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불구 6개 카드사 車금융 자산 16.29%↑···약 9조원 육박
신한·KB국민카드, 딜러사 MOU·플랫폼 제휴 등으로 중고차 시장 경쟁력 강화

자료=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그래프=김은실 디자이너
자료=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그래프=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이기욱 기자]최근 수년간 카드업계 신규 먹거리로 주목받아온 자동차금융 시장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에 따른 수익성 악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동차 할부 금융 영업을 대폭 확대했던 각 카드사들은 최근 중고차 시장으로 그 영역을 확장했다. 자동차금융 선두 경쟁을 펼치고 있는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는 딜러사와의 MOU, 직거래 안전 결제 서비스 개발 등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고 있으며 후발 주자로 꼽히는 우리카드, 하나카드 등도 중고차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카드사들의 자동차금융 영업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8조6638억원이었던 국내 6개 카드사(신한·KB국민·삼성·우리·롯데·하나카드)의 총 자동차할부금융 자산은 올해 3월 8조9543억원으로 3.35% 증가했다. 지난해 3월(7조6997억원)과 비교하면 1년만에 무려 16.29%나 증가했다. 내실경영 차원에서 저효율 마케팅을 줄이고 있는 삼성카드를 제외한 모든 카드사가 자동차금융 영업을 확대했으며 하나카드는 올해 들어 처음으로 자동차금융 시장에 진출하기도 했다.

자동차금융 시장이 카드사들의 주요 격전지가 된 가장 큰 이유는 안정성 때문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올해 예정된 가맹점 카드수수료 재산정 작업에 난항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자동차금융은 카드사들에게 안정적으로 수익을 가져다 줄 수 있는 사업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자동차금융의 경우 거래 금액 자체가 크기 때문에 핀테크 기업 진출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분야기도 하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자동차금융이 비용 대비 수익성이 높거나, 장기적으로 수익이 보장되는 사업은 아니다”며 “캐피탈사가 기존에 진출해있는 시장이기 때문에 경쟁도 치열한 편”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다만 자동차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있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연령별, 자산별로 차이가 있겠지만 국내 소비자들의 평균 자동차 구입 주기는 4~5년 정도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지난해와 올해처럼 경기가 불안정할 때 더욱 중요해진다”며 “마이데이터 등 미래 산업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전까지 수익을 유지해주는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자동차금융은 신차를 넘어 중고차 시장에까지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수요가 제한된 신차 시장에서 모든 카드사들이 영업 확대에 나서자 상대적으로 경쟁이 치열하지 않은 중고차 거래가 주목받는다.

대표적으로 자동차금융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신한카드는 최근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의 공식 딜러사 ‘더클래스 효성’과 중고차금융 활성화를 위한 제휴를 체결했다. 신한카드는 향후 중고차 시장에서 ‘메르세데스-벤츠 인증’ 맞춤형 상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충남권 최대 중고차 매매단지 ‘오토메카 in 천안’과 할부금융 제공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신한카드를 맹추격하고 있는 2위 국민카드는 계열사 플랫폼을 활용해 중고차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국민카드는 지난 5월 개인간 중고차거래에 신용카드를 활용할 수 있는 ‘KB국민카드 중고차 안전결제 서비스’를 선보였다.

해당 서비스는 개인간 중고차 직거래 시 개인 판매자에게 신용카드 가맹점의 지위를 일회성으로 부여해 신용카드 결제와 카드 연계 할부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 지난해 2월 금융위원회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된 후 1년여 개발과 준비 과정을 거쳐 출시됐으며 현재는 KB캐피탈의 자동차 종합 디지털 플랫폼 ‘KB차차차’와 협업을 통해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다. 향후 직차와 헬로마켓 등 다양한 중고차 관련 플랫폼으로 제휴 채널을 계속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자동차금융 부문 후발주자로 꼽히는 우리카드와 하나카드도 내년을 목표로 중고차시장 진출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우리카드의 경우 자동차금융 전담 영업점을 1년만에 8곳에서 20곳으로 대폭 늘려 놓은 상태로 중고차 금융 시장에서도 오프라인 채널을 적극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다른 카드사 관계자는 “아직까지 중고차 업계와의 갈등이 지속되고 있지만 현대차 등 완성차 업계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이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중고차금융의 최대 단점으로 평가받는 안정성도 신차 시장과 비슷한 수준으로 향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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