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자가진단키트 품절대란···자가진단키트 업체, 공급량 확대 총력
진입장벽 높은 내수시장···매출 수혜 기대감 커지나

[시사저널e=최다은 기자] 정부가 새로운 코로나19 진단검사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오미크론 고위험 지역 위주로 자가진단키트 품절 대란이 현실화되고 있다. 업계 안팎에선 자가진단키트 품귀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자가진단키트 유통 업체들은 폭증하는 수요에 맞춰 공급물량 확대에 주력할 방침이다. 

래피젠의 자가진단키트./ 사진=래피젠
래피젠의 코로나19 자가진단키트 'BIOCREDIT COVID-19 Ag Home Test Nasal'./ 사진=래피젠

26일 업계에 따르면 기존 PCR 검사는 60세 이상 고위험군 등 우선 검사 대상자로 한정되고, 자가진단키트로 1차 검사를 하는 진단검사 체계 전환이 본격화됐다. 국내 코로나19 진단검사 대부분이 자가진단키트를 통해서 이뤄지는 만큼, 업계에서는 자가진단키트 수요 폭증이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실제 진단검사 체계 개편이 시작되면서 약국과 편의점 등 시중에 유통되는 자가검사키트 판매량은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모양새다. 경기도 하남시 한 약국 관계자는 “지난주부터 자가검사키트가 갑자기 잘 팔리기 시작했다”며 “자가진단키트 품절 대란을 대비해 한꺼번에 15개씩 구매하는 손님도 있었다”고 귀뜸했다.

앞서 정부는 오미크론 초우세 지역부터 검사·진료 체계 등을 개편하고, 이르면 이달 말부터 진단검사 체계 전환을 전국적으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앞으로 코로나19 진단검사는 약국이나 온라인몰 등 시중에서 파는 자가진단키트 검사에서 양성이 나와야 선별진료소에서 PCR 검사를 받을 수 있게 됐다.

◇ SD바이오·휴마시스·레피젠, 자가진단키트 생산량 확대 사활

./ 표=정승아 디자이너
코로나19 자가진단검사키트 국내 허가 제품 현황./ 표=정승아 디자이너

전국적으로 증가하는 자가진단키트 수요에 발맞춰 국내 자가진단키트를 공급 업체들도 생산량 확대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자가진단키트는 SD바이오센서의 ‘STANDARD™ Q COVID-19 Ag Home Test’, 휴마시스의 ‘Humasis COVID-19 Ag Home Test’, 래피젠의 ‘BIOCREDIT COVID-19 Ag Home Test Nasal’으로 총 3가지다.

SD바이오센서와 휴마시스는 지난해 4월, 래피젠은 지난 7월 식약처로부터 각사가 개발한 자가진단키트의 정식 품목허가를 획득해 약국, 편의점, 온라인몰 등으로 판매를 시작했다. 셀트리온은 휴마시스가 허가받아 제조하는 자가검사키트에 디아트러스트라는 자체 브랜드를 붙여 판매하고 있다.

먼저 SD바이오센서의 코로나19 자가진단키트 STANDARD™ Q COVID-19 Ag Home Test는 지난해 4월 식약처 조건부 허가 이후 국내 온오프라인 유통망에서 판매를 시작했다. SD바이오센서에 따르면 오미크론 확산 이후 자가진단키트 수요가 국외 위주로 늘어났는데, 올해 1월부터는 국내 판매량이 눈에 띄게 높아졌다. SD바이오센서는 국내 판매량 증대에 힘 입어 자가진단키트 국내 공급물량을 확대하기 위해 케파(생산능력)를 최대치로 끌어올렸다.

SD바이오센서 관계자는 “국내에서 자가진단키트 수요가 계속해서 증가하는 상황을 반영해 최근 국내 물량 생산량을 최대로 늘렸다”라며 “수출 계약이 체결된 국가로 진단키트 공급을 우선적으로 진행하고 있지만, 지난해부터 내수시장에 자가진단키트를 공급해온 만큼 기존 유통망을 토대로 국내와 해외 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휴마시스도 지난해 4월 국내 판매에 돌입한 자가진단키트 Humasis COVID-19 Ag Home Test에 대해 국내외 주문 물량이 폭증하자, 생산 케파를 최대치로 확대했다. 다만 국내 주문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남에 따라 국내외 공급물량을 조정할 계획이다.

휴마시스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자가진단키트 주문량이 국내외로 폭증하면서 회사가 가동할 수 있는 최대 케파로 생산량을 늘렸다”며 “이미 회사의 최대 생산능력에 맞춰 물량을 공급 중인 만큼 추가로 생산물량을 늘리기는 다소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만 최근 국내 주문량이 급증함에 따라 국내외 공급물량 조정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래피젠은 국내외로 공급 중인 자가진단키트 BIOCREDIT COVID-19 Ag Home Test Nasal의 공급물량을 늘리기 위해 생산설비 시설 확장까지 염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래피젠은 오미크론 변이 확산 이후 자가진단키트 생산량을 최대로 늘린 상황이지만, 추가 물량 수요를 대비해 생산설비 확장을 계획 중이라는 설명이다. 국내 공급물량은 이달 말부터 기존 대비 3배가량 늘릴 방침이다.

래피젠 관계자는 “정부가 진단검사 시스템을 바꾸면서 국내 자가진단키트 수요가 폭발할 것이라고 예상해, 월 최대 1억개 수량으로 공급을 진행해왔다”며 “생산 수량을 추가로 늘리기 위해 생산설비 확장이 예정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보다 약 3배 정도 공급물량을 늘릴 계획”이라며 “국내에서 처음 자가진단키트를 출시했던 시점 대비 올 상반기까지 판매량이 약 500% 늘었다”고 덧붙였다.

한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지난 2020년 초 마스크 대란 때와는 다르게, 코로나19 진단제품은 식약처 심사를 거쳐야 국내 판매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진입장벽이 높은 시장”이라며 “후발주자와의 경쟁 부담이 비교적 덜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국내 자가진단키트 공급사들의 매출 수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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