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시장 규모 지난해보다 2배 증가한 29조원
클라우드 기반 유료서비스 가입은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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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e=이하은 기자] 코로나19로 재택근무가 보편화되면서 국내 업무용 협업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토스랩과 네이버가 앞선 가운데 카카오, NHN 등 IT 기업들도 협업툴 시장에 가세했다. 아직 주도권을 잡은 서비스가 없는 상황에서 선점 경쟁이 치열하다.

협업툴 시장은 업무용 메신저업체 슬랙(Slack)이 지난 2013년 정식 출시돼 전 세계적인 성공을 거둔 이후 네이버 ‘네이버웍스’, 토스랩 ‘잔디’, 마드라스체크 ‘플로우’ 등이 국내 시장 개척에 나섰다. 국내 시장은 크게 주목받지 못했지만 최근 코로나19로 비대면 바람을 타고 부상했다. 지난해 카카오도 ‘카카오워크’를 선보였다. NHN두레이는 지난 1일 독립 법인으로 출범하고 협업툴에 집중한다. 

27일 IT업계에 따르면 협업툴 시장 규모는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협업툴 시장규모는 2019년 124억달러(14조원)에서 2020년 256억달러(29조원)으로 100% 성장했다.

◇가파르게 성장하는 협업툴 시장…토스랩·네이버 앞서

협업툴이란 팀 커뮤니케이션을 돕는 소프트웨어로 메신저, 화상채팅, 메일, 프로젝트를 한 번에 관리할 수 있다. 협업툴 업계는 코로나19 이후에도 시장이 꾸준히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한다.

토스랩이 발행한 ‘재택근무 리포트 2021’에 따르면 직장인 1780명 중 51%는 코로나19 종료 후에도 비대면 근무가 지속될 것으로 봤다. 92%는 비대면과 출근을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업무 방식이 적절할 것이라고 답했다. 비대면 근무 시 가장 필요한 업무 도구로 협업툴이 꼽혔다. 일과 사생활을 분리할 수 있고 불필요한 소통 시간을 줄여 업무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단 이유다.  

국내 협업툴 시장 1위는 토스랩 잔디다. 토스랩은 지난달 잔디에 가입한 팀이 30만개를 돌파했다고 밝혔다. 잔디는 카카오톡이나 라인과 같은 메신저와 유사한 화면으로 구성됐고 해외 서비스에 없는 한글 미리보기와 조직도 기능을 추가했다. 자체 화상회의는 물론 줌과도 연동된다.

토스랩 관계자는 “조직 전반의 디지털 전환을 시작하는 중대형 제조 기업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며 “협업이 IT, 유통, 커머스를 넘어 제조 영역까지 빠르게 파고들고 있는 현상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네이버웍스는 세계적으로 20만개 기업이 이용한다. 특히 일본에서 유료 업무용 메시지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네이버웍스는 라인과 유사한 화면 구성과 연동으로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특히 네이버의 외부 서비스와 연계가 가능하도록 한 점이 특징이다. 구성원 근태 및 회계관리 기능을 제공하는 ‘워크플레이스’와 전자결재, 설문 등 ‘스마트 러너’와 결합해 시너지를 높였다.

네이버웍스를 도입한 대웅제약 생산센터 관계자는 “예전에는 문서를 인쇄하고, 결재권자와 약속을 잡고 승인을 받기까지 평균 1시간 정도 걸렸다면, 지금은 스마트러너를 통해 5분 내 처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도 참천…국내 협업툴 경쟁 치열

지난해 9월 ‘카카오워크’를 출시한 카카오는 후발주자지만, 1위 메신저 카카오톡을 이용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카카오워크는 모든 채팅방에 도입한 AI 어시스턴트 ‘캐스퍼’를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개인비서처럼 뉴스, 날씨, 회의시간 조율, 회사정보 검색 등을 지원한다. 카카오워크는 현재 클라우드서비스보안인증(CSAP)을 진행하고 있으며, 인증이 완료되면 공공기관에서 카카오워크를 사용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NHN은 지난 1일 NHN두레이를 독립 법인으로 출범해 점유율 확대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NHN두레이의 핵심은 ‘하나로 통합’이다. 프로젝트, 메일, 드라이브, 메신저 등 모든 기능을 하나로 모아 올인원으로 구성했다. 동시에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주관하는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 부문 클라우드 보안 인증, 국제 표준 클라우드 보안 인증 ‘CSA STAR’ 최고 등급을 받았다.

NHN두레이는 보안 기능을 앞세워 공공시장 협업툴 1위를 차지했다. 서울대, 카이스트, 한국전자통신연구원,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등 기관에도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한다. 연내 기업 기능을 강화해 두레이 2.0을 출시할 예정이다.

마드라스체크의 플로우는 가입팀 15만개를 달성했다. 경쟁사가 다른 서비스를 협업툴과 연동하는 것과 달리 플로우는 국내 최초로 프로젝트, 업무관리, 메신져, 화상회의를 한 곳에 담았다는 설명이다. 마드라스체크에 따르면 올해 중견·대기업 도입이 폭발적으로 늘면서 매출이 전년보다 420% 이상 성장할 전망이다. 

◇무료회원 많아 수익화 과제…보안성 중요

국내 협업툴의 과제는 유료 회원을 확보하는 것이다. 플로우는 지난 21일 유료가입 기업이 2500곳이라고 밝혔다. 단위가 달라 비교는 어렵지만, 가입팀이 15만개인 것을 감안하면 상당수가 무료버전을 이용한다. 국내 협업툴은 메신저 기능을 제공하는 무료버전과 클라우드 저장공간을 제공하는 유료버전 2~3개를 서비스한다. 유료버전은 1인당 월 7000원에서 15900원까지 다양하다. 

업계 관계자는 “고객사 입장에선 사내 서버가 아닌 클라우드에 데이터를 저장하는 것에 불안감을 갖고 있어 수익화가 쉽지 않다”며 “이런 이유로 최고 수준의 보안 인증을 획득하고 홍보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스마트워크가 대세로 떠오르면서 협업툴에 대한 요구와 만족도가 상당히 높기 때문에 업무용 메신저를 넘어선 유료버전을 이용하려는 수요는 점차 증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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