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 업계, 점검기록부 기재 오류·차량 점검 미흡 등
수입차 인증 중고차 시장은 체계적인 차량 검증으로 성장
완성차 업체의 중고차 시장 진입 요구 여론 높아져

 

서울 동대문구 장한평 중고차 시장 / 사진=연합뉴스
서울 동대문구 장한평 중고차 시장. /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유주엽 기자] 중고차 업계의 차량 점검 문제가 불거지며 중고차 품질 논란이 재차 일고 있다. 중고차 품질 문제는 허위매물 사기 등으로 이전부터 지적돼왔다. 소비자들은 수입차 브랜드가 개입해 중고차 품질을 보장하는 수입 인증 중고차 시장과 마찬가지로 국산 중고차도 적절한 품질 보장이 이뤄지길 바라고 있다. 이에 따라 완성차 업체의 중고차 시장 진입 여부와 시기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3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중고차 업계의 성능·상태점검기록에 오류가 있었다. 판금·도색·리콜 정보 등의 기재가 잘못된 것이다.

중고차 20대 중 13대는 외판 부위 판금·도색 작업 이력이 점검기록부에 기재돼 있지 않았고, 조향장치가 장착된 차량 15대 중 13대는 조향장치와 무관한 부품의 점검결과가 ‘양호’로 표기돼 있었다.

리콜대상 중고차량 점검 또한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콜대상 중고 차량 7대 중 1대는 리콜 대상이었지만, 리콜 대상이 아닌 것으로 기입됐다.

중고차 업계의 품질 논란은 이전부터 논란거리다. 허위매물을 미끼로 소비자들을 유인해 검증되지 않은 차량을 비싼 값에 판매하는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 5월에는 허위매물 사기에 당한 60대 남성이 삶을 비관해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도 했다.

반면, 수입차 브랜드의 인증 중고차 시장은 체계적인 차량 검증을 통해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으며 성장 중이다. 이유는 중고차 품질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공식 수입된 차량 가운데 6년 또는 15만km 이내 무사고 차량만을 대상으로 198가지 항목으로 재차 검증, 품질 및 안전성을 보장된 중고차만을 판매한다. BMW 코리아는 출고된 지 5년 또는 10만km 이하 차량을 대상으로 72개 항목의 검증을 거쳐 중고차를 판매한다.

지난 4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벤츠, BMW, 아우디, 폴크스바겐 등 업계 1~4위 브랜드의 인증 중고차 판매량은 2017년 1만4992대에서 지난해 2만5680대로 70% 이상 증가했다.

이에 따라 수입 인증 중고차 시장처럼 국내 중고차 시장에도 완성차 기업이 개입해 중고차 품질이 보장되길 바라는 목소리가 높다. 지난 4월엔 중고차 시장 전면 개방을 위한 온라인 서명운동에 10만명이 넘게 서명했다.

다만 중고차 업계는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입이 독점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자본력에서 앞서는 국내 완성차 업체가 시장에 진입할 경우 중고차 매물을 싹쓸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시장 독점으로 이어져 중고차 가격을 상승시킬 수 있어 궁극적으로 소비자들의 피해를 초래한다고 주장한다.

정치권에서는 대기업과 중고차 업계의 상생안을 논의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는 대기업의 제한적인 중고차 시장 진입 계획을 검토 중이다. 더불어민주당 김경만 의원은 “대기업의 중고차 거래량 비율을 10% 정도로 조정하는 방안을 마련 중이다. 8월 말까지 발표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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