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인니 니켈기업·배터리 투자사와 투자협약 체결하고 현지 진출 계획
합작공장 건설 형태로 동남아 진출···현대차와 베트남 기업 ‘빈패스트’ 등
동남아 인구수 많아 시장잠재력···일각선 “인프라 미비해 전망 불확실”

LG에너지솔루션이 GM과의 미국 합작법인 ‘얼티엄셀즈’ 운영을 앞두고 GM과 배터리 기술공유를 추진하고 있다. 사진은 LG에너지솔루션의 해외공장 추진 현황 /사진=LG에너지솔루션
최근 LG에너지솔루션이 컨소시엄을 꾸려 인도네시아의 니켈 광산회사인 ‘안탐’, 인도네시아 배터리 투자회사 ‘IBC’와 함께 현지에 배터리 밸류체인 구축을 위한 투자협약을 맺는 등 동남아시아 진출을 추진 중이다.  /사진=LG에너지솔루션

[시사저널e=서지민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이 공급처 다각화를 위해 동남아시아 진출에도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베트남에서 현대차나 현지기업 등과 합작공장을 세워 안정적으로 진출을 꾀하는 모습이다. 동남아시아는 인구수가 많아 장기적으로 시장 잠재력이 있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일각에서는 전기차 충전소 등의 인프라가 부족해 불확실성이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18일 LG에너지솔루션은 LG컨소시엄을 꾸려 인도네시아 니켈 광산회사인 ‘안탐’, 인도네시아 배터리 투자회사 ‘IBC’와 함께 현지에 배터리 밸류체인 구축을 위한 논바인딩 투자협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LG컨소시엄은 LG에너지솔루션을 주축으로 LG화학·LX인터내셔널·포스코홀딩스·화유 등이 참여한다. 

이번 투자협약을 통해 LG에너지솔루션은 안정적인 니켈 수급부터 소재 제조, 배터리셀 생산까지 이어지는 배터리 밸류체인을 구축한다는 목표다. 인도네시아는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 산업을 키우기 위해 적극적으로 투자유치에 나서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의 규모는 90억달러(약 11조원) 규모다.

LG에너지솔루션 측은 “이번 투자협약으로 배터리 사업 역량 및 수익성을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동남아 시장 진출을 위해 적극적으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국내 배터리 3사 중에서는 유일하게 동남아시아에 배터리 공장 운영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앞서 작년 7월에는 현대차와 함께 인도네시아에 배터리셀 합작공장 투자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공장은 10GWh 규모다.

LG에너지솔루션은 베트남 전기차업체인 빈패스트와도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2019년 베트남 하이퐁시에 빈패스트와 합작법인 ‘빈패스트 리튬이온 배터리팩’ 공장을 지었다. 여기서 나오는 배터리는 전기바이크에 탑재된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이 빈패스트에 배터리를 공급한 지 1년 만에 약 3만대에 달하는 전기바이크가 팔렸다.

동남아시아는 막대한 인구수를 기반으로 장기적으로 주요한 전기차 시장이 될 전망이다. 동남아시아의 인구는 6억명이 넘는데, 특히 인도네시아의 경우 약 2억7000만명으로 세계에서 4번째로 인구가 많은 곳이다. 동남아시아 국가들도 전기차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2035년까지 총 자동차 판매량의 30%를 전기차로 확대한다는 목표다. 인도와 태국도 2030년까지 전기차 비중을 30%로, 베트남은 전기차 전환을 위한 인센티브를 확대하고 있다. 

한 완성차업체 관계자는 “동남아시아의 경우 인구도 많고 나라도 많다. 지금까지는 일본이 동남아시아 완성차 시장을 선점하고 있었는데, 전기차의 경우 국내 기업이 좀 더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동남아시아는 이제 막 자동차 붐이 일어나고 있다. 현재보단 미래 전망에 대응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합작공장 형태로 동남아시아 진출을 추진하면서 안정적 공급처를 확보했다는 데 의미를 두고 있다. 특히 동남아시아는 아직 전기차 배터리 기업들의 진출이 적극적으로 이뤄지는 곳이 아닌 만큼 장기적으로는 배터리 시장 선점효과도 노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동남아뿐 아니라 북미, 유럽 등에서도 생산기지를 확대하고 있다. 최근 동남아 시장 진출은 공급처 다각화 차원”이라고 밝혔다. 

다만 동남아시아의 전기차 시장 전망에 대해서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크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각국이 전기차 전환을 목표로 세우기는 했지만 아직 전기차 전환을 위한 인프라가 미비하다는 것이다. 

김민지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지금 LG에너지솔루션은 현대차나 인도네시아 정부 등 수요가 있기 때문에 이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진출하고 있다. 공급망 확보 차원에서도 유의미하다”면서도 “다만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아직 전기차 충전소 등의 인프라도 부족한 상황이다. 지금 전력발전 자체도 불안정한 경우가 많은데 여기에 전기차까지 가동되면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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