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차·소형차, 시트 튜닝으로 공간 활용성 높여
레저용 차량은 개수대 및 샤워기 설치까지 가능
문제는 가격···“튜닝 비용 생각보다 너무 비싸다”

[시사저널e=유주엽 기자] 최근 차박열풍 속 자동차 내부를 캠핑용으로 개조하는 튜닝업체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지난달 31일부터 일산 킨텍스에서는 자동차 애프터마켓 전문 전시회 ‘오토살롱위크 2021’가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회는 국토교통부와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했으며 차량 튜닝업체를 비롯해 정비용품 등 자동차 관련업체들이 참석했다.

1일 찾은 전시회에서 관람객의 이목을 집중시킨 것은 캠핑카 튜닝 부스였다. 튜닝 업체들은 각각 특정 차종을 전문적으로 개조했다. 부스엔 기아 레이와 같은 경차부터 현대차 스타리아 같은 상용차까지 다양한 종류의 튜닝 캠핑카들이 전시됐다. 

관람객들은 특히 레저용차량(RV) 보다 범용성이 높은 경차 및 소형차 튜닝에 관심을 보였다. 최근 차박에 관심을 가진 30대 남성은 “이번 여름에 차박을 경험해 관심이 생겨서 왔는데 실제 이용하는 차량이 전시돼 더욱 재미있게 볼 수 있었다”고 전했다. 

기아 레이의 1열 시트가 180도 회전됐다. / 사진=유주엽 기자
기아 레이의 1열 시트가 180도 회전됐다. / 사진=유주엽 기자

레이 튜닝에는 크게 두 가지 방식이 있었다. 1열 시트가 90도 수직으로 접히는 제품으로 전면 교체하는 방법과, 기존의 시트를 유지하되 수평으로 180도 회전시켜 이용하는 것이다. 2열 시트는 공통적으로 제거됐는데, 1열과 이어지도록 매트를 설치해 취침할 수 있었다. 튜닝업체 관계자는 “평탄화 작업을 위해선 시트를 완전히 접거나 회전시켜야 하는데, 기존 시트를 유지하는 방식이 에어백이나 열선 시트 기능을 살릴 수 있어 보다 많이 이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쌍용차의 소형차 티볼리도 튜닝이 가능했다. 레이보다 넓은 실내공간을 보유한 티볼리는 1열 시트를 그대로 살렸다. 2열 시트는 완전히 드러내거나, 90도로 접히도록 개조했다. 차량 내부엔 TV, 냉장고, 접이식 테이블, 커텐 등이 설치 가능했다. 차량 안쪽 후면부엔 가전제품 전원 스위치와 콘센트 등이 적용된 전기시스템이 있었다. 

쌍용차 티볼리를 튜닝한 실내 공간. /사진=유주엽 기자
쌍용차 티볼리를 튜닝한 실내 공간. /사진=유주엽 기자

튜닝엔 크게 세 가지 옵션이 있었는데 기본 평탄화 작업만 진행할 시 260만원이 소요됐다. 평탄화 작업에 이어 내부 장비들 설치까지 선택하면 910만원, 루프용 텐트까지 설치하면 1700만원이 든다. 티볼리 튜닝업체 관계자는 “보통 910만원짜리 중간 옵션을 많이들 선택한다”고 전했다.

스타렉스나 스타리아 같은 레저용차량은 본격적인 캠핑카 튜닝이 가능했다. 스타렉스는 가전제품 설치는 물론 개수대와 샤워기 설치까지 가능했다. 실내 공간이 넓기 때문에 보다 쾌적한 휴식 공간을 제공했고, 전자제품도 큰 것을 이용할 수 있어 전문적인 캠핑을 준비하기에 적합했다. 다만 튜닝 비용이 경차나 소형차에 비해서 월등히 비쌌다. 스타렉스 튜닝 옵션 가격은 1700만원부터 2150만원까지로 설정됐다. 옵션을 추가할하면 최대 2500만원까지 비용이 발생했다. 

TV, 개수대, 전자레인지, 샤워기 등이 설치된 현대차 스타렉스 / 사진=유주엽 기자
샤워기, 전자레인지, 개수대, TV 등이 설치된 현대차 스타렉스. / 사진=유주엽 기자

관람객 대다수는 캠핑카 튜닝 비용에 부담을 느꼈다. 유치원생 자녀 둘과 전시회를 방문한 40대 남성은 “아직 차박을 경험해보진 않았지만 관심이 있어서 왔는데 생각보다 가격이 너무 비쌌다”며 “소형차 튜닝정도까지는 생각해볼 수 있겠지만 대형차 튜닝은 가격이 너무 부담된다”고 말했다.

캠핑 경험이 있는 30대 남성 둘은 각각 “최근 차박에 관심이 생겨 방문했는데 가격이 부담된다”며 “평탄화 작업만 하는 것은 몰라도 천장에 텐트를 설치하고 실내에 가전제품을 설치해서 다니고 싶지는 않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오토살롱위크엔 튜닝업체 외에도 에어컨 컴프레서, 블랙박스, 차량추돌방지 시스템 등 자동차 부품들이 전시됐다. 또한 전기차, 클래식카를 비롯해 오토바이 등 모빌리티와 관련된 다양한 전시부스가 마련됐다. 전시회는 이달 3일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오토살롱위크 2021 관람객이 텐트가 설치된 티볼리 차량을 관람하고 있다. / 사진=유주엽 기자
오토살롱위크 2021 관람객이 텐트가 설치된 티볼리 차량을 관람하고 있다. / 사진=유주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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