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인도 우회 결제 1·3개월 후 재인증
국내 이용자 차별 불만 지속될 전망

구글 유튜브 프리미엄 소개 / 사진 = 유튜브 캡처
구글 유튜브 프리미엄 소개 / 사진 = 유튜브 캡처

[시사저널e=김용수 기자] 유튜브가 국내 대비 유튜브 프리미엄 서비스를 저렴하게 이용하기 위한 이용자들의 ‘편법’ 우회 결제에 제동을 걸었다. 대표적인 편법 우회 결제인 ‘인도 가상사설망(VPN) 우회 결제’ 방식 관련 시스템을 바꾼 것이다. 이에 대안으로 ‘아르헨티나 우회 결제’가 성행한다.

14일 IT업계에 따르면 유튜브는 최근 인도 VPN 우회 방식을 통한 유튜브 프리미엄 가입을 사실상 막았다. 신규 가입자에 한해 1개월과 3개월 구독료 결제만 가능하게 시스템을 업데이트했다.

기존에는 한 차례만 결제하면 정기구독 신규 가입이 가능했다. 인도로 우회하는 경우도 한번만 경로를 설정하면 됐다. 그러나 시스템 업데이트 후 1개월 또는 3개월 이용권 결제 후 이용기한이 만료되면 또다시 우회해 결제해야 한다. 매번 우회해 결제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소비자 입장에서 번거로워진 셈이다.

유튜브 프리미엄은 광고 없이 동영상을 감상할 수 있도록 하는 유료 서비스다. 이 외에도 유튜브 뮤직 프리미엄 이용, 백그라운드 재생, 오프라인 재생을 위한 동영상 다운로드 등이 제공된다.

이같은 유튜브 프리미엄은 유튜브 콘텐츠에 붙은 광고를 보기 싫어하는 이용자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일부 이용자들은 구독료가 국가마다 다르다는 점을 이용해 한국보다 서비스 이용료가 저렴한 국가로 VPN을 우회해 해당 서비스를 결제하고 있다.

유튜브 프리미엄의 가격은 국내 기준 부가세 포함 월 1만450원(안드로이드 기준)이다. 하지만 VPN을 통해 IP 변경 및 '인도' 계정 접속 후 결제하면 월 129루피(한화 약 2000원)에 불과한 금액에 같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여기에 ‘가족 멤버십’까지 이용하면, 월 189루피(약 3000원)를 최대 6명(계정 소유자 1명 포함)이 나눠서 이용할 수 있다. 국내에서 1만450원에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인도에선 가족 1인당 약 500원에 유튜브 프리미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셈이다.

VPN 우회 결제 방식은 유튜브 유료 서비스 이용 약관에 위배되는 행위로, 적발 시 유튜브 계정이 정지된다. 그럼에도 저렴한 가격에 온라인 커뮤니티 중심으로 VPN 우회 결제 방식이 활발히 공유돼 왔다. 이번 결제 방식 변경은 유튜브가 인도 VPN 우회 결제 가능성을 낮추기 위해 기술적 조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인도 VPN 우회 방식으로 유튜브 프리미엄 서비스를 결제해온 이용자들 사이에선 대안으로 아르헨티나 등 다른 국가로 VPN 우회 결제하는 방식을 공유하고 있다.

실제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인도 우회 방법이 안 돼 실망하신 분들은 아르헨티나로 우회하시면 됩니다” “인도 우회가 막혔으니 유튜브 프리미엄 가입 고려하셨다면 아르헨티나로라도 가입해두세요” 등 또 다른 국가로 우회 방법을 공유하는 글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아르헨티나 계정을 이용하면 인도 우회 방식보다 저렴한 월 119페소(약 1400원)에 유튜브 프리미엄을 이용할 수 있다. 여기에 가족 멤버십을 이용하면 1인당 서비스 이용료는 월 200원대로 낮아진다.

한편 국내 이용자들 사이에선 고가 요금 체계 및 가족 멤버십 미운영 등은 국내 이용자에 대한 차별이라는 불만이 큰 상황이다.

자료 =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의원
유튜브 프리미엄 주요국가별 월정액 및 가족멤버십 정책 출시 현황 / 자료 =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이와 관련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유튜브 프리미엄이 한국에서 다른 국가와 차별적으로 요금정책을 운영하고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변 의원은 “유튜브 프리미엄이 다른 나라와 차별적인 요금정책을 운영하고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며 “그런데도 유튜브는 인구가 한국의 10분의 1 수준인 나라들과 비교하며 가족멤버십을 출시하지 않는 것과 관련해 성의 없는 답변을 보내는 등 국내 이용자들을 기만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시 유튜브는 “국가별로 시장 환경이 다르고 제품 출시에는 다양한 요인들이 고려되기 때문에 한국에 출시되지 않는 이유를 짚어 말하기는 어렵다”고 밝혔을 뿐 여전히 가족 멤버십 출시는 미루고 있다.

이밖에 유튜브는 지난달부터 벨기에, 덴마크, 핀란드 등 유럽 7개 국가에서 ‘유튜브 프리미엄 라이트’ 요금제 시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유튜브 프리미엄 라이트는 유튜브 프리미엄 대비 가격을 약 40% 낮춘 대신, 광고 없이 동영상을 이용할 수 있는 기능만 제공한다.

그러나 유튜브 프리미엄 라이트의 국내 출시 계획이 없는 탓에 국내 이용자들의 불만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유튜브를 운영하는 구글 관계자는 “유튜브는 최상의 사용자 경험을 위해 국가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사용자들은 유튜브 프리미엄 시스템과 기기 요구사항, 지역 제한과 관련된 서비스 약관을 준수해야 한다”며 “가족 멤버십 요금제 및 유튜브 프리미엄 라이트 출시 계획과 관련해 현재로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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