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배터리 ESS 사업모델 발굴 집중···“배터리 자원순환체계 구축 중요한 시점 기업 의견 반영될 기회”

배터리 기업들이 폐배터리 시장 공략을 위해 폐배터리 얼라이언스에 ㅊ/사진=셔터스톡
LG에너지솔루션, SK이노베이션 등 배터리 기업들이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을 대비하면서 폐배터리 얼라이언스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셔터스톡

[시사저널e=서지민 기자] 전기차 폐배터리 시장을 대비하기 위해 산학연이 손을 잡은 폐배터리 얼라이언스가 출범을 앞두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이 참여를 밝힌 가운데 ‘바스’(BaaS·Battery as a Service) 사업에서 어떤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9일 한국전지산업협회에 따르면, 나주시혁신산업단지에 건설 중인 ‘사용후배터리 리사이클링 센터’를 거점으로 하는 폐배터리 얼라이언스가 3월 말 라인업을 확정할 예정이다. LG에너지솔루션, SK이노베이션의 참여는 확정됐다. 다만 삼성SDI를 비롯해 그 외 기업들의 참여 여부는 막판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폐배터리 얼라이언스는 민간기업들과 연구기관, 대학 등이 함께 모여 전기차 폐배터리 활용을 위한 생태계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폐배터리의 성능을 평가하고, 재사용·재제조·재활용으로 이어지는 인프라를 한 데 모으겠다는 것이다. 

특히 폐배터리를 활용한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화 모델 구상에 집중한다. 전기차 배터리는 용량이 70~80%만 떨어져도 전기차용 배터리로 사용할 수 없지만 ESS로 재사용할 수 있다. 올해부터 시중에 풀리는 폐배터리는 잔존용량이 80~90%까지 남은 것이 많아 ESS 사업으로 확대하기 적합하다.

한국전지산업협회 관계자는 “ESS 시장이 커져야 하는데 가격이 비싸서 수요자들의 시장 진입이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폐배터리를 활용하면 비용 절감이 가능한 만큼 ESS 시장을 확대할 수 있다는 생각”이라고 전했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은 폐배터리를 재사용·재활용하는 ‘바스’(BaaS·Battery as a Service) 사업을 추진 중이다. 그중 하나가 폐배터리를 재사용하는 ESS 사업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오창공장에 폐배터리를 재사용해 만든 전기차 충전소를 설치했다. SK이노베이션도 경기도 안양 아파트단지 현장 임시동력설비에 폐배터리를 활용한 ESS를 설치하기로 했다. 2년간 실증 과정을 거치고 상용화 가능성을 타진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재사용 ESS 사업은 초기 단계인 만큼 사업모델이나 수요처가 확보되지 않은 상태다. 이런 가운데 협회는 얼라이언스를 통해 기업들이 함께 새로운 사업모델을 발굴하고 활용할 수 있는 판을 깔겠다는 취지다. 이미 다양한 아이템들이 거론되고 있다. 디젤을 연료로 쓰고 있는 소형선박에 재사용 ESS를 설치하는 등 새로운 수요처를 발굴하고 있다. 기업들이 사업모델화를 위해 아이템을 먼저 제안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나아가 실제 매각으로 이어지도록 추진한다. 전지산업협회 관계자는 “지금 폐배터리를 활용한 제품 경우 기술개발을 하고 실증까지는 할 수 있어도 민간에 매각은 할 수 없다. 얼라이언스를 통해서 호남 지역을 중심으로 매각까지 할 수 있도록 추진하려고 한다. 기업들이 사업화에 대한 실증을 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사업성이 있으면 전국으로 확대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얼라이언스는 폐배터리 초기 시장에서 기업들의 목소리를 반영하는 창구 역할도 할 전망이다. 기업들의 니즈를 파악해 실제 사업 추진을 위해 필요한 모델을 만들어나가겠다는 것이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배터리 자원순환체계 구축이 매우 중요한 시점으로 안전표준 개발 및 제도 규제 개선 등에서 업계 의견이 반영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해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SDI는 아직 얼라이언스 참여를 검토 중이다. 삼성SDI 관계자는 “협회 차원에서 얼라이언스 출범을 준비 중이라는 얘기는 들었지만, 아직 내부적으로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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