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수 서울대 기계공학부 교수 “수소차 대중화 관건은 대량생산을 통한 원가 절감”
“일정 규모로 늘어나면 가격 인하는 자연 수순”

김민수 서울대 기계공학부 교수. / 사진=유주엽 기자
김민수 서울대 기계공학부 교수. / 사진=유주엽 기자

[시사저널e=유주엽 기자] “수소차 대중화는 대량생산을 통한 원가 절감에 달려있다. 2030년쯤이면 대량생산을 위한 기틀이 마련되기 시작할 것으로 본다. 이때부터 점진적인 수소차 대중화를 기대해 볼 수 있다.”

최근 친환경차 흐름이 가속화됨에 따라 수소전기차(FCEV·수소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수소차는 전기차보다 친환경적이라는 평가와 함께 미래자동차의 목표 모델로 여겨진다.

다만 수소차의 대중화 가능성에 대해선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수소차의 핵심 부품에 해당하는 연료전지 ‘스택’의 높은 가격이 문제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김민수 서울대 기계공학부 교수는 대량생산을 통해 이러한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고 봤다. 또한 그 시기는 일각의 우려와 다르게 머지않은 시점부터 이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 교수는 수소 및 연료전지 스택에 관한 연구를 이어왔다. 지난해엔 수소경제 활성화를 목표로 하는 민관협의체 ‘수소융합얼라이언스’의 전문위원으로 위촉된 바 있다.

서울대학교 차세대자동차 연구관 앞 김민수 교수가 수소차 ‘넥쏘’ 옆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유주엽 기자
서울대학교 차세대자동차 연구관 앞 김민수 교수가 수소차 ‘넥쏘’ 옆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유주엽 기자

다음은 김민수 교수와의 일문일답.

- 수소차 대중화는 가능한가. 그 시기는 언제쯤으로 예측하는가.

수소차 대중화의 핵심은 대량생산 체계에 달려있다. 대량생산이 가능해지면 원가 절감을 통해 점진적인 대중화가 가능하다. 2030년쯤이면 누적 보급량이 일정 수준을 이뤄 대량생산 체계가 자리 잡기 시작할 것으로 본다. 흔히 2030년에 연간 50만대 양산체계가 목표로 제시되곤 하는데, 현재 국내엔 2만대 정도가 보급된 상황이다. 올해는 추가 2만대 이상 보급을 위한 지원금이 마련됐다. 보급량이 늘어날수록 원가 절감도 기대할 수 있다. 그 전까지 정부는 지원금 마련에 힘쓰고, 업계는 설계 및 제작공정 개선을 위한 노력을 이어가야 한다.

- 가격 감소는 어느 정도로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는가. 한 번에 큰 폭으로 감소가 가능한가.

수소차 업계는 최종적으로 일반적인 승용차와 비슷한 수준의 가격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실적으로 한 번에 가격이 절반 가까이 저렴해지기는 어려울 수 있다. 다만 내연기관차보다 비싸다 하더라도 운용비용에서 이점이 있어 경쟁력을 보일 수 있다. 수소차는 연비나 세제혜택 측면에서 내연기관차보다 유리하다. 반대로 내연기관차의 운용비는 환경부담금 등으로 점차 높아질 것이다.

- 높은 가격은 스택 때문이라고 한다. 스택은 무엇이며 왜 비싼 것인가.

스택은 수소와 산소를 결합해 전기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장치다. 스택엔 백금촉매 등 비싼 원료가 들어간다. 하지만 비싼 가격은 생산체계로부터 비롯되는 게 크다. 대량생산 체계가 자리 잡으면 스택의 가격 또한 낮아질 수 있다.

수소차 연료전지 '스택' / 사진=유주엽 기자
수소차 연료전지 ‘스택’. / 사진=유주엽 기자

- 수소차는 정말 친환경적인가. 전기차의 경우 생애주기적 관점에서 보면 친환경적이지 않다는 의견이 나온다.

수소를 만드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방법에 따라 이산화탄소 발생 정도가 다르다. 원자력이나 태양광을 이용한 분해로 수소를 얻으면 이산화탄소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다만 석유화학 공정에서 나오는 부생수소는 그 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발생할 수 있다. 현재는 비용상의 이유로 천연가스에서 개질하는 방법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방식이 100% 친환경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존에 사용하는 연료보다는 친환경적이라고 할 수 있다.

- 친환경성 외 전기차와의 비교에서 장점이 있는가.

수소차는 최대주행거리 확보에 있어서 전기차보다 유리하다. 전기차는 배터리 용량을 증가시키는 데 비용 및 공간적인 이유로 한계가 있지만, 수소차는 이러한 문제로부터 보다 자유롭다. 수소차는 탱크에 압축 저장된 수소를 연료로 한다. 탱크에 수소를 더 많이 싣는 경우 소요되는 추가비용이 전기차에 비해 적다. 넥쏘의 경우 주행거리가 600km 정도로 설정돼 있는데, 이는 그 정도가 일반 내연기관차에서의 주행거리이기 때문이지, 600km가 한계이기 때문은 아니다.

또 충전시간도 전기차에 비해 빠르다. 전기차 충전은 외부에서 전기를 공급해 리튬이온을 리튬금속으로 만드는 화학반응으로 이뤄진다. 이 과정에서 시간이 다소 소요된다. 물론 급속충전도 가능하지만 전지 수명 차원에서 좋은 일은 아니다. 수소차 충전은 이러한 화학반응 없이 압축된 수소를 탱크에 집어넣는 것으로 주유와 비슷한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화학반응은 수소차 내 스택을 통해 이뤄지는데 이 과정 또한 빠르게 진행된다. 

현대자동차의 수소차 '넥쏘'의 단면 / 사진=유주엽 기자
현대자동차의 수소차 ‘넥쏘‘의 단면 / 사진=유주엽 기자

- 수소차는 충전소 설치비용도 전기차에 비해 비싸다고 들었다. 왜 그런 것인가.

수소충전소 설치비용이 비싼 이유는 전기충전소에 비해 많은 설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는 수소 압축을 위한 설비, 냉각을 위한 설비 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다만 전기차와 비교했을 때 충전속도가 빠른 편이라 적은 수의 충전소로도 많은 양의 차량을 감당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 주행력은 전기차와 차이가 없는가. 

흔히 수소차로 줄여서 불리곤 하지만 정식 명칭은 ‘수소전기차’다. 수소차 역시 전기차인 셈이다. 전기 공급방식에서 차이가 있을 뿐이다. 우리가 흔히 전기차라고 부르는 자동차는 배터리에서 전기를 공급받으며, 수소전기차는 연료전지에서 전기를 공급받는다. 따라서 동일한 모터를 장착했다면 전기차와 수소차는 주행력에서 별다른 차이점을 보이지 않는다.

김민수 교수가 수소전기차의 작동원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사진=유주엽 기자
김민수 교수가 수소전기차의 작동원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사진=유주엽 기자

- 수소는 석유에 비해 저렴하다고 한다. 수소차가 대중화 된다면 저렴한 가격을 유지할 수 있을까.

수소는 도처에 있다. 대표적으로는 물이 있다. 열분해를 거치면 쉽게 얻을 수 있다. 사실상 무한정 공급이 가능한 셈이다. 수소 생산 공정도 다양하게 존재한다. 대중화가 이뤄진다고 하더라도 저렴한 비용에 공급될 수 있다. 

- 안전에 관한 우려도 종종 나온다. 수소차는 안전한가.

수소 기체는 공기보다 가벼워 밖으로 샌다고 하더라도 수직으로 상승하는 특성을 보인다. 사실상 수소저장탱크가 터질 확률은 희박하다고 할 수 있다. 도심을 다니는 버스 중 CNG(압축천연가스) 버스가 있는데, 고압의 천연가스를 저장하고 사용한다는 점에서 수소차와 비슷하다. 그럼에도 폭발사고는 없었다. 물론 수소차도 안전상 문제가 발생할 수 있지만 확률은 매우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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