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서버, 규제 때문에 블록체인 적용 어려워
아이템 거래소 오픈 예정…드레이코 수요 증가 예상

흑철을 채굴하는 게임 내 캐릭터들/ 사진= 위메이드 유튜브
흑철을 채굴하는 게임 내 캐릭터들/ 사진= 위메이드 유튜브

[시사저널e=이하은 기자] 위메이드 ‘미르4’가 글로벌 버전을 출시하자 국내 이용자들이 해외 서버로 몰렸다. 미르4는 지난해 11월 국내에서 먼저 출시됐다. 국내 서비스가 한참 전에 출시됐는데 국내 이용자들이 이를 두고도 해외 서버로 몰린 것은 이례적이란 평가다. 미르4는 블록체인 게임으로 암호화폐가 거래되지만 이 기능은 해외 서버에만 있다. 우리나라는 사행성을 이유로 블록체인 게임을 금지했기 때문이다. 

28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미르4 해외 버전이 출시된 지난달 이후 약 한달에 걸쳐 각종 게임 커뮤니티와 인터넷 포털 사이트 등에 미르4 글로벌 버전을 다운로드해 코인을 현금화하는 방법을 묻고 답하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글로벌 버전에는 블록체인 기술인 유틸리티 코인 드레이코(DRACO)와 NFT(Non-Fungible Token)가 적용됐다. 이용자들은 흑철 자원을 암호화폐를 통해 현금화할 수 있다. 그러나 국내는 아이템 환전을 금지하는 게임산업법에 따라 블록체인 기술이 빠졌다. 

이용자들은 가상사설망(VPN)으로 우회해 글로벌 버전으로 몰렸다. VPN을 다운받은 후 국가를 일본으로 설정해 미르4 글로벌 사이트에서 게임을 다운로드하는 식이다. 캐릭터가 레벨 40에 도달하면 게임 내 광물인 흑철을 채집해 유틸리티 코인인 드레이코로 교환할 수 있다. 10만개 흑철이 1개 드레이코에 해당된다. 위메이드는 여기에 경제 시스템을 반영해 이자 개념도 더했다. 누적 흑철 채굴량이 10억개에 도달하면 이자에 해당하는 더비를 추가로 지급한다.

드레이코를 현금화하려면 위믹스 월렛을 다운받아야 한다. 게임에서 흑철을 드레이코로 변환한 후 위믹스 월렛에 들어가 위믹스 크레딧으로 교환한다. 이를 위믹스와 교환해 빗썸 등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현금화할 수 있다. 게임에서 바로 위믹스를 지급하지 않고 위믹스 월렛에서 여러 단계를 거치는 이유는 보안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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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레이코는 위믹스로 교환 가능하다. /사진=위메이드

한 미르4 이용자는 “국내 버전과 글로벌 버전은 겉모습만 같고 전혀 다른 게임”이라며 “글로벌 버전은 획득 재화를 게임사가 아닌 유저의 자산으로 인정해 준다. 게임을 하면서 돈을 버는 것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게임업계는 게임과 실물경제 간의 연결고리를 강화한 ‘플레이 투 언(Play to Earn)’에 이용자가 몰리는 것으로 보고 있다. 돈을 ‘쓰는 것’이 아닌 ‘버는 것’이 가능해 지면서 미르4는 글로벌 시장에서 흥행했다. 

미르4는 출시 당시 11개 서버였지만, 현재 98개(아시아서버 47개, 유럽서버 11개 북미서버 27개 남미서버 12개 인도서버 1개)로 늘렸다. 위메이드에 따르면 미르4는 필리핀 앱스토어 매출 1위, 영국 9위, 브라질 5위 등을 기록했다. 원래 ‘미르IP’를 활용한 게임은 한국과 중국에서 인기를 끌었지만, 블록체인을 도입해 여러 국가에서도 흥행했다.

드레이코 수요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분석된다. 오는 11월 16일 위메이드는 NFT기반의 아이템 거래소인 X드레이코를 정식 개설한다. 현재 티징 사이트에서 드레이코와 NFT 캐릭터 거래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아이템 거래는 게임 내에서 X드레이코 엠블럼이 표시된 아이템을 봉인하면 자동으로 저장소로 전송된다. 거래소에 로그인해 아이템을 판매하거나 구매할 수 있다. 오는 11월 2일부터 정식 서비스되는 드레이코 스테이킹 프로그램(DSP)을 통해서도 희귀 아이템을 얻을 수 있다. 최고가를 제시하면 낙찰 받는 경매와 다르게 주어진 기간에 예치한 누적 액수로 아이템이 결정된다. 

이어 오는 12월 60 레벨, 전투력 10만 이상 달성한 캐릭터는 NFT화가 가능해진다. NFT화된 캐릭터는 거래소에서 거래할 수 있다. 구매한 NFT 캐릭터를 게임에서도 이용할 수 있다. 

위메이드 관계자는 “MMORPG에서 캐릭터는 유저의 활동과 노력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집합체이며 가장 큰 경제적 가치를 지닌다”며 “NFT화된 캐릭터는 단순히 소유하는 데 그치지 않고, 게임 내에서 실제 사용되는 등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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