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그나로크 IP 기반 신작 동남아·북미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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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그나로크IP 기반 라인업/ 사진=그라비티

[시사저널e=이하은 기자] 그라비티가 라그나로크 IP(지식재산권)을 활용한 신작을 쏟아내며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섰다. 그러나 관련 게임만 15종에 달하면서 단일 IP에 대한 피로도가 높아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그라비티는 하반기에 이어 내년에도 라그나로크 IP 기반의 신작을 쏟아내며 글로벌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그라비티가 글로벌 출시를 앞두고 개발 중이거나 출시한 신작은 라그나로크 오리진, 라그나로크 온라인 클래식, 라그나로크X, 라그나로크: 더라스트메모리즈, 라그라로크V: 부활, 라그나로크 레볼루션, 라그나로크 비긴스 등이다. 

◇ 라그나로크IP 신작 쏟아져···글로벌 시장 정조준

그라비티는 다음달 10일 ‘라그나로크 오리진’을 미국과 캐나다 지역에 출시한다. 퍼블리싱도 직접 맡는다. 이어 내년 상반기 대만, 홍콩, 마카오 지역에 선보일 예정이다. 앞서 그라비티는 지난 6월 일본 시장에 라그나로브 오리진 서비스를 시작했고, 구글·애플 마켓에서 무료 다운로드 1위를 기록했다. 외산 게임 무덤이라고 불리는 일본시장에서 그것도 다중역할수행게임(MMORPG) 장르란 점에서 성과를 올렸다는 평가다. 

출시 지역뿐만 아니라 시기를 보더라도 그라비티가 해외 공략에 역점을 두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 6월 ‘라그나로크X: 넥스트제너레이션’을 동남아에 선 출시했다. 출시 50일 만에 760만 다운로드를 돌파했으며 태국, 인도네시아, 필리핀에서 앱스토어 매출 1위를 기록했다. 라그나로크X 실적은 3분기에 반영된다. 이어 지난 9월 그라비티는 베트남에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내년 상반기 국내 서비스를 목표로 하고 있다. 

올해 3분기 태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라그나로크: 더라스트메모리즈’ 역시 하반기 동남아와 북미 등 글로벌 시장을 정조준했다. 필리핀, 싱가폴,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시장은 그라비티의 싱가포르 지사인 GGH(GRAVITY GAME HUB)가 퍼블리싱을 맡는다. 그라비티는 본격 출시를 앞두고 하반기에 영어 버전으로 비공개베타서비스(CBT)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인도네시아를 염두하고 ‘라그나로크 레볼루션’을 개발하고 있으며, ‘라그나로크 비긴스’를 제작하고 있다. 지난 9월 CBT를 마쳤으며 향후 출시 일정을 공개한다. 

◇ IP 우려먹기 지적에···라그나로크 주축으로 신규IP 개발 중

이처럼 그라비티가 라그나로크 IP 확장에 집중하는 이유는 과거 새로운 IP를 잇달아 선보였다가 흥행 부진으로 적자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신작이 실패하자 그라비티는 2015년부터 IP사업의 일환으로 라그나로크 온라인을 적극 활용해 온라인과 모바일게임을 선보였다. 그 결과 이듬해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5년 연속 실적 상승을 이어갔다. 

특히 2019년 동남아, 북남미, 오세아니아 지역에서 라그나로크M 실적이 반영되면서 최대 분기 매출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실적 역시 매출 1887억, 영업이익 471억원으로 전년 상반기 대비 16.7%, 76.7% 증가했다. 

그라비티는 각국에 해외지사를 활용해 자사 게임을 직접 퍼블리싱하고 있다. 그라비티는 태국 지사(GCT), 인도네시아 지사(GGL), 싱가포르 지사(GGH), 미국지사(GVI), 일본지사(GGA), 대만 지사(GCV) 등 두고 있으며 각 지사가 퍼블리싱 및 마케팅을 담당한다. 

그라비티 관계자는 “라그나로크 오리진 등은 본사에서 직접 서비스를 하고 있으며, 글로벌 기업답게 일부는 해외 지사들을 통해서 직접 서비스를 하고 있다는 것이 강점”이라고 전했다.

그라비티가 좋은 성적을 내고 있지만, 일각에선 라그나로크 IP에 대한 의존도 문제를 지적한다. 그라비티가 개발 중인 신작까지 포함하면 라그나로크 관련 게임은 15종에 달한다. 모바일 게임의 경우 수명이 짧은 것이 특징인데 비슷한 게임이 출시된다면 지속해서 흥미를 끌기 어렵단 것이 업계 설명이다. 

실제 그라비티의 분기별 매출을 보면 지난해 3분기 이후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2020년 1317억원에서 매 분기 점차 감소해 지난 2분기 836억원으로 1000억원대 미만 분기 매출을 기록했다. 

실제 신작보단 후속작과 유사한 작품이 쏟아지면서 이용자들의 피로감이 높아졌다. 동일 IP 활용작이 출시된다는 소식에 이용자들은 “게임 개발보다 이름 짓는 게 더 힘들 것”이라고 비판한다.

라그나로크 IP의 인기가 감소할 경우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새로운 IP 없이 중국이나 해외 개발사와의 경쟁이 힘들단 것이다. 

이재홍 숭실대 교수는 “국내 게임사가 새로운 게임을 개발하기 보다 온라인 게임을 모바일에 탑재해 왔다”며 “기존 아이피를 우려먹기 해서는 미래가 없다. 스토리 있는 게임을 만드는 게 곧 경쟁력”이라고 지적했다.

그라비티도 신규 IP를 개발중이다. 지난달 닌텐도 스위치 게임으로 ‘그란디아 HD 컬렉션’과 모바일 게임 ‘사다코M 미해결사건탐정사무소’를 각각 글로벌과 일본에 출시했다. 또 스포츠 모바일 게임 ‘NBA라이즈 투 스타덤’을 개발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라비티 관계자는 “그라비티는 신규 IP 개발에 대한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 상황으로 2022년에는 그 결과를 서서히 볼 수 있을 것”이라며 “향후 라그나로크 IP를 활용한 애니메이션, IPTV, 웹툰 제작 사업 다각화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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