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시노스 2200’, 전작보다 성능 30% 이상 개선
목표 출하량 2500만대 전후···관건은 부품 수급

갤럭시S21 시리즈 3종. / 사진=삼성전자.

[시사저널e=이호길 기자] 삼성전자가 내년 2월 출시 예정인 플래그십 주력 모델 ‘갤럭시S22’에 신형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탑재해 전작 부진 만회에 나선다. AP 성능 강화를 통해 전작인 ’갤럭시S21‘에서 제기된 발열 이슈 등을 잠재우겠단 계획이다. 다만 상반기부터 이어지고 있는 반도체 공급난이 장기화되고 있어 물량 확보를 위해 부품 수급이 관건이란 분석이다.

29일 미국 IT 전문매체 톰스가이드 등에 따르면 갤럭시S22는 내년 2월 8일 공개된 뒤 같은 달 18일부터 판매가 이뤄질 전망이다. 당초 연말 또는 1월 조기 출시설도 흘러나왔지만, 2월 공개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갤럭시S22 부품은 이달 초부터 양산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트폰 신제품 출하를 위한 부품 대량 생산에는 통상 3개월가량이 소요된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22에 AP ‘엑시노스 2200’과 퀄컴 신형 AP ‘스냅드래곤’을 병행 탑재할 방침이다. 연말이나 내년초 공개 예정인 엑시노스 2200에는 AMD 그래픽처리장치(GPU)가 장착될 예정이다. 발열 문제가 제기된 전작 '엑시노스 2100'에는 ARM의 '말리(Mali)-G78' GPU가 탑재됐다. 갤럭시S21 출시 이후 6개월간 판매량(1350만대)이 전작보다 20%가량 낮은 점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 바 있다.

엑시노스 2200은 최근 공개된 벤치마크(성능평가) 결과에서 전작보다 성능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외신에 따르면 엑시노스 2200의 최고 성능은 전작 대비 31~34% 뛰어나다. 모바일업계 관계자는 “신형 엑시노스는 벤치마크에서 퀄컴 AP보다 뛰어난 성능을 보였다는 분석이 있다”며 “제품이 예상대로 잘 나온다면 하락하고 있는 AP 시장 점유율 상승도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관건은 수율이 될 전망이다. 엑시노스 2200은 4나노미터(nm) 초미세공정이 적용돼 기술적 난이도가 높은 제품이다. 전작(5나노)보다 미세화된 공정을 요구한다. 해외 IT 매체를 중심으로 갤럭시S22에 엑시노스 2200 대신 퀄컴의 스냅드래곤이 전량 탑재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도 수율과 관련한 우려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퀄컴은 오는 30일(현지시간) 하와이에서 열리는 ‘스냅드래곤 테크 서밋 2021’에서 신형 AP를 공개한다.

강인엽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장 사장이 지난 1월 '엑시노스 2100'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갤럭시S22의 또 다른 특징은 카메라 성능 개선 및 ‘갤럭시 노트’ 시리즈와의 통합이다. 갤럭시S22 기본형 모델 카메라 사양은 ▲6400만 화소 망원 카메라 ▲1200만 화소 초광각 카메라 ▲1200만 화소 광각 카메라 ▲1000만 화소 전면 카메라 등 전작과 동일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지난 9월 출시된 이미지센서 '아이소셀 GN5'를 탑재해 고해상도를 지원할 것으로 점쳐진다. 아이소셀 GN5는 업계 최소 크기의 듀얼 픽셀 제품으로 화질 손상 없이 자동 초점 기능을 구현할 수 있다.

또 갤럭시S22 울트라 모델 디자인은 ‘갤럭시노트’를 닮은 형태로 출시돼 노트 시리즈를 계승할 전망이다. 관련업계는 울트라 모델이 갤럭시노트를 대체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톰스가이드는 “갤럭시S22 울트라는 쿼드 카메라 렌즈 배열, 각진 모서리, S펜 내장 등 갤럭시 노트의 DNA를 따를 것으로 보인다”며 “이 제품은 우리가 기다리던 갤럭시노트의 모습일 수 있다”고 보도했다.

삼성전자는 내년 스마트폰 시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으로 회복한다는 전망에 따라 갤럭시S22 출하량을 늘릴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경제 활동의 정상화를 예상하면서 내년 스마트폰 생산량이 올해보다 3.8% 성장한 13억9000만대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올해 2억7000만대 수준인 전체 스마트폰 출하량을 내년에 3억대 전후로 늘리고, S22 시리즈 목표량도 2500만대 전후로 잡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우려가 있긴 하지만, 상황이 악화돼도 ‘위드 코로나’ 방향성은 유지될 것으로 보여 우호적인 시장 여건이 조성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이같은 전략을 그대로 펼치기 위해선 부품 수급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분석이다. 이 관계자는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AP나 디스플레이 구동칩(DDI) 등의 부품 공급은 4분기 들어서도 개선되지 않고 있다”며 “공급망 관리를 통한 부품 확보로 스마트폰 생산 차질이 없어야 적극적인 물량 출하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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