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닷컴 출범 2년 만에 적자 1000억원대 기록···“경쟁력 강화 위한 투자”
IPO 위한 작업···올해 물류센터·인건비 등 투자로 적자 1500억원대 전망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올 상반기 기업공개(IPO)를 앞둔 SSG닷컴이 적자 기업임에도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한 쿠팡의 선례를 그대로 따라하고 있다. SSG닷컴은 IPO를 앞두고 기업가치를 늘리는데 집중하면서 지마켓글로벌과의 시너지 효과를 내는데 집중할 계획이다. 온·오프라인의 고른 성장을 꿈꾸는 신세계는 SSG닷컴의 외형성장에 힘을 실고 있지만 SSG닷컴의 적자폭은 그만큼 더 커질 가능성이 커 이를 어떻게 해결할지 관심이 모인다.

16일 이마트IR에 따르면 SSG닷컴의 지난해 거래액은 전년 대비 22% 늘어난 5조7174억원으로 집계됐다. 목표치였던 4조8000억원을 넘어선 것이다. 완전자회사 W컨셉까지 포함하면 SSG닷컴의 지난해 전체 거래액은 6조445억원에 달한다.

SSG닷컴은 올해 IPO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SSG닷컴은 지난해 상반기 오픈마켓 서비스를 도입하고 취급 상품수를 대폭 늘리고 있다. 현재 SSG닷컴의 기업 가치는 10조원이다. 이커머스 기업은 거래액이 기업 가치로 책정되기 때문에 SSG닷컴은 외형성장을 위한 투자에 적극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SSG닷컴 실적 및 거래액. / 자료=이마트IR, 표=김은실 디자이너
SSG닷컴 실적 및 거래액. / 자료=이마트IR, 표=김은실 디자이너

문제는 SSG닷컴의 실적이다. 국내 주요 이커머스 기업들 중 오아시스마켓을 제외하면 모두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도 SSG닷컴의 적자 폭은 빠르게 커지고 있다. SSG닷컴은 2019년 출범 당시 영업손실 819억원이었으나 2020년 영업손실 469억원으로 줄였다가 다시 지난해 1079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신세계그룹 자회사 중 지난해 영업적자를 낸 곳은 SSG닷컴과 조선호텔앤리조트, 이마트24 등 세 곳뿐이다.

SSG닷컴 관계자는 실적 악화에 대해 “플랫폼 경쟁력 제고를 위해 장기적 관점에서 비용을 집행했다”며 “물류 인프라 확충, 테크 역량 확보, 마케팅 강화 등 고객 기반 확대를 위한 투자에 집중했다”고 밝혔다.

SSG닷컴 출범 당시 정용진 부회장은 “앞으로 신세계그룹의 성장은 온라인 신설법인이 이끌게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다만 SSG닷컴은 출범 당시 포부와 달리 이커머스 시장에서 존재감이 미미한 편이다. 신세계는 시장 점유율 기준 3위인 이베이코리아를 품으며 네이버·쿠팡·신세계로 3강을 구축하기는 했으나 네이버쇼핑의 네이버 멤버십 플러스, 쿠팡의 로켓배송과 같은 뚜렷하게 내세울 점이 없다.

우선 SSG닷컴은 올해도 외형 성장과 완성형 이커머스 사업 모델 구현을 위해 투자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올해 상반기까지 하루 3000건 이상의 온라인 주문을 가능하게 하는 대형PP(Picking&Packing)센터를 31개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또 2025년까지 전국에 대형PP 센터를 70개 이상 확보해 일일 온라인 장보기 배송 물량을 최대 36만건까지 늘릴 예정이다.

지난해 이마트 자회사로 편입된 지마켓글로벌도 배송 서비스를 강화하고 온·오프라인 계열사들과의 협업을 강화한다. G마켓은 직배송 권역을 확장하고 오는 3월 새벽배송 서비스를 론칭할 예정이다. 신세계는 SSG닷컴·G마켓·스타벅스 통합 유료 멤버십 론칭도 계획하고 있다.

SSG닷컴은 오픈마켓과 계열사 상품을 같이 노출시키고 있다. / 사진=SSG닷컴 캡처
SSG닷컴은 오픈마켓과 계열사 상품을 같이 노출시키고 있다. / 사진=SSG닷컴 캡처

다만 업계에서는 SSG닷컴의 물류센터 투자는 적자폭이 더 커져 재무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그간 SSG닷컴의 자금 역할을 해왔던 이마트도 지난해 말 기준 현금·현금성 자산이 1조102억원으로 전년(1조1133억원) 대비 9.2% 줄었다.

아울러 SSG닷컴이 단기간에 수익을 내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새벽배송을 비롯해 배송 서비스를 강화하면 물류센터의 야간 운영이 불가피하다. 특히 야간 근무는 통상임금의 1.5배를 지급해야 하기 때문에 자연스레 비용이 증가하게 된다.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을 중심으로 소액주주 보호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는 점이 SSG닷컴의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한다. SSG닷컴이 이마트 자회사이기 때문에 SSG닷컴이 상장하면 쪼개기 상장 논란을 빚을 가능성이 클 수 있어서다.

오린아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SSG닷컴은 지마켓글로벌과 시너지, 통합 멤버십 론칭 등에 따라 외형성장 가속화가 가능해질 것”이라며 “그러나 외형 성장에 따른 SSG닷컴의 적자는 올해 1500억원대로 확대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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