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건설사 1순위 청약마감률 87%·그 외 분양단지 66%로 마감률 차이 뚜렷
브랜드 이미지·철저한 AS 서비스 등의 이유로 하이엔드 브랜드 선호도 굳건해진 영향


동문건설, 한양건설, 대방건설 등 중견건설사들이 잇따라 하이엔드 브랜드를 론칭하며 영역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동문건설, 한양건설, 대방건설 등 중견건설사들이 잇따라 하이엔드 브랜드를 론칭하며 영역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노경은 기자] 중견건설사들이 대형건설사 중심의 주택시장에서 존재감을 부각시키기 위해 뒤늦게 하이엔드 브랜드 론칭에 가세하고 있다. 시장 일각에서는 프리미엄 브랜드 적용여부를 두고 시행주체와 갈등을 빚으며 시공계약 해지 등이 잇따르고 있어 그 적용가치에 대한 회의론이 나오는 상황이다. 때문에 신규 브랜드 론칭이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존재감 부각과 함께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수주에 힘이 실리는 계기가 될 지 업계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시공능력평가 87위인 동문건설은 이달 초 새롭게 프리미엄 아파트 브랜드 동문 디이스트를 론칭했다. 새 브랜드를 내놓는 것은 굿모닝힐 이후 약 20여 년 만이다. 회사 측은 내달 파주 문산에서 분양할 예정인 아파트에 디이스트 브랜드를 첫 적용할 예정이다. 수도권이면서 서울~문산고속도로 개통으로 서울접근성이 크게 개선돼 프리미엄 브랜드를 적용하기 적합한 사업장이라는 판단에서다. 이처럼 일부 수도권 프리미엄 사업장에 디이스트를 사용하지만 기존 브랜드인 굿모닝힐과 맘시티도 인지도를 고려해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실제 같은 시기 분양예정인 평택 지제역 사업장과 울산 성남동, 충북 음성 성본사업단지 등에는 굿모닝힐과 맘시티가 적용된다.

한양건설도 이달 초 프리미엄 주거 브랜드 더챔버 론칭을 알렸다. 챔버(chamber)는 아치형 천장이 있는 궁전 같은 곳의 방을 의미하며, 단순히 건물 안의 방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품격과 예우를 갖춘 특별한 공간을 뜻한다. 회사 측은 최신 주거 트렌드와 프리미엄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하이엔드 주거 브랜드로 이미지를 구현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한양건설은 다음 달 온라인 상에서 공간을 누려볼 수 있는 버추얼 갤러리인 더챔버 갤러리를 오픈한다.

올해 시공능력평가 발표에서 12계단이나 껑충 뛰어 10위권에 무난히 안착한 대방건설도 내년 하반기 인천 검단신도시 등지에서 입주를 앞두고 있는 사업장에 프리미엄 브랜드인 디에트르를 적용하는 등 프리미엄 브랜드를 키우고 있다. 대방건설은 그동안 도급사업과 분양사업 등을 가리지 않고 모든 주택사업 중심으로 사업 보폭을 넓혀왔다. 앞으로도 디에트르 적용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수주를 대폭 늘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처럼 브랜드 가치가 곧 집값 상승이란 인식이 고착화 됨에 따라 건설사들은 브랜드 가치 키우기에 더욱 힘을 쏟는 모습이다. 실제 부동산 전문 리서치회사 닥터아파트가 회원 221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동일한 입지에서 아파트 구입 시 최우선적으로 고려하는 요인 중 단지규모(24.2%), 가격(18.72%), 시공능력(8.22%) 등을 제치고 1위(40.64%)로 브랜드가 꼽혔다. 이러한 까닭에 올 들어서부터 이달 초까지 전국에서 분양한 약 251개 분양단지 중 10대건설사 분양단지는 1순위 청약 마감률이 87%로 나타났고, 그 외 건설사 분양단지는 66%로 집계돼 확연한 선호도 차이를 보였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브랜드 이미지, 철저한 AS 서비스 등의 이유로 소비자들의 하이엔드 브랜드 선호도가 굳어진 상황이어서 갈수록 입지가 좁아지는 중견건설사도 신규브랜드 론칭이 필요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부작용 우려도 있다. 당초 건설사들은 하이엔드 브랜드를 입지와 환경, 마감재, 특화설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일부 제한된 사업장에만 적용한다던 계획이었지만 서울 강북은 물론, 수도권, 지방 대도시 광역시 등지까지 적용범위가 확산하고 있다. 프리미엄 브랜드 적용을 전제로 시공사가 고가의 자재를 사용하면서 공사원가 상승으로 분양가가 높아져 가격에 대한 불만이 나오거나, 차별화를 명확히 하지않는 이상 이미지 유지도 쉽지 않다는 것이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건설사로썬 분양열기가 뜨거울 경우 프리미엄 브랜드로 인한 분양가 상승효과가 있지만, 기존 브랜드와 차별성이 부족할 경우 이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도 발생할 수 있는 등 감당해야 할 리스크가 클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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