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 클라우드 ‘잡아라’…데이터센터 확충 집중

사진=네이버클라우드
네이버클라우드 데이터센터 ‘각 춘천’/사진=네이버클라우드

[시사저널e=이하은 기자] 삼성전자,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이 국내 개인용 클라우드 시장에서 철수하면서 이 시장에 네이버만 남았다. 구글 등 글로벌 기업이 강세인 시장에서 수익을 내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KT 등은 개인용 대신 공공 클라우드 사업으로 발길을 돌렸다. 네이버, NHN, KT, 대기업 계열 IT서비스 회사를 중심으로 한 공공 클라우드 시장 경쟁이 예상된다. 

30일 삼성전자는 개인용 클라우드 서비스인 삼성클라우드 서비스를 종료한다. 이후 기존 삼성클라우드에 저장됐던 모든 데이터는 삭제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7월 31일까지 삼성클라우드에서 MS 원드라이브로 데이터 이전을 지원했다. 

◇글로벌 기업에 밀려 개인용 클라우드 시장 철수

앞서 SK텔레콤은 클라우드베리 운영을 중단했다. 통신3사 클라우드 서비스도 종료 단계다. KT는 지난해 엠스토리지 서비스를 중단했다. LG유플러스도 지난 8월 LG전자 스마트폰 전용 개인 클라우드인 U+보관함 서비스를 중단했으며, 오는 12월 개인용 클라우드 서비스를 종료한다.

기업들이 개인용 클라우드 시장에서 발을 빼는 이유는 수익성 때문이다. 개인이 보유한 데이터량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서버 구축과 유지보수비용이 상당한데 비해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해 수지타산이 안 맞아서다. 개인정보 유출 위험과 보안 강화도 부담이다. 
 
글로벌 기업이 점유율을 독차지한 것도 원인이다. 데이터 분석 플랫폼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4월 국내 개인 클라우드 서비스 월간순이용자(MAU)는 구글드라이브(1224만1669명)가 압도적이다. 이어 ▲네이버 마이박스(498만2006명) ▲MS 원드라이브(305만6577명)가 뒤를 이었다. 반면, 최근 서비스를 종료한 클라우드베리는 72만명으로 격차가 상당하다. 

국내 기업들은 개인용 대신 공공 클라우드 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서비스 수요가 늘고 대용량 데이터가 필요한 인공지능 기술이 확산되면서 기업 기업 클라우드 시장도 커질 것이란 판단이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국내 클라우드 시장이 매년 14% 성장해 내년엔 3조7238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가 공공기관 IT 시스템을 클라우드로 전환한 것도 기업들이 눈을 돌린 이유다. 행정안전부는 지난 7월 행정·공공기관 시스템 1만여 개를 공공 및 민간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로 이전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를 위해 올해부터 5년간 8600억원 규모의 예산을 투입한다. 

공공 시장에서 국내 기업이 글로벌 기업보다 진입이 쉽다는 것도 이점이다. 공공 시장의 경우 한국인터넷진흥원(KISA)가 주관하는 보안인증(CSAP)을 받아야만 공공 클라우드 진출이 가능하다. 업계에선 국내 기업이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 올해 인증을 받은 12개 업체는 모두 국내 기업이었다. 

◇ 데이터센터 확충 등 공공 클라우드시장에서 각축전

공공 클라우드 사업을 선점한 기업은 KT와 네이버클라우드다. KT는 2016년 처음으로 공공 전용 클라우드 서비스인 ‘G-클라우드’를 출시하고 KISA의 CSAP를 받았다. 지난 6일 G-클라우드 기반의 재택근무 시스템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제주도가 지방자치단체 최초로 도입해 활용하고 있다. 최근 서울 구로구에 14번째 인터넷데이터센터(IDC)를 개소하기도 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정부와 공공기관 500여 곳에 클라우드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다. 최근 백신 예약 시스템을 지원한데 이어 초·중·고 학생 540만여 명을 대상으로 하는 원격교육 플랫폼 임차사업을 수주하며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 인공지능(AI)용 고성능 컴퓨터 임차사업도 따낸 것으로 전해졌다.

네이버클라우드는 데이터센터 구축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현재 세종시에 아시아 최대 규모 데이터센터인 ‘각 세종’을 짓고 있다. 이는 1호 데이터센터인 ‘각 춘천’의 약 6배 규모다. 네이버클라우드에 따르면 각 세종에 10만대 이상의 서버를 구축해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로봇 등 데이터 활용도를 크게 높일 계획이다.

NHN은 광주시와 2023년 운영을 목표로 광주 AI데이터센터를 짓고 있다. 광주 AI데이터센터의 운영이 시작되면 공공 클라우드 시장에서 NHN의 영향력이 커질 거라는 게 업계 시각이다. 국내 유일한 민관협력형 공공클라우드센터이기 때문이다. NHN는 공공 분야 실적을 단숨에 만회할 기회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 클라우드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개인용 클라우드 사업이 수익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기업뿐만 아니라 공공기관에도 디지털전환의 필요성을 느끼면서 기업 간 경쟁이 치열해 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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