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전기·전자 폐기물 기업 ‘테스’, 1.2조원에 인수
폐기물 관리에서 리사이클링 시장으로 사업 확장
내년 6월 IPO 추진, 환경기업으로 체질 개선 박차

/ 사진=TES
전기·전자 폐기물(E-waste) 처리 공정이 진행 중인 모습 / 사진=TES 홈페이지 갈무리

[시사저널e=길해성 기자] SK에코플랜트가 글로벌 전기·전자 폐기물(E-waste) 처리 전문기업 ‘테스’를 인수했다. 이번 인수를 통해 소각·매립 등 폐기물 관리에서 한 발 더 나아가 폐기물 재활용 시장으로 사업을 확장하게 됐다. 업계에선 내년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환경 기업으로의 체질 개선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21일 SK에코플랜트는 테스의 최대 주주인 나비스 캐피탈 파트너스의 로드니 뮤즈 매니징 파트너와 테스 지분 100%(25만2076주)를 10억달러(한화 1조2000억원)에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테스는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E-waste 분야 선도기업이다. E-waste는 폐기된 전기·전자제품을 의미하며 수명이 다한 스마트폰, 노트북, 서버·저장장치 등 폐IT기기, 폐배터리, 폐가전, 폐태양광 부품 등을 모두 포괄하는 개념이다. 회사는 현재 북미·유럽 등 선진국을 포함 총 21개국 43개의 처리 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미국·영국·독일·중국·싱가포르 등 5개국이 핵심 시장이다. 지난해 매출은 약 4140억원을 기록했다.

SK에코플랜트는 E-waste 시장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했다. 국제연합(UN)의 ‘2020년 글로벌 e폐기물 모니터’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전 세계에서 발생한 E-waste 규모는 약 5360만톤으로 2030년에는 7470만톤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인 얼라이드 마켓 리서치 역시 E-waste 산업 규모가 2028년 약 1440억달러(약 170조원) 수준으로 3배 가까이 성장할 것으로 봤다.

테스의 중점 사업영역은 ▲전기·전자 폐기물 재활용 ▲ITAD(IT Asset Disposition, IT자산처분서비스) ▲폐배터리 재활용 등으로 분류된다. 특히 폐 배터리 재활용 사업은 가전·IT 기기로부터 플라스틱·코발트·알루미늄 등 원자재와 희귀금속을 추출해 새로운 제품에 다시 활용하는 분야다.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IT기기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데다 데이터센터의 경우 서버·저장장치의 지속적인 교체가 필요하기 때문에 미래 성장성이 높은 분야로 평가받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이번 테스 인수를 소각·매립 등 기존의 폐기물 사업 영역을 넘어 폐기물 제로화를 실현하는 리사이클링 영역까지 확장하는 데 의미를 두고 있다. 이를 통해 향후 E-waste 사업영역을 선도하고 환경사업 분야의 글로벌 시장 확대를 가속화한다는 방침이다. 여기에 로봇, 자율주행, 디지털 헬스케어, 메타버스 등 미래 IT산업과 함께 성장할 ITAD 사업을 확대 추진할 예정이다. 폐배터리에서 원재료를 추출해 판매하고 별도 공정을 거쳐 새 배터리나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으로 재사용하는 신사업 기회도 적극 발굴할 계획이다.

업계에선 SK에코플랜트가 IPO를 앞두고 글로벌 환경기업 이미지 굳히기에 나섰다는 관측이 나온다. SK에코플랜트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지원 아래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경영의 새로운 핵심 가치로 삼고 내년까지 글로벌 환경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후 플랜트사업 분할, 사명 변경에 이어 친환경∙에너지 관련 신사업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회사는 내년 6월을 목표로 IPO를 추진 중이다. 신사업에서 성과를 낸 이후 상장을 위한 실무 작업에 본격 나설 것으로 보인다. 2020년 국내 종합 환경플랫폼 기업인 환경시설관리(옛 EMC홀딩스)를 약 1조원에 인수하며 환경사업에 본격 진출했다. 지난해에만 총 6곳의 환경기업을 추가 인수해 국내 수처리 1위, 사업장폐기물 소각 1위, 의료폐기물 소각 2위, 폐기물 매립 3위 등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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