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타플렉스, 매장 1층 면적 70%를 와인 전문점 ‘보틀벙커’에 할애
급성장하는 리빙, 펫, H&B 전문점 통해 새로운 라이프스타일 제안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아 여기가 롯데마트 그 와인 보틀벙커야!”

롯데마트 잠실점이 ‘제타플렉스’(ZETTAPLEX)라는 이름으로 23일 리뉴얼 오픈했다. 제타플렉스는 ‘업계 최초’라는 수식어가 다수 붙었다. 롯데마트는 고객이 오프라인 점포를 찾는 이유를 제시하기 위해 곳곳에 체험 요소를 넣는 것은 물론, 체류형 매장으로 탈바꿈했다. 오픈 효과로 제타플렉스는 평일 오전, 코로나19에도 인산인해를 이뤘다.

롯데마트가 잠실점명을 ‘제타플렉스’로 바꾼 이유는 새로운 브랜드명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새롭고 참신하게 다가가기 위해서다. 제타플렉스는 10의 21제곱을 의미하는 제타와 결합된 공간을 뜻하는 플렉스의 합성어다. 롯데마트는 “무한에 가까운 숫자를 의미하는 제타를 사용함으로써 고객에게 많은 서비스와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공간”이라고 강조했다.

‘당신이 원하는 것은 다 있다’는 콘셉트로 리뉴얼한 제타플렉스의 핵심은 1층이다. 업계 최초로 롯데마트는 매장 1층 면적 70%를 와인전문점인 ‘보틀벙커’로 구성했다. 현재까지 대형마트 매장 1층 입구를 와인 매장으로 채운 사례는 없었다. 제타플렉스의 보틀벙커는 1322㎡(약 400여평) 규모로 꾸려졌다.

보틀벙커 내 판매하는 핑거푸드들. / 사진=한다원 기자
보틀벙커 내 판매하는 핑거푸드들. / 사진=한다원 기자
강혜원 롯데마트 프로젝트W 상무가 시범을 보이고 있다. / 사진=한다원 기자
강혜원 롯데마트 프로젝트W 상무가 시범을 보이고 있다. / 사진=한다원 기자

1층 대부분을 와인으로 채우기 위해 롯데마트는 올해 초 이를 전담하는 조직인 ‘프로젝트W’팀을 신설했다. 팀원 다수는 와인 전문 자격증인 WSET(Wine&Sprit Education Trust)를 소지했을 정도로 전문성을 갖췄다. 프로젝트W은 보틀벙커 오픈 전 약 200여명을 대상으로 와인에 대해 인터뷰한 결과, 대형마트는 와인에 대한 정보가 미흡하고 맛을 연상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와 매장 한편에 80여종의 와인을 시음할 수 있는 ‘테이스팅랩’(Tasting Tab)도 마련했다.

테이스팅랩에서는 고급 빈티지부터 트렌디한 와인까지 시음해볼 수 있는 공간으로, 전용 팔찌에 금액을 충전 후 기계에 팔찌를 접촉시켜 마시고 싶은 와인을 50㎖씩 시음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제타플렉스 보틀벙커 내부. / 사진=롯데쇼핑
제타플렉스 보틀벙커 내부. / 사진=롯데쇼핑
제타플렉스 보틀벙커 테이스팅랩. / 사진=롯데쇼핑
제타플렉스 보틀벙커 테이스팅랩. / 사진=롯데쇼핑

강혜원 롯데마트 프로젝트W 상무는 “롯데마트가 지난해 와인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기로 발표하고 차별성있는 와인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고민했다”며 “온라인에서는 체험할 수 없다는 판단에, 잠실점에 우선 와인 보틀벙커를 오픈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지역마다 수요 차이가 있지만 2022년까지 보틀벙커를 최소 3개 오픈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보틀벙커에 찾은 소비자는 “기사로 잠실점에 주류 판매하는 곳이 크게 생긴다고해서 궁금했었다”면서 “와인뿐 아니라 위스키, 사케 등 다양하게 있어서 둘러보는 재미도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소비자는 “발베니 5900만원짜리도 있다”며 “굉장히 신경쓴 느낌”이라고 했다. 이어 “예전의 롯데마트와는 다른 느낌”이라며 “훨씬 젊어진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강성현 대표가 신선식품 코너를 둘러보고 있다. / 사진=한다원 기자
강성현 대표가 신선식품 코너를 둘러보고 있다. / 사진=한다원 기자
강성현 대표가 리필 스테이션을 이용해보고 있다. / 사진=한다원 기자
강성현 대표가 리필 스테이션을 이용해보고 있다. / 사진=한다원 기자

이날 강성현 롯데마트 대표도 제타플렉스에 찾아 45분간 둘러봤다. 강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매출 단위가 100억원 이상 나오는 롯데마트와 롯데마트의 브랜드 이미지를 개선할 수 있는 점포 중심으로 10개 미만으로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월 매출이 100억원가량인 점포는 잠실점을 비롯해 중계점, 서울역점, 구미점, 의왕점 등이다.

제타플렉스 목표 매출에 대해 강 대표는 “역대 가장 공격적인 목표를 잡았지만 매출을 올리기 위해 밀어팔고 할인하는 점포로는 만들지 않을 것”이라며 “경쟁사가 잘하고 있어서 아직 따라가려면 멀었다”고 말했다.

보틀벙커 외에 제타플렉스 잠실점은 ‘신선식품’에 집중했다. 제타플렉스는 롯데마트 전점 대비 30% 이상 많은 상품을 취급하고, 진열 길이도 롯데마트의 기존점 평균보다 30%가량 늘렸다. 특히 샐러드 수요에 따라 약 150여종의 상품을 갖췄고, 유통업계 최초 수산매장에 신선함을 강조하기 위해 ‘파노라마 수족관’과 살아있는 조개류 진열을 위해 계단형 수족관을 설치했다.

신선식품 파노라마 수족관. / 사진=한다원 기자
신선식품 파노라마 수족관. / 사진=한다원 기자
제타플렉스 지하1층 과일코너. / 사진=한다원 기자
제타플렉스 지하1층 과일코너. / 사진=한다원 기자

축산코너도 도매용 판매까지 고려한 양고기 전문점을 선보였고, 국내 최대 프리미엄 매장을 구현하고자 0.1% 비중의 토종 한우 ‘호반 칡소’, 순혈 와규 상위 0.5%의 ‘풀 블러드 와규’도 판매한다.

강 대표는 신선식품 매장을 둘러보며 담당 직원들에게 설명을 듣고 “고생한다”고 격려하고 “앞으로 커피보다 차(tea) 수요가 클 것 같다”는 소감도 전했다.

특히 강 대표는 “할인점은 결국 먹거리다. 저렴한 상품 중심 공급이 아닌 고객 트렌드를 이끌고 가는 것과 동시에 맛있는 제품을 제공해 소비자를 공략해 나갈 계획”이라며 “고객이 가장 믿을 수 있는 제품을 공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제타플렉스 내 입점된 롭스플러스. / 사진=한다원 기자
제타플렉스 내 입점된 롭스플러스. / 사진=한다원 기자

이와 함께 제타플렉스는 다양한 카테고리 킬러형 매장도 선보였다. 리빙 전문점인 ‘룸바이홈 랩’, 대형마트 주 고객층인 40~50대를 고려해 안티에이징 화장품과 건강기능식품의 비중을 늘린 H&B스토어 ‘롭스 플러스’와 펫 시장을 겨냥한 ‘콜리올리’ 등도 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온라인 쇼핑에 익숙해지고 있는 고객들을 오프라인 매장으로 다시 불러오기 위해 이러한 전문점 형태의 카테고리 킬러형 매장을 육성해 나갈 계획”이라며 “식료품을 사려는 고객 외에도 와인, 리빙, 펫 용품을 사기 위해 전문점을 찾는 고객들을 대형마트로 유입시키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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