

지난해 4분기 대비해 실적이 줄어든 증권사도 있었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4분기 2053억원의 당기순이익이 올해 1분기 1023억원으로 반토막났다. 키움증권(-22.5%)과 이베스트투자증권(-21.1%), 유진투자증권(-14%) 역시 부진했다.

전년 동기 대비 및 직전 분기 대비 모두 실적이 급감한 증권사는 NH투자증권과 키움증권, DB금융투자, 유진투자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등이었다.

반면 메리츠증권과 BNK투자증권은 전년 동기 대비와 직전 분기 대비 모두 실적이 증가했다. 다올투자증권 역시 직전분기 대비 당기순이익 감소 폭이 0.6%에 불과하기에 성장세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 메리츠·BNK·다올證 고공행진 배경은

메리츠증권과 BNK투자증권, 다올투자증권의 성장에는 전통적인 증권업무보다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PF) 및 대체투자, 사업다각화 등이 긍정적 영향을 끼쳤다.

메리츠증권의 1분기 실적 성장은 부실채권과 투자자산의 성공적인 회수에 따른 일회성 이익이 반영된 영향이 켰다.

메리츠증권의 경우 지난 2018년 9월 중국 하이난 항공그룹(HNA) 채권 매각에 따른 지연이자 수입이 이번 분기 실적에 반영됐다. 당시 메리츠증권은 하이난항공그룹이 스위스 원자재기업 글렌코어로부터 석유저장시설인 HG스토리지인터내셔널(HGSI) 지분 51%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대출확약을 제공했는데 채무불이행이 발생했다.

이외 부실채권에 대한 담보 물건인 호주 부동산을 매각해 400억원가량의 지연손해금도 회수했다. 해외 에너지 관련 헤지거래 관련 수익(500억원)과 비상장주식 관련 평가이익(900억원)도 반영됐다.

BNK투자증권은 부동산PF가 실적 성장에 원동력이 됐다. BNK투자증권은 올해 1분기 금융자문 수수료 수입 593억원 가운데 269억원이 부동산PF 보증 수수료였다. BNK투자증권의 부동산PF 보증 수수료는 전년 동기 대비 120%가량 늘어났다.

다올투자증권은 지난해 12월 인수한 유진저축은행 실적이 올해 1분기부터 온전히 반영됐다. 다올투자증권은 유진저축은행을 인수해 다올저축은행으로 이름을 변경했고 지분율은 60.19%에 달한다. 다올저축은행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188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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