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출력 408마력·최대토크 67.3㎏·m···스포츠카급 성능
안정적 반자율주행 기능에 음성 인식만으로 실내 기능 대부분 조작
답답한 후방시야와 회생제동 기능 단계 설정 부재 아쉬워

볼보 C40 리차지. / 사진=박성수 기자
볼보 C40 리차지. / 사진=박성수 기자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일반적으로 400마력은 1억원이 넘는 스포츠카에서나 볼 수 있는 숫자였다. 폭발적인 가속력을 선호하는 사람들은 많지만, 가격 부담 때문에 눈을 돌려야 했던 게 현실이다.

볼보자동차코리아가 내놓은 첫 전기차 C40 리차지는 이런 소비자들의 갈증을 해소하기에 충분한 차다. C40 리차지는 6391만원으로 프리미엄 수입 브랜드 전기차임에도 불구하고 경쟁력 있는 가격대에 최고출력 408마력, 최대토크 67.3㎏·m의 스포츠카급 성능을 발휘한다. 단순 속도감만 강조한 차량은 아니다. ‘안전의 대명사’로 불리는 볼보차 답게 각종 첨단 주행 안전기술을 탑재한 것은 물론, 전기차 전용 티맵과 인공지능시스템(AI) ‘누구’ 등 최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갖춰 편의성도 개선했다.

14일 볼보 첫 전기차 C40 리차지를 직접 타봤다. C40 리차지는 쿠페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기존 볼보 SUV 보다 날렵하고 세련된 디자인을 강조했다.

전면부. / 사진=박성수 기자
전면부. / 사진=박성수 기자

전기차 전용 전면 그릴은 공기 흐름으로 엔진 냉각이 필요 없기 때문에 닫혀 있어, 전기차의 특성을 그대로 보여준다. 볼보의 상징인 T자형 주간 주행등과 ㄷ자형 리어램프는 C40 리차지를 처음 보는 사람이라도 한눈에 볼보차라는걸 알 수 있도록 했다.

측면부. / 사진=박성수 기자
측면부. / 사진=박성수 기자

여기에 차량 보닛부터 루프라인의 리어 스포일러까지 이어지는 매끈한 캐릭터 라인과 C필러를 따라 올라가는 리어 라이트는 역동적인 모습을 완성했다. 외관 색상은 스웨덴 피오르드 해안에서 영감을 얻은 ‘피오르드 블루’를 포함해 총 5가지 색상이 있다. 볼보차코리아에 따르면 스웨덴에서 블루 색상을 주력으로, 한국에서 실버 색상을 주력으로 판매한다.

실내 모습. / 사진=박성수 기자
실내 모습. / 사진=박성수 기자

실내는 12.3인치 커다란 디스플레이가 중심을 잡고 있으며, 볼보 특유의 짧은 기어 노브도 그대로 유지했다. 가죽 대신 재활용 소재를 활용해 도어 패널 등에 적용한 블루 색상의 부직포 느낌 마감 소재도 나름의 멋을 더한다. 

내외관을 둘러보고 본격 시승에 나섰다. 이날 시승코스는 서울 여의도에 있는 페어몬트 앰배서더에서 출발해 경기도 파주 콩치노 콩크리트를 오가는 약 90㎞ 구간이다.

자유로에 진입한 이후 곧바로 속도를 올려봤다.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차가 앞으로 빠르게 치고 나갔다. 치고 나갔다는 표현보다 튀어 나갔다는 표현이 더 적절하다. 급가속시 몸이 뒤로 쏠릴 정도로 강력한 가속력을 보여줘, 곧바로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야 했다. 서킷이 아닌 일반 도로에서 시승을 했다는게 아쉬울 정도의 속도감이었다.

/ 사진=볼보차코리아
/ 사진=볼보차코리아

이 와중에도 볼보는 브랜드 정체성인 안전을 잃지 않았다. 스포츠카급의 폭발적인 가속력을 갖췄지만, 최고속도를 180㎞/h로 제한해 사고 위험을 조금이나마 낮췄다.

여기에 운전자를 도와줄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ADAS)도 대거 탑재했다. 일명 반자율주행기술이라고 불리는 어댑티브크루즈컨트롤, 차선 유지 기능 등의 경우 동급 최고 수준이다. 이날 시승 코스가 자유로, 강변북로 등 커브가 완만한 곳이 대부분이긴 했으나, 중간 중간 S자형 코스에도 차선을 이탈하지 않고 정 가운데를 그대로 유지했다. 앞뒤 차량 간격 조절 기능의 경우 부드럽게 가감속해 가속 페달이나 브레이크를 거의 신경쓰지 않아도 됐다.

티맵과의 협업을 통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도 발군이다. 전기차 전용 티맵 인포테인먼트를 적용해, 도착지까지 남은 배터리 용량, 가까운 전기차 충전소 등을 바로 확인할 수 있다.

목적지 도착시 남은 주행거리가 표시된 모습. / 사진=박성수 기자
목적지 도착시 남은 배터리 용량이 표시된 모습. / 사진=박성수 기자

또한 음성 인식률 및 조작 가능 범위도 뛰어나, 대부분의 실내 조작을 음성만으로 처리 할 수 있다. 처음 새 차를 타면 각종 기능을 익히는데 시간이 소요되기 마련인데, C40 리차지는 음성만으로 대다수 기능을 조작할 수 있어 불편을 최소화했다.

음성 인식을 통해 가장 가까운 전기차 충전소 검색도 가능하다. / 사진=박성수 기자
음성 인식을 통해 가장 가까운 전기차 충전소 검색도 가능하다. / 사진=박성수 기자

물론 단점도 있다. 우선 후방 시야가 좁다. 백미러를 통해 후방을 확인할 때 뒷 유리 면적이 작아 후방 차량들이 잘 보이지 않았다. 대부분 후방 시야를 사이드미러나 후방카메라를 통해 확인하기 때문에 크게 불편하진 않았지만 기존 차량들 보다 좁아 답답한 느낌이다.

회생제동 기능이 단계적으로 조절되지 않는다는 점도 단점이다. 최근 나오는 전기차의 경우 패들 시프트 등을 통해 회생제동 시스템을 단계적으로 조절할 수 있으나, C40 리차지는 온·오프 기능만 지원해 기능을 켜고 껐을 때 주행감 차이가 크다. 헤드 업 디스플레이(HUD) 부재의 경우 계기판을 통해 길안내 등 정보가 자세하게 나와 크게 불편하지 않았다.

디지털 계기판 모습. / 사진=박성수 기자
디지털 계기판 모습. / 사진=박성수 기자

주행거리의 경우 차량 출시 전에는 356㎞가 다소 짧다고 생각했으나, 차량을 직접 시승하면서 속도감을 체험하니 이 정도 주행거리는 감내할 만 수준이라고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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