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발적 합승 서비스 플랫폼 ‘반반택시’···“승객·택시기사 중 어느 한 쪽도 희생 없이, 모두 ‘윈윈’”
김기동 코나투스 대표 “반반택시 시작으로 합승 플랫폼 많아져 승객들의 승차난·비용 부담 해소되길 바란다”
[시사저널e=염현아 기자] 최근 모빌리티 플랫폼의 독과점 논란이 불거지면서 택시업계와의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여기에 승객들은 기사들의 승차거부와 과도한 비용 등 서비스 개선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 모든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한 모빌리티 스타트업이 등장했다. 택시업계 승객의 상생 카드를 꺼내든 코나투스다. 자발적 동승 플랫폼 ‘반반택시’를 통해 승객에게 최상의 서비스는 물론, 택시기사들에게도 수익을 제공하겠다는 목표다.
2018년 6월 설립한 코나투스는 ICT 규제샌드박스 모빌리티 1호 사업자로 선정돼 같은 해 8월 승객이 함께 택시를 타고 요금을 반씩 나눠 내는 호출 플랫폼 반반택시 서비스를 시작했다. ‘상생’과 ‘서비스’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달려온 김기동 코나투스 대표를 지난 22일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에서 만났다.
◇ 혁신 절실했던 택시산업···반반택시로 ‘상생’과 ‘서비스’ 모두 잡았다
모빌리티 산업의 혁신을 꿈꿔온 김기동 코나투스 대표는 교통수단 중에서도 혁신의 필요성이 가장 대두된 택시산업에 집중했다. 여러 사회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반반택시를 세상에 등장시켰다.
“모빌리티 산업의 혁신이 가장 큰 방향성이었는데, 모빌리티 중 운송 수가 압도적인 만큼 가장 크게 이동을 책임지는 게 택시였다. 그리고 다른 교통수단 대비 승객들이 가지고 있던 불편함이 절대적으로 큰 것도 택시였기 때문에 이 부분을 해결하고 싶었다. 그렇다면 스타트업이 기존 택시산업의 어떤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를 고민했다. 승객들의 니즈는 충분했지만, 국내 택시 합승 규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방안을 찾다 보니 반반택시 서비스를 구상하게 됐다.”
김 대표는 반반택시를 통해 택시기사와 승객의 상생에 사활을 걸었다. 같은 방향으로 향하는 승객들이 함께 타고 요금을 반반씩 나눠 내고, 이를 통해 기사들은 추가 수익을 얻는 방식이다. 여타 택시 호출 플랫폼들과 큰 차별점을 뒀다.
“승차난은 승객은 많고, 기사는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발생한다. 이 상황에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기피 목적지에 인센티브를 적용해서 기사들이 호출을 골라잡지 않도록 유도하거나 한 번에 여러명을 태우는 것이다. 기존의 택시 호출 플랫폼들은 기피 목적지에 인센티브를 적용해왔다면, 반반택시는 후자를 택했다. 한꺼번에 승객 여러 명이 타서 승차난이 발생하는 지역을 벗어나 빠르게 이동할 수 있도록 했다. 물론 승객이 가자고 하면 기사는 당연히 가는 게 맞지만, 기사 입장에선 기대수익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 있을 수도 있다. 이때 기사들은 승객 한 명을 태우는 것보다 수익이 더 날 수 있고, 승객들은 요금을 나눠 낼 수 있는 윈윈 구조를 마련했다.”
◇ 여성대상 범죄 등 안전성 우려 많았던 ‘동승’ 택시···5개 안전장치들로 우려 해소
김 대표는 규제샌드박스를 통해 반반택시의 사회적 효용을 입증했다. 특히 심야시간대 여성 이용자들의 안전 문제에 대한 우려도 털어냈다. 실증특례에서부터 5개의 안전장치를 둔 덕분이었다. ▲본인실명인증을 거친 회원들만 호출이 가능하고 ▲본인명의의 신용카드를 등록해 비용을 지불하고 ▲동성 승객을 매칭해 범죄 우려를 줄이고 ▲좌석지정제를 통해 서로 물리적인 접촉을 피하고 ▲혹시라도 발생할 안전사고에 대비해 책임 보험에 가입했다.
“동승 택시에 대한 안전성 우려가 나온 만큼 실증특례에서부터 안전을 위해 여러 장치들을 부가했고, 지금도 안전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계속해서 노력하고 있다. 덕분에 우려됐던 안전상의 문제는 지금까지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서비스 3년 만에 전국 택시기사의 40%인 11만명이 반반택시 기사로 가입했다. 현재 반반택시 앱에 가입한 승객 수는 50만명에 달하고, 매년 10배 이상 성장해 올해 호출 건수는 전년 대비 1200% 가까이 늘었다. 사회적 효용과 안전성이 어느 정도 검증된 것이다. 그 결과 실증특례로만 했던 사업이 올 초에 국회 본회의에 통과돼 내년부턴 합법 서비스로서 전국에서 선보일 수 있게 됐다.”
택시 승객들의 합승을 금지하는 ‘택시 운송사업의 발전에 관한 법률(택시발전법)’이 내년 상반기 폐지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향후 우티를 비롯한 다른 택시 호출 플랫폼들도 합승 서비스에 속속 뛰어들 전망이 나온다. 그간 실증특례로 반반택시를 운영해온 김 대표는 자신감을 보이면서도, 앞으로 합승 플랫폼이 많아지면 승객들의 승차난이 크게 해소될 것이라는 데 더 가치를 뒀다.
“지난 2년간 반반택시를 통해 승객들의 승차난 해소와 요금 부담을 위해 힘썼다. 다른 플랫폼도 합승 서비스를 하게 되면 기본적으로 승객들에게는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반반택시는 국내법에 따라 기존의 타고 가다 태우는 방식이 아닌, 같은 방향의 승객을 확정한 후에 기사가 태워서 이동하는 방식으로 그간 보완 운영해왔다. 반반택시만의 특장점으로 경쟁하겠다.”
◇ 모빌리티 산업 혁신 목표···“상생 혁신 통해 승객들에 차별화된 서비스 제공할 것”
김 대표는 카카오모빌리티 등 대기업들이 열띤 경쟁을 벌이는 현실에서 앞으로 혁신 스타트업으로서 어떻게 산업 발전에 기여할지 고민하고 있다.
“모빌리티 사업에 뛰어든 이후 반반택시가 실제 이뤄낸 혁신이 무엇인가에 대해 항상 고민한다. 이제 다양한 이동수단을 결합해 이동 전반을 편하게 만드는 ‘통합 모빌리티’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반반택시가 어떻게 경쟁 흐름에 대응하고, 승객들에 차별화된 만족과 더 큰 편익을 줄 수 있을지가 현재로선 가장 큰 고민이다.”
김 대표는 코나투스의 최종 목표는 무엇보다 지속적으로 모빌리티 산업에 혁신을 불러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승객과 기사 중 어느 한 쪽도 희생하지 않고, 상생하면서 혁신을 만들어내는 게 코나투스의 꿈이다. 승객들이 코나투스 서비스를 통해 이전과는 확실히 다른 이동의 편리함을 느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