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러-우크라 전쟁 장기화로 전 세계 식량위기 예고
농업·첨단기술 결합 ‘애그테크(AgTech)’ 스타트업 주목
그린랩스·에이아이에스···“안정적인 먹거리 생산 기여”

[시사저널e=염현아 기자] 기후변화에 더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전 세계가 식량위기에 처했다. 세계 최대 곡창지대가 전쟁터로 변하면서 곡물 가격이 치솟았기 때문이다. 커지는 곡물대란 우려에 농업의 디지털 전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농작업의 자동화율을 높여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먹거리 생산을 실현하기 위해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농업(Agriculture)과 첨단기술(Technology)을 결합한 ‘애그테크(AgTech)’가 최근 전 세계적으로 처한 식량위기의 해결책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6일 글로벌 농식품 투자 플랫폼 애그펀더 발표에 따르면, 글로벌 애그테크 스타트업 시장 규모는 매년 꾸준히 늘어 2020년 278억달러(한화 34조550억원)에서 지난해 517억달러(한화 63조3325억원)로 대폭 증가했다.

글로벌 애그테크 스타트업 투자 규모 그래프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국내에서도 디지털농업 솔루션을 개발한 여러 스타트업들이 애그테크 산업을 선도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국내 대표 애그테크 스타트업 ‘그린랩스’는 스마트팜 조성이 필요한 지역에 데이터 농업 서비스를 지원하며 농작업의 자동화율을 높이고 있다. 계획-재배-유통-금융 등 농사의 생애주기 전 단계와 통합 컨설팅을 제공하는 그린랩스의 대표 농업 플랫폼 ‘팜모닝‘은 최근 가입자 60만명을 돌파하며 농가의 든든한 지원군이 돼주고 있다.

최근 새롭게 선보인 ’농사 커리큘럼‘은 농민들이 재배하는 작물의 월별 생육 단계, 시기별로 필요한 농작업, 주의가 필요한 병해충 정보 등 농사에 유용한 콘텐츠를 엮은 서비스다. 그린랩스 스마트팜 서비스를 이용 중인 전국 농가 데이터에 그린랩스의 농가 전문 컨설팅 인력들이 직접 취합한 작물별 정보들로 탄생했다.

그린랩스의 새로운 서비스 ’농사 커리큘럼‘ 모습 / 그린랩스 앱 '팜모닝' 캡쳐 

그린랩스가 추진 중인 사업은 또 있다. 농가와 바이어의 최적의 거래를 지원하는 ‘신선마켓’ 플랫폼의 대대적인 개편이다. 농민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판로 개척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내달 중 업그레이드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그린랩스 관계자는 “‘지속가능한 방법으로 인류의 식량을 혁신한다‘는 그린랩스의 슬로건처럼, 최근 국제 정세와 기후위기로 대두된 식량안보 문제를 장기적으로 해결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데이터 기반 노지 스마트팜 솔루션을 개발하는 에이아이에스도 최근 대표적인 애그테크 스타트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에이아이에스는 다음달 중순 농가의 생산량을 증대하는 플랫폼 ‘잘키움’ 서비스 출시를 앞두고 있다. ‘잘키움’ 서비스는 국내 유일 FaaS(Farming as a Service·서비스형 농업)로 농가들이 앱을 통해 기상 상황, 시비량, 관수량 등을 관리할 수 있는 솔루션이다.

김민석 에이아이에스 대표는 “잘키움 서비스는 각기 다른 기상, 토양 상황에서의 작물 성장률, 피해 정도 등을 수학적 모델링을 통해 예측하는 서비스”라며 “작물 생산량을 높이기 위해 농민들의 의사결정을 돕는 게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충북 괴산에서 노지 스마트농업 시범사업을 진행한 결과 ‘잘키움‘ 서비스를 통해 콩 재배 농가의 생산량이 기존 대비 28% 늘었고, 비료 사용량은 관행 대비 20% 절감하는 성과를 낳았다.

에이아이에스의 '잘키움' 서비스 기대효과 / 자료=에이아이에스

지난 2020년 임팩트 투자사 소풍벤처스의 농식품 특화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인 ‘임팩트어스’ 참여한 에이아이에스는 시드 투자 유치에 이어, 최근 중소벤처기업부 팁스(창업성장기술개발사업)에 선정돼 2년간 최대 7억원을 지원받게 됐다.

최범규 소풍벤처스 심사역은 “에이아이에스의 잘키움 솔루션은 농가들의 소득 증대에 기여하고, 지속가능한 식량 생산에 기여하는 모델”이라고 에이아이에스 투자 배경을 밝혔다.

그는 “최근 기후변화로 인한 재배적지 변화와 기상이변, 병충해 등으로 글로벌 식량 공급망에 적신호가 켜지고 있다"며 "더 이상 농가 수준에서 경험적으로 해결될 수 없는 상황에서 애그테크 기술 투자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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