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중 토스신용데이터준비법인 설립 예정···올해 CB업 예비인가 추진
지난해 SCI평가정보 인수 추진 무산 이후 1년여 만에 CB 시장 진출 본격화

토스 주요 계열사 현황/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토스 주요 계열사 현황/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김희진 기자] 간편송금 서비스에서 시작해 증권, 보험, 은행 등으로 금융권 영토를 넓혀온 토스가 올해는 신용평가(CB)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토스신용데이터준비법인(가칭)을 꾸리고 신용평가 시장 개척을 위한 관련 인력 채용에 분주한 모습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토스는 올해 신용평가사 예비인가 신청을 목표로 자체 신용평가사 ‘토스신용데이터(가칭)’ 설립에 나선다. 토스신용데이터는 토스 커뮤니티 및 다양한 금융·비금융 데이터를 통해 신용평가 시장을 재정의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예비허가 신청에 앞서 토스는 먼저 올해 상반기 중 토스신용데이터준비법인을 설립할 예정이며 이를 위한 관련 인력을 채용 중이다. 현재 신용평가 상품 매니저, 개인정보보호 담당자, 시스템 엔지니어 등 19개 분야에서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앞서 토스는 지난 2020년 SCI평가정보 인수를 추진했으나 ‘데이터 3법(개인정보보호법·신용정보법·정보통신망법 개정안)’ 시행 이후 CB 업체들의 몸값이 급등하면서 가격 협상에 난항을 겪고 결국 인수 협상이 중단된 바 있다. 이후 1년여 만에 자체 신용평가사 설립에 나서면서 CB 사업 진출을 본격화한 것이다.

토스신용데이터는 누적 가입자 2100만명을 넘어선 토스의 다양한 금융·비금융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도화된 데이터 분석 능력을 활용해 금융기관 등 정밀한 신용평가를 필요로 하는 곳에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아울러 빅데이터와 머신러닝 등 혁신 기술을 적극 도입해 차별화된 방식으로 개인 및 개인사업자 신용평가 시장을 혁신한다는 목표다.

토스 관계자는 “기존 공급자 중심의 사고에서 벗어나 금융소비자 중심의 접근과 차별화된 기술력을 통해 신용평가 시장을 혁신하는 것을 목표로 삼을 것”이라며 “올해 상반기 중 준비법인을 설립할 예정이며 예비인가 신청 시점은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토스가 자체 신용평가사 설립을 통해 독자적인 신용평가 모델을 갖추게 되면 오랜 기간 동안 3개사(한국기업평가·한국신용평가·나이스신용평가)가 균분하고 있어 시장 집중도가 높았던 신용평가 시장에 메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금융위원회 역시 신용평가 시장을 과점 시장으로 보고 경쟁 촉진이 필요하다는 입장인 만큼 토스의 신용평가업 진출에 긍정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위 관계자는 “우리나라 신용평가시장은 장기간 3개사가 시장을 균분해오고 있어 시장 집중도가 높다”며 “신용평가업의 특성과 우리나라 신용평가 시장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제도 개선을 통한 경쟁 촉진에 더욱 집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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