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진 왓챠 콘텐츠사업담당 이사

[시사저널e=김용수 기자] “팬들이 ‘과몰입’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겠습니다. 마니아들이 왓챠 플랫폼에 들어와 다양하게 즐길 수 있도록 콘텐츠를 만들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이 계속해서 소비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거나 수급해 이용자들에게 제공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왓챠가 ‘마니아’를 겨냥한 콘텐츠를 잇달아 선보이며 콘텐츠 경쟁력을 확대하고 있다. SK를 비롯해 KT, CJ ENM, 넷플릭스 등 대기업이 OTT 시장에서 세를 넓이는 가운데, 구독자들이 ‘과몰입’할 수 있는 틈새 콘텐츠 확대를 사업 전략으로 삼았다.

왓챠가 지난 2월 공개한 BL(Boy's Love·보이즈 러브) 드라마 ‘시맨틱 에러’는 5주째 시청 순위 1위를 기록했다. 그간 웹툰·웹소설 같은 한정된 영역에서만 제작·소비돼 온 BL 장르의 영상화에 성공한 것이다. 지난달말에는 야구판 ‘미생’으로 불리는 ‘한화이글스: 클럽하우스’를 공개하며 ‘야구팬’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김효진 왓챠 콘텐츠사업담당 이사는 4일  “최근에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시맨틱 에러가 흥행을 거뒀지만, 일본에서도 꽤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어 이같은 콘텐츠를 계속 만들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 이사는 왓챠에서 콘텐츠 중 영화·드라마 오리지널 제작을 제외한 모든 콘텐츠 관련 사업을 담당한다. 예능·다큐멘터리 제작, 수급, 수입, 배급, 유통 등의 업무를 맡았다.

왓챠는 올해 음악과 웹툰 구독을 추가한 새로운 종합 엔터테인먼트 구독 플랫폼 ‘왓챠 2.0’으로 도약도 앞두고 있다. 이를 통해 이용자의 콘텐츠 소비 경험을 다양화해 구독자 확대에 나설 방침이다.

다음은 김 이사와의 일문일답.

김효진 왓챠 콘텐츠사업담당 이사 / 사진 = 왓
김효진 왓챠 콘텐츠사업담당 이사 / 사진 = 왓챠

왓챠가 일본 시장에 진출한 지 2년이 돼 간다. 영상 콘텐츠 측면에서 일본시장과 국내 시장은 어떤 차이가 있나.

일본의 OTT 시장은 한국보다 훨씬 더 빨리 성장했다. 넷플릭스도 한국이나 다른 국가들보다 먼저 진출했고, ‘훌루 재팬(일본 OTT 서비스)’이나 아마존 프라임을 비롯해 각 통신사에서 만드는 OTT를 포함해 많은 OTT가 현재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콘텐츠적인 특징은 한국, 일본, 중국이 전 세계에서 가장 특이하다. 각자 자국 콘텐츠를 굉장히 많이 소비하는 국가다. 그래서 일본에 처음 진출할 때, 어떻게 하면 로컬라이징을 잘할 수 있을지 고민하다가 한국의 ‘왓챠플레이(현재 왓챠)’를 벤치마킹해 일본 이용자들이 좋아하는 영화를 먼저 서비스를 하고 그들의 취향을 더 많이 반영해서 콘텐츠를 확대해 나간단 전략을 세웠다.

일본에 론칭한 지는 약 1년 6개월 정도 됐는데, 지금은 일본 등 아시아 영화와, 한국에 있는 왓챠 오리지널과 한국에 있는 드라마 등 콘텐츠들을 조금 더 적극적으로 수급해서 제공하려고 한다.

전 세계적으로 한국 콘텐츠가 인기가 많은 것처럼 일본에서도 한국 콘텐츠의 인기가 높아서 오리지널을 만들 때나 한국 드라마를 수급할 때 일본 시장은 더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시맨틱 에러 / 사진 = 왓챠
시맨틱 에러 / 사진 = 왓챠

시맨틱 에러의 장르는 BL이다. 그간 BL은 영상보다는 웹소설, 웹툰 등 한정된 영역에서만 제작·소비돼 온 것 같은데, 영상화 성공의 배경을 무엇으로 보는가. 특히 시맨틱 에러 제작 전 투자 결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요인은 무엇인가.

콘텐츠를 제작하기로 결정한 데는 여러 가지 기준이 있지만, 사실 가장 중요한 건 장르와 소재의 구분을 두지 않는 것이다. 일단 플랫한 상태에서 검토하고 그 안에서 좋은 스토리와 기획이 있다고 판단이 되면 제작을 한다.

시맨틱 에러는 좋은 스토리가 있었고, 더군다나 BL 장르에서 톱3 안에 드는 지식재산권(IP)이었다. 그래서 잘 제작하면 소비자들이 많이 좋아할 것으로 봤다. 시맨틱 에러 제작 전에도 와이낫미디어가 제작한 ‘새빛남고 학생회’, 일본에서 제작된 ‘체리마호’ 등 BL 콘텐츠를 수급해 서비스했었는데, 당시 BL이 소수의 마니아만 보는 콘텐츠라기보단 꽤 많은 사람이 소비하는 콘텐츠란 것이 데이터로 증명됐다. 아직 시장이 열리지 않았지만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판단해 시맨틱 에러를 제작했다.

시맨틱 에러를 출시하고 확신하게 됐던 부분은 BL 장르가 아이돌 팬덤과 비슷한 형태의 팬덤을 갖고 있단 점이다. 우리가 마케팅을 더 많이 한다기보단 시맨틱 에러 팬들이 마케팅을 더 적극적으로 해 콘텐츠를 홍보하는 경향이 있다. 이 때문에 우리 입장에서도 좋은 성공 사례로 보고 있다.

시맨틱 에러와 같은 BL 콘텐츠도 향후 계속 확대해 나갈 계획인지.

BL을 확대하겠다기보단 좋은 콘텐츠가 있으면 확대할 것이다. 좋은 작품인데 그게 BL이라면 당연히 계속 제작할 것이다. 작년부터 그런 작품들을 계속 검토하고 있기 때문에 시맨틱 에러 이외에도 다양한 작품들이 공개될 것이다.

시맨틱 에러는 리디가 가진 IP다. 웹툰·웹소설 플랫폼 업체 중에 리디가 BL이 강하지만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네이버웬툰도 BL 장르로 영역을 넓히고 있는데, 좋은 IP가 있다면 카카오 ·네이버 등과도 협업할 계획이 있나.

물론이다. 사실 BL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장르에서 IP를 갖고 할 수 있는, 원작이 좋은 작품이 있다면 당연히 드라마화를 하거나 아니면 웹툰·웹소설화를 하는 데 관심이 있다. 올해 공개될 ‘오늘은 좀 매울지도 몰라’란 한석규·김서형 배우가 주연으로 출연한 작품이 있는데, 이 역시 에세이가 원작이다. 좋은 작품이 있다면 어떤 플랫폼이 갖고 있는지는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 우리가 구매할 수 있는 조건이 되고, 좋은 작품이면 그것을 기반으로 콘텐츠를 만들 계획을 갖고 있다.

김효진 이사 / 사진 = 왓챠
김효진 이사 / 사진 = 왓챠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웹툰은 직접 작가와 계약해 IP 자체를 발굴하는 것부터 시작한다고 했다. 지금은 카카오엔터테인먼트나 리디 등과 IP 관련 계약하는 형태로 제작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자체 확보한 IP로 영상화할 계획도 갖고 있는지.

그렇다. 다만 IP라고 하는 게 사실 다양한 플랫폼에서 좋은 작품들이 워낙 많이 나오고 있고 그중에도 우리가 개척할 수 있는 장르가 있고 아닌 것들도 있어서 우리가 영상을 만드는 데 필요한 좋은 작품이 있다면 선을 두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가 지금 계약한 웹툰 작가들을 통해서 작품을 만들었을 때 시장의 반응이 있고 영상화할만하다고 판단이 될 때는 당연히 우선순위로 (영상화) 검토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IP의 영상화 성공을 판단하는 기준은.

여러 가지 현실적인 제약이 있어서 사실 기준이 있다고 말하기는 너무 어려울 것 같다. IP를 사고 싶다고 다 살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좋은 IP가 있지만 판타지나 SF 같은 경우에는 제작비가 너무 많이 들어가면 제작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다만 우리가 지향하고 있는 건 팬들이 과몰입할 수 있는 것들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을 계속하는 것이다. 그들의 행동 패턴을 이해하고 그들이 원하는 콘텐츠가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

그래서 한화이글스의 다큐멘터리를 만든 것도 한화이글스가 사실 잘하는 구단은 아닌데 이상하게 팬덤이 매우 크다. 그들이 조금 더 이 구단을 사랑하게 할 방법 혹은 이 구단에 어떤 것들을 보면 좋을지 등을 제작할 때 많이 봤다. 즉 팬들이 혹은 이 콘텐츠를 보는 이들이 과몰입할 수 있는 콘텐츠의 요소가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판단해 이를 중점적으로 보고 있다.

왓차의 독점 콘텐츠인 ‘왓챠 익스클루시브’는 영미유럽권 작품 위주로 수급해왔다. 올해 추가로 선보일 작품은.

2019년 왓챠 익스클루시브라는 브랜드를 만들고 영미유럽권 콘텐츠를 위주로 수급했다. 다만 재작년부터는 기존 콘텐츠 수급은 그대로 하면서 일본 드라마, 애니메이션, 중국 드라마 등 여러 가지를 수급하며 만들어 가고 있다. 예를 들어 영화는 ‘레벤느망’, ‘나의 집은 어디인가’, ‘오피셜 컴피티션’, ‘쿠폰의 여왕’과 지난주 공개한 ‘드라이브 마이카’가 한국에서 왓챠에서 독점 제공된다. 이충현 감독의 2015년 단편작 ‘몸값’도 상반기 공개될 예정이다.

시리즈물은 ‘킬링이브 시즌4’, ‘춘정지란’이란 작품을 공개할 예정이다. 또 지금 일본의 다양한 방송국이나 제작사, 한국의 제작사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다양한 콘텐츠를 수급하려고 논의중이다.

왓챠 익스클루시브 작품을 수급하는 데 있어서 콘텐츠 추천 서비스 ‘왓챠피디아’에 축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판단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데이터를 활용하는 것인가.

왓챠피디아를 서비스한 지 약 10년이 됐다. 그간 6억5000만개 이상의 별점 평가 데이터가 쌓였다. 앱이나 서비스에서 볼 수 있는 ‘평균 별점’, ‘보고 싶어요 수’, ‘관심 없어요 수’, ‘코멘트’ 등을 기반으로 이용자들이 어떤 콘텐츠를 재미있게 볼 수 있는지에 대한 기술과 데이터를 확보했다.

개인의 취향이 공통적으로 묶이는 교집합이 있는 군을 만들 수 있는데 이같은 클러스터링을 통해 각각의 집단을 만든다. 이후 A란 콘텐츠가 이들의 취향에 맞는지를 분석한다. 이어 A 콘텐츠가 적합하다면 어느 정도 가격대에서 콘텐츠를 구매해야 하는지에 관한 데이터가 나오는데, 해당 데이터를 콘텐츠 수급에 활용한다.

다만 사실 사람의 감이란 것도 있기 때문에 데이터만 갖고 판단할 수는 없다. 오랜 경력을 가진 전문가들이 가진 감과 데이터를 종합해 의사결정을 하고 있다.

또 왓챠피디아 데이터를 통해 콘텐츠를 수급한 후, 실제 시청 데이터와 비교해 추가 콘텐츠 수급 시 어떤 것들이 더 중요할지 만드는 등 계속 개발해 나가고 있다.

왓챠의 오리지널 콘텐츠인 ‘좋좋소’의 경우 시즌4부터 왓챠가 단독 기획·제작했음에도, 전작만큼 시장 반응이 뜨겁진 않은 것 같다. 특히 기존 좋좋소의 감성과 차이가 있고, PPL이 많아졌다는 평가가 많다. 콘텐츠 제작 성과를 평가한다면.

좋좋소 시즌 1~3은 강한 팬덤이 있었다. 시즌4는 새로운 서사 구조를 위해 포맷이 달라진 부분이 기존에 익숙했던 시청자들 적응에 어려움으로 작용할 수 있었지만, 시즌5부터는 다시 반응이 좋아졌다. 사실 시즌1·시즌2·시즌3보다 시즌4·시즌5가 성과가 조금 더 좋다. 지금도 시청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이 콘텐츠에 과몰입했던 팬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어떤 부분을 더 좋아하는지 고민해서 다음 시즌을 만들었고, 그에 대한 반응이 조금 더 좋아지고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는 것을 보고 조금 더 잘 만들어야겠단 다짐을 하게 됐다.

아울러 좋좋소뿐만 아니라 이런 콘텐츠들을 많이 만들고 싶은 욕심이 내부적으로 있어서 그런 것들을 고민하고 있다. 비슷한 콘텐츠를 좋아했던 2030 들이 조금 더 만족할 수 있는 콘텐츠를 어떻게 하면 만들 수 있을지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

왓챠 2.0이 출시되면, 기존 서비스와 콘텐츠 측면에서 차이가 있나.

2.0이란 플랫폼 전략을 발표했다. 각자의 어떤 서비스를 만들어서 그것을 제공하는 것이 아닌 현재 왓챠란 플랫폼 내에서 웹툰이나 음악을 제공하겠다고 한 것의 의미는 이용자들의 콘텐츠 소비 경험을 다양화하겠단 것이다.

즉 영상을 보고 바로 음악을 들을 수 있고 관련된 웹툰도 보는 등 플랫폼 안에서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감상 경험을 만드는 것이 이 프로젝트의 가장 큰 목적이다. 그래서 영상 이외에 통합으로 제공할 수 있는 것들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시작하게 된 것이다.

기존 영상 콘텐츠를 음악이나 웹툰과 결합한 형태로 출시될 예정인데, 영상만 따로 판매할 때와 비교해 영상 개별 콘텐츠에 대한 단가가 낮아질 수 있지 않나. 제작사 입장에서 우려가 있을 수 있을 텐데 반응은 어떤가.

우려는 없었다. 이렇게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해서 콘텐츠의 개별 가치가 떨어진다거나 혹은 영상 콘텐츠 가치가 떨어지진 않을 것 같다. 감상 경험을 풍부하게 해준다는 건 사실 콘텐츠의 소비량이 늘어난다는 것이고, 그렇게 되면 영상 콘텐츠의 소비량이나 집중도가 훨씬 더 높아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웹툰을 보고 영상을 보거나, OST를 듣고 해당 OST가 삽입된 영상 콘텐츠를 찾아볼 수도 있다. (왓챠 2.0은) 이용자들의 풍부한 콘텐츠 소비가 일어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에 단가 하락 우려는 없다.

콘텐츠 제작자들과의 콘텐츠 수익 배분은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나. 예컨대 넷플릭스는 IP를 확보하는 방식으로 계약을 체결하는 탓에 제작사 입장에선 추가 수익을 얻을 수 없다는 한계가 지적되기도 했다. 이와는 다른 형태인가.

그 부분에 대해선 우리도 인지하고 있으며, 어떻게 하면 지속 가능한 제작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 넷플릭스처럼 계약을 진행하는 경우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상황에 따라서 다르다.

다만 지속 가능하단 부분에서 사실 넷플릭스와 우리는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어서 지속 가능한 제작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을 계속하고 있다. (계약과 관련) 특정한 방식을 활용할지는 아직 정해져 있지 않고, 만들어 가는 중이다.

한화이글스: 클럽하우스 포스터 / 사진 = 왓
한화이글스: 클럽하우스 포스터 / 사진 = 왓

여러 OTT 중 왓챠는 마니아들이 주로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 로열티 높은 충성고객이 있단 장점으로 볼 수 있지만, 이용자 저변 확대란 측면에선 한계가 있다고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내부적으로 이같은 인식의 원인을 무엇으로 보고 있으며, 이용자 확대 전략은 어떻게 세우고 있나.

사실 우리는 긍정적으로 보는 측면이 많다. 과거 시청률 50%에 달했던 드라마 또는 1000만 관객을 기록한 영화처럼 대부분 국민이 보는 시대는 저물어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영상뿐만이 아니라 소설, 만화 등에서도 본인의 취향을 기반으로 한 콘텐츠를 찾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마니악하다는는 것을 긍정적으로 보는 이유는 팬들이 과몰입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고 싶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BL 콘텐츠 팬, 스포츠 팬, 남성향 콘텐츠 팬 등을 종류별로 하나씩 늘려가는 것이 구독자를 늘리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각 영역의 핵심 콘텐츠를 만들어 가고, 콘텐츠 소비자들이 계속해서 소비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거나 수급해 이용자들에게 제공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다. 마니아들을 모을 것이며 우리가 가진 기술로 그들의 취향에 맞는 콘텐츠를 계속 전달하고, 수급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되면 오리지널 콘텐츠를 만들어 제공하겠단 생각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즉 특정 팬덤을 타깃으로 콘텐츠를 만들어 1차 허들을 넘어 팬들이 입소문을 내고 2·3차 허들을 넘으면 대중적인 콘텐츠가 될 것으로 믿는다. 마니아들이 왓챠 플랫폼에 들어와 다양하게 즐길 수 있도록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

최근 KT가 CJ ENM과 콘텐츠 동맹을 맺었다. 각각 OTT 시즌과 티빙을 서비스하고 있는데, 왓챠의 경쟁사이기도 하다. 또 SK 계열인 웨이브는 지상파와 오랜 협업을 진행 중이다. 결과적으로 국내 OTT 중 왓챠만 우군이 없는 셈인데, 최근 콘텐츠 시장 변화에 대해 평가한다면.

우리의 경쟁사이기도 하지만 시장을 같이 키워가는 파트너 중 하나이기도 하다. 웨이브, 티빙, 시즌, 쿠팡플레이 등이 들어오면서 시장이 더 커지고 다양화됐다. 이처럼 시장이 빨리 커지고 있다 보니 각자 플랫폼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잘할 수 있는 최선의 사업 방향을 찾아가고 있는 것 같다. 상황은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시장 상황 변화 속 왓챠의 생존방안은.

앞서 다양한 마니아를 만들어 우리의 규모를 키우는 방향을 말했는데, 이것은 콘텐츠 시장이라서 가능한 플레이라고 생각한다. 왓챠 고객 혹은 새로운 고객들이 만족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드는 게 우리의 가장 큰 목표다. 그런 측면에서 2.0도 계획하고 있는 것이다.

또 사실 대기업은 아니지만 붕가붕가레코드를 인수한다거나 안전가옥과 같은 스토리 프로덕션에 대해 투자하는 등 좋은 콘텐츠를 생산해낼 수 있는, 혹은 좋은 콘텐츠를 갖고 있는 곳들과 지속해서 협업하고 있다.

앞으로 좋은 기회가 있거나 우리가 가는 길을 함께 할 수 있는 곳이면 규모와 관계없이 협업을 강화해 나갈 것이다.

OTT 시장이 커지고, 다수의 서비스가 출시되다 보니 ‘계정공유’란 새로운 서비스가 나왔다. OTT 사업자 입장에서 달가운 서비스는 아닐텐데, 향후 대응 계획이 있나.

현재 계정공유 서비스 등에 대해서 유심히 지켜보고 있으며, 이용자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지 등에 대해 검토 중이다.

왓챠 미구독자에게 추천할 콘텐츠가 있다면. 또 왓챠를 구독해야 하는 이유는.

먼저 '클럽하우스: 한화이글스'란 한화이글스의 다큐멘터리를 추천하고 싶다. 한화팬들이라면 당연히 봐야 하고 한화팬이 아닌 야구팬들이 보더라도 재밌어할 것 같다. 다큐멘터리 자체가 야구팬들이 좋아하는 것뿐만 아니라 사람의 성장이나 좌절,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하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야구팀에 빗대어 전달된다. 많은 이용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좋은 콘텐츠라고 생각한다.

왓챠에서 콘텐츠를 즐기면 생각지도 못했던 본인의 취향을 알 수 있고 생각보다 세상에 좋은 작품들이 정말 많기 때문에 그것을 잘 추천해 주는 플랫폼이 있다는 것을 한번 경험해보면 만족하면서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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