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9월 거래량 올들어 최저치 전망
주택가격 상승 기대감과 세금 부담에 매물 잠겨
규제 완화 이슈로 재건축 아파트는 수요 살아나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서울 소재 아파트의 거래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강남권 주요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는 여전히 신고가 행진이 이어지고 있어 주목된다. 주택가격 상승 기대와 세금 부담에 따른 매물 잠김 현상 속에서 재건축 규제 완화 기대감이 겹친 결과로 풀이된다.  

26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달 서울의 아파트 거래량은 628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달 4011건의 6분의 1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 주택거래신고일은 계약 후 30일 이내여서 신고 기간이 남아 있지만 추세상 올해 가장 적은 거래량을 기록했던 4월(3666건)을 밑돌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의 아파트 거래량은 올 들어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1월 5798건을 시작으로 ▲2월 3874건 ▲3월 3789건 ▲4월 3667건 ▲5월 4897건 ▲6월 3945건 ▲7월 4698건을 기록했다.

이 같은 매물 잠김 현상은 공급과 수요가 일치 하지 않은 탓으로 해석된다. 수요자 입장에서는 집값이 고점에 이르렀다고 판단한 반면 공급자는 추가적인 상승 기대감에 매물을 내놓지 않는다는 것이다. 

여기에 세금 부담도 매물 품귀 현상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주택 소유자들은 양도소득세 부담을 지면서까지 집을 팔아야하는 상황이 아니라고 인식하고 있다. 집값 매수가와 상승가의 차액이 크지만 상당 부분 양도소득세로 내야해서 버티기에 들어간 것”이라며 “이 같은 모습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라고 밝혔다. 

다만 주요 재건축 추진 단지와 중저가 단지에는 매수세가 꾸준히 유입되면서 신고가 거래가 속속 이뤄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조사 통계에 따르면 서울에서 준공 20년 초과 아파트값은 올 들어 지난주까지 주간 누적 기준 5.90% 올랐다. 같은 기간 준공 5년 이하인 신축 아파트가 3.36% 오른 것과 비교하면 1.8배 가까이 높은 수준이다.

서울을 5개 권역으로 나눠서 보면 20년 초과 아파트값은 동남권(강남·서초·송파·강동구)이 7.00%로 가장 많이 올랐다. 동남권에는 압구정·대치·서초·반포·잠실동 등의 주요 재건축 단지가 몰려 있어 이들이 가격 상승을 주도한 것으로 평가된다. 동북권 6.24%, 서남권 4.97%, 서북권 4.57%, 도심권 3.49% 등도 오름세를 보였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말 재건축조합 설립 인가를 받은 서초구 반포동 신반포2차의 경우 전용면적 137.66㎡가 이달 11일 41억원(1층)에 신고가로 거래됐다. 이는 직전 최고가 거래인 4월 35억4000만원(4층)과 비교하면 5개월 만에 4억6000만원 오른 값이다.

이는 재건축 규제 완화 이슈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년 실거주자에게 재건축 입주권을 주겠다는 당초 방침이 바뀐 데다 서울시가 ‘주거사다리’ 복원을 위한 실행방안으로 재개발·재건축 규제완화를 꼽으면서 재건축 기대감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서울 모처 아파트 전경.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계 없음. / 사진=연합뉴스.
서울 모처 아파트 전경.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계 없음.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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