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 독점하던 아이폰 공급망에 LGD도 추가

LG디스플레이 파주공장 단지 전경. /사진=LG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파주공장 단지 전경. /사진=LG디스플레이

[시사저널e=이호길 기자] LG디스플레이가 하반기 출시 예정인 애플 ‘아이폰14’ 시리즈에 프리미엄 패널인 저온다결정산화물(LTPO) 박막트랜지스터(TFT) 기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공급할 전망이다. 아이폰13 시리즈 LTPO는 삼성디스플레이가 독점 공급했다.

16일 디스플레이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아이폰14 프로와 프로맥스 모델에 적용되는 LTPO 패널을 공급할 예정이다. 아이폰14 시리즈는 기존 미니 모델이 제외되고 기본형과 맥스, 프로, 프로맥스 등 4가지 모델로 출시된다. 이중 기본형과 맥스에는 LTPS OLED가 탑재되고, 상위 라인업에 LTPO 기술이 적용될 것으로 관측된다. LG디스플레이는 ‘아이폰13’ 시리즈의 경우 LTPS 패널만 공급했지만, 올해부터는 LTPO로 물량을 늘린다.

LTPO TFT 공정은 디스플레이 전력 소모를 줄일 수 있는 기술이다. 공정 과정이 복잡해 LTPS 패널보다 제조 단가가 높지만, 소비 전력이 낮아 120헤르츠(Hz) 주사율 구현에 유리하다는 장점이 있다. 삼성전자가 최근 공개한 ‘갤럭시S22’ 시리즈도 기본형과 플러스 모델은 LTPS 패널이 탑재된 반면 울트라 모델에는 LTPO 기술이 적용됐다.

아이폰14 시리즈에 탑재되는 LTPO 패널은 파주 P9 공장 E6 라인에서 생산할 전망이다. LG디스플레이는 파주 P9 공장 E6 라인에서 월 3만장 규모의 스마트폰용 OLED를 양산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가 공급을 계획하고 있는 LTPO 패널 물량은 수천만개로 추정된다. 

디스플레이업계 관계자는 “현재 LTPO 개발 프로젝트는 삼성과 LG 두 군데 밖에 안 하고 있다. 해당 제품에 대한 개발 참여 자체가 공급을 전제로 한다고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애플은 삼성디스플레이 외 LG디스플레이를 LTPO 거래선으로 추가하면서 안정적인 공급물량을 확보하고 가격협상력도 더 커지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LTPS 패널의 경우 양사에 이어 BOE가 애플 공급망에 합류하면서 경쟁 기업이 3곳으로 늘어난 상황이다.

BOE는 중국 쓰촨성에 있는 B11 공장에서 아이폰용 OLED 생산량을 늘리고 있지만, LTPO 패널 양산에는 시간이 더 걸릴 전망이다. BOE는 현재 B11 라인에서 LTPO 장비를 구축하고 있고, 1분기 중 시험 가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다만 애플 프로젝트를 따내지 못해 자체적으로 준비하는 단계다.

LG디스플레이는 아이폰14 시리즈의 LTPO 패널 공급으로 BOE 추격을 따돌릴 수 있단 분석이 나온다. BOE가 아이폰 하위 모델 패널 공급망에 합류하면서 상위 라인업에 패널을 납품하는 삼성디스플레이보다는 LG디스플레이 타격이 클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 바 있다.

LG디스플레이는 E6 라인의 패널 생산량도 늘릴 계획이다. 디스플레이 업계에 따르면 이 회사는 현재 가동하고 있는 E6-1, 2에 이어 E6-3 라인을 내년부터 가동할 계획이다. 이어 아이패드용 IT 패널 목적의 E6-4 라인은 2024년 1분기 중 양산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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