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원 부회장, 2016년 형 집행 종료 후 취업제한 기간 5년 지나 경영복귀 초읽기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이 지난 2019년 3월 미국 조지아주에서 열린 SK이노베이션 전기차 배터리공장 기공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이 지난 2019년 3월 미국 조지아주에서 열린 SK이노베이션 전기차 배터리공장 기공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서지민 기자] SK그룹의 연말 임원인사가 가까워지면서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의 경영 복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재계에 따르면 2일 SK그룹의 연말 임원인사가 시행될 전망이다. SK그룹은 매년 12월 첫째 주 목요일에 정기 인사를 하고 있다. 이번 인사에서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동생인 최 부회장의 경영 복귀설이 제기되고 있다.

최 부회장은 최근 특정경제가중처벌법(특경법)상 취업 제한이 해제됐다. 지난 2014년 계열사 출자금 465억원 횡령 혐의로 3년6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고 2016년 가석방으로 나왔다. 특경법에 따르면 5억원 이상의 횡령·배임 등의 범죄로 실형을 선고받은 경우 형 집행이 종료되는 날로부터 5년간 취업이 제한된다. 이에 최 부회장은 그동안 취업제한 상태로 SK㈜와 SK E&S의 미등기 임원으로만 등록돼 있었다. 

일각에선 최 부회장이 SK이노베이션 또는 SK E&S로 복귀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 사업은 SK그룹의 미래 먹거리로 최태원 회장도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분야다. 특히 최 부회장은 지난 2018년 3월 헝가리에서 열린 SK이노베이션 배터리 공장 기공식에도 직접 참여한 바 있다. 지난해 7월 최태원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충남 서산공장에서 만나 배터리 기술 협력을 약속했을 때도 함께 자리했다. 취업제한 상황에서도 SK이노베이션 중요 행사에 직접 참여해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다만 이는 추측일 뿐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아직 공식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다”고 전했다. SK그룹 측 역시 "발표 나오기 전 어디로 복귀할지 여부 알 수 없다"며 "복귀를 한다면 그 자리에 맡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일축했다.

SK E&S는 최 부회장이 2005년부터 2012년까지 대표이사로 일한 경험이 있다. 재계에 따르면, SK E&S가 주로 하는 신재생에너지 등의 친환경 사업은 최 부회장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다. SK E&S는 SK그룹이 추진 중인 수소 사업의 주축 계열사이기도 하다. 취업제한 기간 최 부회장이 SK E&S 미등기 임원으로 유지됐다는 점도 눈에 띈다. 

다만 최근 SK그룹이 이사회의 권한을 강화한 것이 최 부회장 경영 복귀의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태원 회장이 ESG 경영을 공언하면서, SK그룹은 올해부터 이사회가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평가·보상 권한을 갖게 됐다. 보통 CEO 평가는 기업 총수가 해 왔다. 이사회의 기능이 강화된 만큼 최 부회장이 총수 일가라는 이유만으로 경영 복귀를 하는 것이 쉽지는 않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SK그룹 관계자는 “이사회 권한 강화는 SK그룹의 지배구조 혁신을 위한 장기적인 과제”라며 “최 부회장 복귀와는 무관한 문제”라고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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