겐슬러 SEC 위원장 “비트코인 ETF, 비트코인 자체에 투자하는 것 아냐”
일론 머스크, 미국 정부 규제 정책 강력 비판···中규제 리스크는 ‘여전’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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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e=이기욱 기자]중국 부동산 개발 기업 헝다 그룹의 파산 위기로부터 시작된 암호화폐 시장의 하락세가 미국발 호재에 힘입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암호화폐 시장의 최대 숙원 사업이었던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 승인이 실현될 가능성이 조금씩 높아지자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들에 대한 투자가 늘어나고 있다. 다만 중국발 악재가 ‘헝다쇼크’ 외에도 여전히 남아있어 현재의 상승세가 장기간 지속될지 여부는 미지수로 남아있다.

◇비트코인 가격 5400만원대 회복···암호화폐, 제도권 금융 진입 기대감↑

지난달 20일 헝다쇼크의 영향으로 단 이틀만에 5800만원(업비트 기준)에서 5000만원 초반대까지 가격이 급락했던 비트코인은 10일이 지난 30일이 돼서야 일정 부분 회복에 성공했다. 지난달 29일까지 4900만원 후반대와 5000만원 초반대에서 거래되던 비트코인은 30일 5300만원선까지 가격이 올랐으며 1일 5400만원도 돌파했다.

장기간 지속되던 하락 흐름을 멈춘 이는 게리 겐슬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이었다. 암호화폐 전문 매체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지난 29일(현지시간) 겐슬러 위원장은 미국 파이낸셜타임즈가 주최한 한 컨퍼런스에 참석해 비트코인 ETF의 승인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을 했다.

겐슬러 위원장은 “비트코인 ETF는 선물계약에 투자하는 것으로 비트코인 자체에 투자하는 것은 아니다”며 “SEC 담당 부서에서 해당 서류를 검토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비트코인 ETF의 출시는 암호화폐의 제도권 금융 진입을 상징하는 것으로 암호화폐 투자자들 사이에서 최대 호재로 평가받고 있다.

그동안 겐슬러 위원장은 비트코인 ETF 승인에 대해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유지해왔으나 점차 긍정적인 방향으로 방향을 선회하는 모양새다. 이에 일부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이르면 이달 내에 비트코인 ETF가 승인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섞인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연이은 미국발 호재에 이더리움 가격도 비트코인 따라 상승세···370만원대 회복

암호화폐 시장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도 암호화폐 시장 옹호 발언을 내놨다. 미국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머스크는 지난 28일 캘리포니아주에서 열린 한 컨퍼런스에 참석해 “미국 정부에게 암호화폐과 관련해서 아무것도 하지 말라고 말하고 싶다”며 “정부는 가상화폐 발전 속도를 늦출 수 있을지라도 파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연이은 미국발 호재는 비트코인 가격뿐만 아니라 다른 종목들에 대한 투자심리도 회복시키는데 성공했다. 지난 28일 340만원선까지 하락했던 이더리움 가격은 지난 1일 약 380만원까지 상승했으며 리플, 도지코인 등 대부분의 종목들도 전일 대비 2% 가량 오른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다.

다만 중국 정부의 규제 압박은 여전히 암호화폐 시장의 악재로 남아있다. 앞서 지난 24일 중국 인민은행 관련 기관과 함께 공동 성명을 내고 암호화폐가 화폐로서 시장에 유통되면 안 된다는 입장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이와 관련된 거래들을 불법으로 규정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인민은행은 “비트코인, 이더리움, 테더 등 가상화폐는 화폐로서 시장에 유통돼서는 안된다”며 “가상화폐 관련 모든 활동을 불법으로 규정한다”고 밝혔다. 또한 “앞으로 가상화폐를 거래하는 이들을 관련법에 따라 형사 처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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